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낡은 규제 철폐에 과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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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코로나 이후 향해 질주
한국은 규제로 기업 발목 잡기
창의·혁신 발현 위한 환경 조성을"
이동근 < 경총 상근부회장 >
한국은 규제로 기업 발목 잡기
창의·혁신 발현 위한 환경 조성을"
이동근 < 경총 상근부회장 >
‘붉은 여왕 효과(Red Queen Effect)’라는 것이 있다.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붉은 여왕은 체스판 위에서 아무리 달려도 같은 자리에 있는 앨리스에게 “같은 곳에 있으려면 쉬지 않고 달려야 하고, 다른 곳으로 가고 싶으면 2배는 빨리 달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적자생존을 설명할 때 주로 인용되는 내용으로, 이를 기업에 비춰보면 세상이 바뀌는 것보다 기업이 더 빨리 변해야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산업 환경은 이전과 다를 것이 자명하다. 경제·사회 전반에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친환경 및 탈세계화 추세도 강화될 것이다. 이런 복합적인 변화를 선점하고 기회로 만드는 것은 기업의 몫인데, 지금 우리는 기업이 2배로 빨리 달리도록 도와주지 못하고, 규제의 족쇄가 달리는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국내 한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신고서에는 한국 기업에 투자할 경우 기업 경영진이 직·간접적 감독 책임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특수한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같은 규제가 미래 위험이 될 것이라고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는 노동, 기업경영, 안전 등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산업 현장 곳곳에 산재해 있다. 산업이나 업무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 근로시간 규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업무시간과 장소가 다양해지고 산업구조가 급변하는 시장 환경을 기업이 따라가기 어렵게 하고 있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 대기업집단 규제라고 해서 온갖 규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기업을 옥죈다.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쇼핑 트렌드가 급격하게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는데도 대형마트의 영업일과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온라인 배송까지 규제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이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상법의 ‘3%룰’을 더 강화해 우리 기업을 투기세력의 공격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다. 이에 더해 기업에서 안전사고가 나면 대표이사까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제정됐다.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 보호를 명분으로 규제를 신설하고자 하지만 이 역시 새로운 서비스업 혁신을 가로막을 우려가 있다.
국제기구의 평가에서도 우리나라는 규제 강도가 높은 국가에 속한다. 시장 규제현황 평가 조사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품시장규제지수’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시장규제 정도는 1.71점으로 OECD 평균(1.40점)을 상회해 36개국 중 네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참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가 됐다.
기업은 생물과 같다. 두루미 같은 철새들이 서식지 환경이 망가지면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가듯이 기업도 그렇다. 경영환경이 나빠지면 밖에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 해마다 우리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가 해외시장 개척만을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새로운 산업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글로벌 시장의 판세도 급격하게 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변화에 뒤처지면 국가 경제의 생존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이 창의와 혁신을 바탕으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와 정치권은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에는 신중하고, 가시같이 박혀 있는 낡은 규제를 없애는 것에 과감해야 한다. 만약 정말 새로운 규제가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지난 미 트럼프 정부의 ‘2-for-1 룰’(규제 1개 신설 시 기존 규제 2개 폐지) 같은 규제관리시스템 도입도 검토해 볼 가치가 있다. 하루가 늦으면 또 하나의 기업이 밖으로 나가고 그만큼 국내 고용과 투자가 줄어든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산업 환경은 이전과 다를 것이 자명하다. 경제·사회 전반에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친환경 및 탈세계화 추세도 강화될 것이다. 이런 복합적인 변화를 선점하고 기회로 만드는 것은 기업의 몫인데, 지금 우리는 기업이 2배로 빨리 달리도록 도와주지 못하고, 규제의 족쇄가 달리는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국내 한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신고서에는 한국 기업에 투자할 경우 기업 경영진이 직·간접적 감독 책임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특수한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같은 규제가 미래 위험이 될 것이라고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는 노동, 기업경영, 안전 등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산업 현장 곳곳에 산재해 있다. 산업이나 업무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 근로시간 규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업무시간과 장소가 다양해지고 산업구조가 급변하는 시장 환경을 기업이 따라가기 어렵게 하고 있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 대기업집단 규제라고 해서 온갖 규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기업을 옥죈다.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쇼핑 트렌드가 급격하게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는데도 대형마트의 영업일과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온라인 배송까지 규제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이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상법의 ‘3%룰’을 더 강화해 우리 기업을 투기세력의 공격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다. 이에 더해 기업에서 안전사고가 나면 대표이사까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제정됐다.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 보호를 명분으로 규제를 신설하고자 하지만 이 역시 새로운 서비스업 혁신을 가로막을 우려가 있다.
국제기구의 평가에서도 우리나라는 규제 강도가 높은 국가에 속한다. 시장 규제현황 평가 조사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품시장규제지수’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시장규제 정도는 1.71점으로 OECD 평균(1.40점)을 상회해 36개국 중 네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참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가 됐다.
기업은 생물과 같다. 두루미 같은 철새들이 서식지 환경이 망가지면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가듯이 기업도 그렇다. 경영환경이 나빠지면 밖에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 해마다 우리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가 해외시장 개척만을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새로운 산업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글로벌 시장의 판세도 급격하게 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변화에 뒤처지면 국가 경제의 생존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이 창의와 혁신을 바탕으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와 정치권은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에는 신중하고, 가시같이 박혀 있는 낡은 규제를 없애는 것에 과감해야 한다. 만약 정말 새로운 규제가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지난 미 트럼프 정부의 ‘2-for-1 룰’(규제 1개 신설 시 기존 규제 2개 폐지) 같은 규제관리시스템 도입도 검토해 볼 가치가 있다. 하루가 늦으면 또 하나의 기업이 밖으로 나가고 그만큼 국내 고용과 투자가 줄어든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