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전문가들은 “코인 사기에 당하지 않으려면 투자자의 ‘옥석 가리기’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암호화폐 사기범들은 자체 발행하는 코인의 기술적 우수성을 강조하며 투자자를 끌어모은다. “비싼 가격에 형성돼 있는 다른 암호화폐와 비교해 기능적인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반의 코인은 누구나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블록체인 보안 전문업체 웁살라시큐리티의 구민우 지사장은 “‘복사 및 붙여넣기’만 해도 소각·발행·전송 등 기본적 기능을 모두 갖춘 이더리움 기반의 코인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의 가치는 서비스 제공자, 서비스 품질, 사용자 수 등을 아우르는 ‘생태계’가 좌우한다. 코인은 특정 블록체인 서비스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일종의 보상이다.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투자자가 코인과 연계된 서비스를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업자가 소개한 앱이 실체가 있는지, 사용자 수는 충분히 늘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회사 중 공신력 있는 곳은 서비스 품질뿐만 아니라 투명성 확보에도 공을 들인다. 시중에 사기성 암호화폐가 많기 때문에 이들과의 차이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암호화폐의 구조와 기능 등을 담은 백서를 발간하고, 소스 코드를 공개하는 게 일반적이다. 발행한 암호화폐와 관련한 중요 사실이 발생하면 여러 공시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에게 알린다.

믿을 만한 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코인마켓캡 등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에서 거래량을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상적 코인이라면 대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진다.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을 운영하는 이현우 크로스앵글 대표는 “신뢰도 높은 코인은 여러 사용자에게 물량이 잘 분배돼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기 수법이 점차 교묘해지면서 대형 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라고 하더라도 사기 가능성을 완벽하게 배제하기는 어렵다. 암호화폐 관련 지식이 부족한 사람은 더욱 그렇다. 구 지사장은 “암호화폐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선 ‘공짜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수익을 보장한다’는 문구로 투자자를 현혹하는 암호화폐는 대부분 사기로 간주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