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이자 과학 저술가인 리처드 도킨스의 새 에세이집 '리처드 도킨스의 영혼이 숨 쉬는 과학'이 출간됐다.
2003년 '악마의 사도'에 이어 두 번째로 나온 이 에세이집에는 진화론에서부터 과학자의 가치관, 종교, 미래 예측, 개인적 삶에 이르기까지 1990년대부터 30여 년 동안 집필한 작품 41편이 실려 있다.
도킨스는 "이성이 중심을 잡도록 해야 한다"며 "본능적 감정은 설령 외국인 혐오, 여성 혐오, 그밖의 맹목적 선입관이 도사리는 어두운 흙탕물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투표소에 들어오면 안 된다"고 역설한다.
이와 함께 다수의 실증 근거를 제시하면서 나쁜 과학과 종교 교육,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을 비판한다.
그렇다고 그의 과학이 인정사정 없기만 한 건 아니다.
제목에 들어간 단어 '영혼'이 말해주듯이, 과학에도 유령 같은 영혼은 없지만 '현실을 한 단계 넘어서는 무엇', '경이롭고 아름다운 것', '감정적인 성질'을 표현하는 의미의 영혼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과학은 종교를 비롯한 그 어떤 미신적인 것보다 깊은 영혼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650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이 에세이 선집은 '과학의 가치관(들)', '무자비의 극치', '가정법 미래', '정신 지배, 화근 그리고 혼란', '현실 세계에 살다', '자연의 신성한 진실', '살아 있는 용을 비웃다', '인간은 섬이 아니다' 등 8부로 구성돼 있다.
올해로 팔순을 맞은 도킨스는 1976년 첫 책 '이기적 유전자'를 시작으로 '만들어진 신'(2006년) 등의 명저를 저술하며 과학계와 종교계에 뜨거운 논쟁을 일으켜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