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철 "文정부 출범 후 유일하게 혜택받은 세대"
신율 "코로나 침체 길어지면 40대마저 돌아설 것"
이번 선거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범죄 여파로 치러진 데다 부동산 가격 급등,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등의 악재가 연이어 터져 나온 까닭이다.
그러나 40대는 이번 선거에서도 민주당에 여전한 지지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지난 7일 당일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령별 득표율에서 박영선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앞선 것은 40대(박영선 후보 49.3%, 오세훈 후보 48.3%)가 유일했다.
40대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세대 중 하나다. 유독 40대만 다른 세대와 다른 지지 양상을 보인 까닭은 무엇일까?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40대가 경험한 역사적 사건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태순 평론가는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겪은 세대는 보수 성향이 강하다. 마찬가지로 40대는 노무현 탄핵 촛불시위, 광우병 사태 촛불시위, 박근혜 탄핵 촛불시위 등을 겪은 세대이기 때문에 진보 성향이 강한 것"이라며 "40대가 젊은 시절 겪은 사건들이 대부분 보수 진영에 대한 반감을 갖게 하는 사건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민주당이 싫어도 국민의힘은 찍을 수 없다는 정서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오세훈 대신 막대기가 출마했다면 표차가 더 컸을 것"이라고도 했다.
40대에서 '부동산 분노 투표'가 없었던 것에 대해서는 "물론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여권 적극 지지층인 40대에서도 민주당이 크게 앞서지 못한 것“이라면서 "40대가 되면 대부분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른 세대보다는 부동산 이슈가 피부에 와 닿는 이슈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40대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피해를 본 것보다 혜택을 받은 것이 많은 세대"라며 "본인들이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을 이유가 다른 세대보다 부족했다"고 봤다.
그는 "40대는 자영업자보다 직장인들이 많다. 직장인들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주 52시간 근무, 최저임금 인상 등의 정책으로 혜택을 봤고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을 때 40대 직장인들은 오히려 재택근무로 삶의 질이 높아졌다"며 "문재인 정부 정책으로 일자리가 줄어들었지만 대부분 이미 일자리가 있는 40대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고 짚었다.
장성철 소장은 "40대는 아직 자녀가 어려 자녀 취직 문제, 집 마련 문제 등도 와 닿지 않을 시기"라며 "다른 세대에 비해 정부에 대한 불만이 적기 때문에 정권 심판론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풀이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가 장기화된다면 40대 여론마저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40대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경험적 이유와 경제적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40대는 사회진출 시기에 IMF(국제통화기금) 직격탄을 맞아 취업이 어려웠던 세대라 보수 정권에 대한 기억이 나쁠 수밖에 없다. 나이가 30대가 됐을 때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광우병 촛불시위, 탄핵 촛불시위의 주역으로 활동했던 세대"라고 설명했다.
경제적 이유로도 "40대는 대부분 직장에서 중간 관리자이기 때문에 감원, 퇴직 등의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부동산 문제도 50~60대는 은퇴자가 많아 세금 문제 등으로 현 정부에 반감이 크지만 40대는 직접적 피해를 입은 세대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신율 교수는 "향후 대선에서도 40대는 비슷한 투표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우리나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해외에 비해 너무 느리다. 코로나 경기 침체가 더 길어지면 40대마저 돌아설 위험도 있다"고 내다봤다.
[TMI는 '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의 준말입니다. 꼭 알지 않아도 되는 정보지만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치 뒷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