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강동구에서 분양한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최소 5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로또 분양’ 중 하나였다. 1순위 청약에 7만3769명이 몰려 평균 15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의 최저 당첨 가점은 63점. 무주택 기간 15년(32점)과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17점)을 꽉 채우고도 본인을 제외한 부양가족이 2명(15점)이어야 받을 수 있는 점수가 64점이다. 당첨 커트라인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미혼이거나 자녀가 없는 부부라면 넘볼 수 없는 점수다.

미혼 1인 가구는 특별공급 기회도 적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결혼한 지 7년이 넘지 않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다.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할 때 도전할 수 있는 ‘생애최초 특별공급’도 결혼을 했거나 자녀가 있어야 한다. 특공 소득요건이 완화됐다지만 미혼에겐 먼나라 얘기다. 1인 가구가 아파트 청약 제도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혼이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는 방법은 결혼밖에 없을까. 미혼의 1인 가구도 기혼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틈새시장’이 있다.

공공분양 일반공급이 대표적인 미혼의 내 집 마련 방법이다. 공공분양은 청약통장 납입횟수와 저축총액을 기준으로 당첨자를 정한다. 최대 월 10만원씩 오랫동안 납입해 통장에 들어 있는 금액이 많은 순서대로 당첨된다. 기혼이든 미혼이든, 1인 가구든 4인 가구든 모두 같은 조건에서 경쟁한다는 뜻이다. 청약저축을 꾸준히 넣어온 40대 이상 미혼 무주택자라면 공공분양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민간분양 추첨제도 활용할 수 있다. 가점 다툼에서 불리한 미혼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다. 서울을 비롯한 투기과열지구 민간분양에서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은 절반을 가점과 관계없이 추첨제로 당첨자를 정한다. 조정대상지역은 70%, 비규제지역에선 100% 추첨제다.

신연수 기자
신연수 기자
비인기 단지를 노리는 전략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지난해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에서 공급된 ‘DMC 리버포레자이’는 최저 16점도 당첨됐다. 스무 살에 청약 통장에 가입한 29세 1인 가구도 받을 수 있는 점수다. 수도권 아파트지만 고분양가 논란에 커트라인이 내려갔다. 자신이 거주하는 시·군에서 나오는 무순위 청약 이른바 ‘줍줍’도 눈여겨볼 만하다.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