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발전소 설비회사인 한전기술은 1.25% 오른 2만8450원에 마감했다. 발전소 정비업체인 한전KPS는 0.30% 상승한 3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회사 주가는 지난 3월 이후 각각 62%, 23% 뛰었다. 2029년 착공을 목표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 체코 정부는 지난달 25일 한수원,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 러시아 로스톰 등 4개사를 잠재 입찰 후보로 선정했다. 한수원과 함께 ‘체코 원전 수주팀’에 들어가 있는 한전기술과 한전KPS는 ‘원전 수출 수혜주’로 분류된다.
원전업계에서는 EDF는 가격 경쟁력이, 웨스팅하우스는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수원과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로스톰의 경우 체코 정부가 외교안보적인 이유로 입찰 후보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는 외신 보도가 최근 나왔다. 체코 야당이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러시아 업체 선정에 반대하고 있어서다. 체코 정부는 내년에 입찰 업체들과 협상한 뒤 2023년 사업자를 선정한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설계사인 한전기술 특성상 신규 원전 수주가 확정되면 발생할 수익이 많아지는데, 주가는 이를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며 “선거를 전후로 탈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 기조가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한전KPS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1.5%, 영업이익은 28.2%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KTB투자증권은 이 회사 목표 주가를 3만2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NH투자증권은 3만3000원에서 3만7000원으로 올렸다. KTB투자증권은 “‘현 정부 지지율 하락=탈원전 정책 후퇴’란 기대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