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전기자동차와 우주탐사에 이어 유전자 공학에도 한 획을 그을까. 머스크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공동 설립자가 유전자 공학 기술을 활용해 공룡을 되살려낸 영화 '쥐라기 공원'의 현실화가 가능하다고 밝혀 화제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뉴럴링크 공동 설립자인 맥스 호닥은 지난 4일 본인의 트위터에 "우리가 원한다면 아마도 쥐라기 공원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닥은 이어 "유전학적으로 진짜 (멸종한) 공룡은 아닐 것"이라면서 "아마도 (유전자) 공학과 번식 작업을 거쳐 완전히 이색적인 새로운 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닥은 유전자 공학 기술이 생물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생물 다양성은 분명히 가치가 있고 (생물) 보존은 중요하다"며 "하지만 왜 우리는 거기서 멈춰야 하는가. 좀 더 의도적으로 새로운 (생물) 다양성을 만들어내는 시도를 하면 어떨까"라고 의견을 냈다.
머스크, 어디까지…뉴럴링크 "'쥐라기 공원' 만들 수 있다" [글로벌+]
영국 인디펜던트는 호닥의 발언을 전하면서도 유전자 조작 기술을 활용해 공룡을 번식시키기 위해선 난제가 산재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우선 공룡 유전자를 어디서 얻을 수 있을지가 문제점으로 꼽힌다.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는 호박 화석 안에 보존된 고대 모기의 피에서 공룡 유전자를 추출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영화 속 같이 유전자를 채취할 가능성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선을 그었다.

영국 자연사박물관의 공룡 연구원인 수지 메이드먼트 박사는 "우리는 호박 화석 내에 보존된 모기와 파리를 갖고 있지만, 호박 안에 있는 대부분의 모기는 조직까지 보존된 게 아니라 껍질질만 남았다"며 "모기의 몸에서 피룰 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머스크, 어디까지…뉴럴링크 "'쥐라기 공원' 만들 수 있다" [글로벌+]
또한 공룡의 게놈 지도도 없는 상황이다. 영화에서는 공룡의 유전자 지도에서 빠진 부분을 개구리 DNA로 메워 공룡을 되살려낼 수 있는 것처럼 묘사되지만 이같은 설정이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메이드먼트 박사는 "게놈은 생물의 완전한 DNA 세트"라며 "완벽한 게놈이 없으면 DNA의 어떤 부분이 빠졌는지 알 수 없고, 빠진 부분을 채워넣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