네이버가 인도네시아 최대 종합 미디어 기업 엘랑마코타테크놀로지(엠텍)에 투자했다. 동남아시아 직접 투자는 이번이 아홉 번째다.

네이버가 정보기술(IT)산업 성장세가 뛰어난 동남아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 인도네시아 최대 미디어社에 베팅
네이버는 엠텍 지분 1678억원어치를 사들였다고 7일 발표했다. 엠텍은 현지 시가총액(100억달러) 기준 인도네시아 9위 기업이다. 1983년 설립돼 인도네시아 대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Vidio’를 비롯해 전국 1·2위 공중파 채널과 지역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사업, 간편결제, 커머스, 클라우드 등 다방면에서 IT 사업을 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엠텍과 손잡고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장기적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인도네시아·태국에서 웹툰 플랫폼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라인웹툰’과 동남아 지역 8100만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메신저 서비스 ‘라인’ 등을 통해 동남아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웹툰 지식재산권(IP) 기반 콘텐츠를 엠텍의 플랫폼을 통해 방영하거나, 라인을 엠텍 플랫폼과 연계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이정안 네이버 책임리더는 “엠텍과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확장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을 동남아 파트너와 함께 꾸려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그동안 동남아 투자를 활발히 해왔다. 동남아에서 8개 기업에 직접 투자했고, 현지 기업 발굴을 위해 5개 펀드에 출자했다. 동남아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캐러셀, 인도네시아 e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부칼라팍, 동남아 대표 승차공유 서비스 그랩, 쇼핑 검색 및 가격 비교 서비스 아이프라이스, 온라인 신선식품 커머스 플랫폼 해피프레시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가 동남아에 집중하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필리핀 등 동남아 주요 6개 국가 인구는 약 6억 명에 달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1000억달러 규모이던 올해 동남아 시장의 디지털경제는 2025년까지 3000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동남아는 디지털 경제가 이미 성숙 단계에 들어선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시장보다 더 많은 기회가 있다”며 “향후 더 많은 투자와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