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완승을 거두면서 정치권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패배에 따른 당내 책임 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 압승한 국민의힘도 내부에 유력한 대권 후보가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당내 혁신과 쇄신이 화두로 떠오르게 됐다. 이번 선거 결과로 심각한 민심 이반과 중도층 이탈을 확인한 만큼 여론을 수습하기 위한 부동산 정책 기조 등의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은 출구 조사 결과 발표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하며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의총에서는 지도부 체제 구성 및 당의 혁신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당헌·당규까지 개정하면서 공천을 강행하고도 패배한 것에 대해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지도부 총사퇴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21대 총선을 이끌었던 이해찬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그동안 잠잠했던 ‘친문(친문재인)’과 ‘비문(비문재인)’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야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제3지대를 모두 흡수하는 범(汎)야권 대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중도층 표심을 확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내부에서 대권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잠룡으로 거론되는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의 지지율은 각각 5%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통합 논의에 속도를 내는 한편 정계 진출을 저울질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도 ‘러브콜’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신속하게 새 지도부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21대 총선 패배 이후 이어졌던 비대위 체제를 끝내고 새로운 당대표 등 지도부 선출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민의힘 대표 후보로는 권영세, 윤영석, 정진석, 조경태, 주호영, 홍문표 의원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