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회의 불려가는 삼성전자…반도체 美생산 압박 거세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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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2일 반도체안보 회의 소집
삼성·TSMC 등 19개社 참석
"미국공장 세워라" 요구 예상
생산·공급 주도권 흔들릴 수도
주요 고객인 중국 눈치도 봐야
삼성·TSMC 등 19개社 참석
"미국공장 세워라" 요구 예상
생산·공급 주도권 흔들릴 수도
주요 고객인 중국 눈치도 봐야
글로벌 반도체 서플라이체인(공급망)에 속한 주요 기업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회의에 총집결한다.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논의하는 자리에 다른 나라의 반도체업체를 포함해 총 19개 기업을 소집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회의 참석을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의 속내는 복잡하다. 미국 행정부에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반대급부로 투자 확대 등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놓인 것이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지난 9일 19개 초청 기업 명단을 공개했다. 이 중 11개 기업이 제품을 생산할 때 반도체가 꼭 필요한 미국 업체다. 구글(알파벳), AT&T,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델, 휴렛팩커드(HP) 등 유명 기업 외에 커민스(차량용 엔진), 메드트로닉(의료기기) 등도 포함됐다. 방위산업체 노스럽그러먼이 참석 명단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선 “반도체를 안보와 연결하려는 미국 정부의 노골적인 의도”라는 얘기도 나온다.
반도체기업으로는 인텔, 마이크론 등 총 일곱 곳이 소집됐는데 삼성전자, 대만 TSMC, 네덜란드 NXP 등 미국 이외 국가의 기업도 포함됐다. 이 회의는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주재한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미국 기업에 대한 공급을 원활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많이 지어 달라”는 압박성 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삼성전자의 딜레마는 미국 투자 시점·규모 등과 관련한 결정이 타의에 의해 앞당겨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신축을 염두에 두고 있다. 텍사스, 애리조나 등 지방정부와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규모를 놓고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행정부 차원의 압박을 받으면 협상에서 불리한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당초 미국 공장을 추가 건설하기로 한 건 미국 정부의 압박과 경쟁 업체인 대만 TSMC의 미국 공장 신설 결정 등의 영향”이라며 “경기 평택을 중심으로 파운드리 경쟁력을 키우려는 삼성전자 전략에 엇박자가 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미국 정부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라인 신설’과 같은 요구라도 받으면 삼성전자는 진퇴양난에 처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높지 않고 고객사 요구 사항이 복잡한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그동안 적극적이지 않았다.
미국의 경쟁국인 중국을 고려해야 하는 것도 삼성전자엔 부담이 된다. 중국엔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주요 고객이 적지 않다. 산시성 시안에선 삼성전자의 최첨단 낸드플래시 공장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에서는 백악관 회의에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동 중인 오스틴 공장과 신축 예정 시설이 모두 파운드리사업부 소관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고위 임원들은 지난 주말에도 백악관 회의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회의 참석을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의 속내는 복잡하다. 미국 행정부에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반대급부로 투자 확대 등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놓인 것이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지난 9일 19개 초청 기업 명단을 공개했다. 이 중 11개 기업이 제품을 생산할 때 반도체가 꼭 필요한 미국 업체다. 구글(알파벳), AT&T,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델, 휴렛팩커드(HP) 등 유명 기업 외에 커민스(차량용 엔진), 메드트로닉(의료기기) 등도 포함됐다. 방위산업체 노스럽그러먼이 참석 명단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선 “반도체를 안보와 연결하려는 미국 정부의 노골적인 의도”라는 얘기도 나온다.
반도체기업으로는 인텔, 마이크론 등 총 일곱 곳이 소집됐는데 삼성전자, 대만 TSMC, 네덜란드 NXP 등 미국 이외 국가의 기업도 포함됐다. 이 회의는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주재한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미국 기업에 대한 공급을 원활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많이 지어 달라”는 압박성 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삼성전자의 딜레마는 미국 투자 시점·규모 등과 관련한 결정이 타의에 의해 앞당겨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신축을 염두에 두고 있다. 텍사스, 애리조나 등 지방정부와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규모를 놓고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행정부 차원의 압박을 받으면 협상에서 불리한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당초 미국 공장을 추가 건설하기로 한 건 미국 정부의 압박과 경쟁 업체인 대만 TSMC의 미국 공장 신설 결정 등의 영향”이라며 “경기 평택을 중심으로 파운드리 경쟁력을 키우려는 삼성전자 전략에 엇박자가 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미국 정부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라인 신설’과 같은 요구라도 받으면 삼성전자는 진퇴양난에 처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높지 않고 고객사 요구 사항이 복잡한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그동안 적극적이지 않았다.
미국의 경쟁국인 중국을 고려해야 하는 것도 삼성전자엔 부담이 된다. 중국엔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주요 고객이 적지 않다. 산시성 시안에선 삼성전자의 최첨단 낸드플래시 공장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에서는 백악관 회의에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동 중인 오스틴 공장과 신축 예정 시설이 모두 파운드리사업부 소관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고위 임원들은 지난 주말에도 백악관 회의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