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독자 방역'…서울 유흥주점 12시까지 허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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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4차 유행' 위기…방역 혼선 가중 우려
서울시, 단란주점·헌팅포차 등
영업시간 변경안 업계에 전달
주점 11시, 카페 10시로 '차등화'
"주말 유흥가에 인파 몰리는데
영업제한 완화 부작용 클 수도"
서울시, 단란주점·헌팅포차 등
영업시간 변경안 업계에 전달
주점 11시, 카페 10시로 '차등화'
"주말 유흥가에 인파 몰리는데
영업제한 완화 부작용 클 수도"
서울시가 자영업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유흥주점과 헌팅포차의 영업시간을 밤 12시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12일부터 수도권·부산의 유흥시설 집합금지 조치를 내린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의 ‘서울시 독자 방역’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4차 유행’이 우려되는 와중에 방역 혼선이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유흥시설의 영업 가능 시간을 세부 업종별로 차등화한 게 이번 공문의 핵심이다. 유흥시설 업종별 구분부터 기존 정부지침과는 달랐다. 유흥시설은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헌팅포차를 한데 묶고, 콜라텍과 홀덤펍(술을 마시면서 카드게임 등을 할 수 있는 주점) 등 총 3개 업종으로 구분했다. 음식점은 일반식당 및 카페, 주점 등으로 세분화했다. 운영 형태나 주력 시간 등을 감안해 재분류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그동안 정부는 유흥시설을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홀덤펍 △헌팅포차 등 6개로 두고 음식점은 모두 ‘식당 및 카페’로 분류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일괄적으로 오후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했다.
서울시는 재분류한 업종을 기준으로 영업 가능 시간을 달리할 계획이다. 공문에선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헌팅포차의 영업시간을 오후 5시~밤 12시로 정했다. 홀덤펍과 주점은 오후 4~11시, 콜라텍과 일반식당 및 카페는 종전처럼 오후 10시 문을 닫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조치는 오 시장이 지난 10일 “일률적인 거리두기 방역정책은 실효성이 없다”며 서울시 차원의 코로나19 매뉴얼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감염병예방법상 지방자치단체장도 중앙정부와 동등한 조정 권한이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이 일률적인 방역지침을 적용해왔다. 올해 초 대구시와 경북 경주시가 자체적으로 완화된 방역 지침을 발표했다가 중대본 측이 유감을 밝힌 적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문대로 추진하는 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업계 의견을 구해 매뉴얼 제작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 역삼동의 한 불법 유흥업소에선 10일 음주가무를 즐기던 200여 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곳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지만 음향기기와 특수조명을 설치해 클럽 형태로 운영돼 왔다. 경찰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세부 방역수칙도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
9일 밤 찾은 서울 신촌과 홍대 등은 ‘불금’을 즐기는 이들로 북적였다. 신촌의 한 맥줏집은 이날 오후 7시부터 만석이었다. 30명 넘는 손님이 테이블을 가득 메웠고, 서로 다른 일행 여러 팀이 큰 테이블 하나를 나눠 쓰기도 했다. 이곳을 찾은 김모씨(29)는 “조금만 늦게 왔으면 가게에 못 들어올 뻔했다”고 했다. 합정역 인근 먹자골목을 찾은 직장인 채모씨(31)는 “오후 6시에 갔는데 4인용 테이블 10개가 모두 만석이고 4팀이 대기 중이었다”며 “주변 술집 대부분이 만석이어서 자리 잡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곧 자체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등 후속방안을 낼 예정이다. 매뉴얼 수립 전까지는 기존 방역당국의 지침을 따른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인 거리두기를 다음달 2일까지 3주간 연장했다. 수도권과 부산 지역의 유흥시설에는 집합금지 조치를 내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서울시 방침과 관련해 “거리두기를 하는 이유는 사람 간 접촉을 최대한 줄여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것”이라며 “거리두기 원칙에 맞게 수칙을 마련했는지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지은/최다은/최예린 기자 jeong@hankyung.com
주점은 밤 11시·헌팅포차는 12시까지
1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0일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등 유흥업계에 ‘유흥시설·식당 등 형태별 분류 및 맞춤형 방역수칙 의견 제출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유흥시설의 영업 가능 시간을 세부 업종별로 차등화한 게 이번 공문의 핵심이다. 유흥시설 업종별 구분부터 기존 정부지침과는 달랐다. 유흥시설은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헌팅포차를 한데 묶고, 콜라텍과 홀덤펍(술을 마시면서 카드게임 등을 할 수 있는 주점) 등 총 3개 업종으로 구분했다. 음식점은 일반식당 및 카페, 주점 등으로 세분화했다. 운영 형태나 주력 시간 등을 감안해 재분류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그동안 정부는 유흥시설을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홀덤펍 △헌팅포차 등 6개로 두고 음식점은 모두 ‘식당 및 카페’로 분류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일괄적으로 오후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했다.
서울시는 재분류한 업종을 기준으로 영업 가능 시간을 달리할 계획이다. 공문에선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헌팅포차의 영업시간을 오후 5시~밤 12시로 정했다. 홀덤펍과 주점은 오후 4~11시, 콜라텍과 일반식당 및 카페는 종전처럼 오후 10시 문을 닫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조치는 오 시장이 지난 10일 “일률적인 거리두기 방역정책은 실효성이 없다”며 서울시 차원의 코로나19 매뉴얼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감염병예방법상 지방자치단체장도 중앙정부와 동등한 조정 권한이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이 일률적인 방역지침을 적용해왔다. 올해 초 대구시와 경북 경주시가 자체적으로 완화된 방역 지침을 발표했다가 중대본 측이 유감을 밝힌 적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문대로 추진하는 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업계 의견을 구해 매뉴얼 제작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금도 수백 명 음주가무 즐기는데…”
서울시가 독자 방역 지침을 추진하면서 방역 혼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헌팅포차 등 수십, 수백 명이 한데 모여 실내에서 음주가무를 즐기는 곳의 영업 제한을 완화하는 것은 방역에 구멍을 낼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오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을 시행하는 상황에서도 주말이면 유흥가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서울 역삼동의 한 불법 유흥업소에선 10일 음주가무를 즐기던 200여 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곳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지만 음향기기와 특수조명을 설치해 클럽 형태로 운영돼 왔다. 경찰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세부 방역수칙도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
9일 밤 찾은 서울 신촌과 홍대 등은 ‘불금’을 즐기는 이들로 북적였다. 신촌의 한 맥줏집은 이날 오후 7시부터 만석이었다. 30명 넘는 손님이 테이블을 가득 메웠고, 서로 다른 일행 여러 팀이 큰 테이블 하나를 나눠 쓰기도 했다. 이곳을 찾은 김모씨(29)는 “조금만 늦게 왔으면 가게에 못 들어올 뻔했다”고 했다. 합정역 인근 먹자골목을 찾은 직장인 채모씨(31)는 “오후 6시에 갔는데 4인용 테이블 10개가 모두 만석이고 4팀이 대기 중이었다”며 “주변 술집 대부분이 만석이어서 자리 잡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곧 자체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등 후속방안을 낼 예정이다. 매뉴얼 수립 전까지는 기존 방역당국의 지침을 따른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인 거리두기를 다음달 2일까지 3주간 연장했다. 수도권과 부산 지역의 유흥시설에는 집합금지 조치를 내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서울시 방침과 관련해 “거리두기를 하는 이유는 사람 간 접촉을 최대한 줄여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것”이라며 “거리두기 원칙에 맞게 수칙을 마련했는지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지은/최다은/최예린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