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한자를 만나다] 혼자 빛나는 '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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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합성(光合成)’이 영어로 뭔지 아시나요? photosynthesis입니다.
photo가 ‘빛’을 뜻하는 접두사이고, synthesis가 ‘합성’이라는 뜻이거든요.
혹시 ‘광합성(光合成)’이 영어로 뭔지 아시나요? photosynthesis입니다. photo가 ‘빛’을 뜻하는 접두사이고, synthesis가 ‘합성’이라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photo는 ‘사진’이란 뜻 아니냐고요? 네,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다”라는 멋진 말도 있는데, 원래 photo는 ‘빛’을 뜻하는 그리스어 phos에서 온 단어랍니다. 말 그대로 photo(빛)를 graphy(기록)한 것이지요.
그리고 syn이란 접두사도 ‘함께, 동시에’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synchronize는 ‘동시에 일어나다’라는 뜻이랍니다. sympathy는 ‘동정(同情)’이란 뜻인데, sym은 syn의 사촌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처럼 그리스어·라틴어는 뜻글자라는 점에서 한자와 매우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요즘 많은 학생들이 한자(어)에 친숙하지 않듯이, 영어에도 (It’s) all greek to me란 표현이 있답니다. 직역하면 ‘그것은 나에게 그리스어처럼 들린다’라는 뜻인데, 상대방의 말이나 표현을 전혀 이해할 수 없을 때 쓰는 표현이랍니다. rocket science(로켓 과학)나 brain surgery(뇌수술) 같은 관용어들도 비슷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데, 둘 다 일반인이 흔히 할 수 없는 아주 어려운 분야잖아요. 심지어 한 미드에서는 두 단어를 재밌게 합성해서 만든 rocket surgery라는 새로운 단어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
이렇듯 단어라는 것은 표면적인 뜻만 외운다고 해서 그 용례를 정확히 이해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자꾸 번역 논란이 나오는 이유도 이 부분이 정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주목을 받게 됐을 때 흔히 ‘각광(脚光)을 받는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여기서 ‘각광’이란 단어는 예전부터 있던 우리말이 아니라 영어의 foot light를 그대로 한자로 바꾸어 쓴 것이랍니다.
연극을 하거나 가수들이 공연하는 무대를 보면 앞쪽 아랫부분에 조명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아래쪽에서 비추는 빛을 foot light(각광)라고 하는데, ‘다리 각(脚)’자에 ‘빛 광(光)’자를 쓴 것입니다. 각광은 연극 공연 중 배우가 중요한 대사를 할 때처럼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을 때 쓴답니다. 각광을 받게 되면 그 배우가 다른 배우와 확 구별되면서 돋보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19세기 후반 극장에서 무대용 조명으로 ‘석회(lime)’로 만든 백색광(白色光)을 사용했기 때문에 limelight 역시 ‘각광, 세상의 이목’이란 뜻으로 쓰인답니다. 참고로 이 단어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 제목이기도 합니다.
줄거리를 잠깐 소개하면, 지금은 형편없지만 왕년의 명 코미디언 ‘칼베로’는 어느 날 가스 자살을 기도한 처녀 ‘테리’를 구해 자기 집으로 데려갑니다. 그녀는 무용수였으나 관절이 아파 춤을 출 수 없게 된, 희망을 잃어버린 불행한 여성이었습니다. 그런 ‘테리’에게 ‘칼베로’는 마지막 소지품인 바이올린을 저당 잡혀 그녀를 간호하며 삶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전해주고, ‘테리’는 이에 용기를 얻어 건강을 회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칼베로’는 ‘테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그녀의 곁을 떠나게 되고, 몇 년 뒤 발레리나로 대성공을 거둔 ‘테리’는 떠돌이 악사가 된 ‘칼베로’를 만나자 은인을 위해 자선공연을 합니다. 공연은 대성공이었지만, 환호와 갈채를 뒤로 한 ‘칼베로’는 ‘테리’가 [라임라이트]를 받으며 춤을 추고 있는 동안 숨을 거둔다는 내용입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저만 주목받길 원했습니다. 물론 그 마음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요즘은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주목받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발밑에 있는 작은 조명이 되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Young語 전문가 배시원
photo가 ‘빛’을 뜻하는 접두사이고, synthesis가 ‘합성’이라는 뜻이거든요.
혹시 ‘광합성(光合成)’이 영어로 뭔지 아시나요? photosynthesis입니다. photo가 ‘빛’을 뜻하는 접두사이고, synthesis가 ‘합성’이라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photo는 ‘사진’이란 뜻 아니냐고요? 네,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다”라는 멋진 말도 있는데, 원래 photo는 ‘빛’을 뜻하는 그리스어 phos에서 온 단어랍니다. 말 그대로 photo(빛)를 graphy(기록)한 것이지요.
그리고 syn이란 접두사도 ‘함께, 동시에’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synchronize는 ‘동시에 일어나다’라는 뜻이랍니다. sympathy는 ‘동정(同情)’이란 뜻인데, sym은 syn의 사촌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처럼 그리스어·라틴어는 뜻글자라는 점에서 한자와 매우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요즘 많은 학생들이 한자(어)에 친숙하지 않듯이, 영어에도 (It’s) all greek to me란 표현이 있답니다. 직역하면 ‘그것은 나에게 그리스어처럼 들린다’라는 뜻인데, 상대방의 말이나 표현을 전혀 이해할 수 없을 때 쓰는 표현이랍니다. rocket science(로켓 과학)나 brain surgery(뇌수술) 같은 관용어들도 비슷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데, 둘 다 일반인이 흔히 할 수 없는 아주 어려운 분야잖아요. 심지어 한 미드에서는 두 단어를 재밌게 합성해서 만든 rocket surgery라는 새로운 단어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
이렇듯 단어라는 것은 표면적인 뜻만 외운다고 해서 그 용례를 정확히 이해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자꾸 번역 논란이 나오는 이유도 이 부분이 정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주목을 받게 됐을 때 흔히 ‘각광(脚光)을 받는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여기서 ‘각광’이란 단어는 예전부터 있던 우리말이 아니라 영어의 foot light를 그대로 한자로 바꾸어 쓴 것이랍니다.
연극을 하거나 가수들이 공연하는 무대를 보면 앞쪽 아랫부분에 조명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아래쪽에서 비추는 빛을 foot light(각광)라고 하는데, ‘다리 각(脚)’자에 ‘빛 광(光)’자를 쓴 것입니다. 각광은 연극 공연 중 배우가 중요한 대사를 할 때처럼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을 때 쓴답니다. 각광을 받게 되면 그 배우가 다른 배우와 확 구별되면서 돋보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19세기 후반 극장에서 무대용 조명으로 ‘석회(lime)’로 만든 백색광(白色光)을 사용했기 때문에 limelight 역시 ‘각광, 세상의 이목’이란 뜻으로 쓰인답니다. 참고로 이 단어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 제목이기도 합니다.
줄거리를 잠깐 소개하면, 지금은 형편없지만 왕년의 명 코미디언 ‘칼베로’는 어느 날 가스 자살을 기도한 처녀 ‘테리’를 구해 자기 집으로 데려갑니다. 그녀는 무용수였으나 관절이 아파 춤을 출 수 없게 된, 희망을 잃어버린 불행한 여성이었습니다. 그런 ‘테리’에게 ‘칼베로’는 마지막 소지품인 바이올린을 저당 잡혀 그녀를 간호하며 삶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전해주고, ‘테리’는 이에 용기를 얻어 건강을 회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칼베로’는 ‘테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그녀의 곁을 떠나게 되고, 몇 년 뒤 발레리나로 대성공을 거둔 ‘테리’는 떠돌이 악사가 된 ‘칼베로’를 만나자 은인을 위해 자선공연을 합니다. 공연은 대성공이었지만, 환호와 갈채를 뒤로 한 ‘칼베로’는 ‘테리’가 [라임라이트]를 받으며 춤을 추고 있는 동안 숨을 거둔다는 내용입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저만 주목받길 원했습니다. 물론 그 마음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요즘은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주목받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발밑에 있는 작은 조명이 되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Young語 전문가 배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