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의 최대주주인 프로수스가 텐센트 지분 일부를 매각해 최대 147억달러 상당의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로수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텐센트 지분 약 1억9200만 주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분 매각 이후 프로수스의 텐센트 지분은 기존 30.9%에서 28.9%로 줄어들지만 최대주주 자리는 계속 유지하게 된다.

프로수스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IT 기업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미디어·인터넷 기업인 나스퍼스의 자회사다. 나스퍼스는 2001년 당시 비상장주였던 텐센트 주식 3200만달러어치를 사들였고, 이후 텐센트는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을 중심으로 시가총액 7759억달러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나스퍼스가 초기에 사들인 주식의 가치는 지난 20년간 7400배 이상 상승해 2390억달러가 됐다.

텐센트 지분은 현재 프로수스가 관리하고 있다. 프로수스는 텐센트 주식의 매각가를 575~595홍콩달러로 잡았다. 전날 종가(629.50홍콩달러)보다 5.5~8.7% 낮은 금액이다. 아직 공모 절차를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텐센트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프로수스는 이번 매각으로 현재 46억달러가량인 현금 보유액이 4배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앞으로 최소 3년간은 텐센트 지분을 추가로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프로수스가 이번에 마련한 자금으로 전자상거래 관련 업체를 인수하거나 두 차례에 걸쳐 실패한 대형 인수합병(M&A)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텐센트 주가는 지난 1년간 60% 이상 상승했다. 올 1월에는 사상 최고가(766.50홍콩달러)를 찍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디오 게임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텐센트는 또 미국 메신저 서비스 회사 스냅, 중국 인터넷 쇼핑몰 핀둬둬 등에 투자해 대박을 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의 대형 인터넷 플랫폼 규제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