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의사결정과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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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나 리더의 몫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에 적합한 의사결정을 하는 일이다. 리더로서 조직을 제대로 리드하려면 조직이 추구하는 일의 본질을 파악하고 올바른 방향에 맞는 적기에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리더들은 늘 크고 작은 의사결정에 중압감을 느끼고 이것이 리더를 외롭게 만들고 있다. 특히 기업에서 의사결정은 멈춰있는 과녁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는 과녁을 맞추어야 하는 상황이기에 더욱 어렵다. 과연 우리는 코로나 펜데믹 이전과 이후 변화하는 모습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했는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리더 혼자가 아닌 집단의사결정을 선택하기도 한다.
최근 커뮤니티 멤버인 모 은행 A수석팀장의 사례다. 그는 여신(與信)파트 지원 시 어떻게 하는 것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인지가 고민이라고 했다. 특히 의사결정을 단독으로 할 수 없으며 합의체를 통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여신파트 지원 신청사에 대한 현장 실사 및 CEO 등 주요 인사와 면담도 한다고 했다. 때로는 서로 의견이 상충되어 의사결정이 지연되기도 하는데 합리적 의사결정 포인트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이는 은행 여신 업무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 집단 의사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인가? 리더로서 의사결정시 어떤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기준은 상황에 따라 일관성과 유연성 차원에서 우선순위가 다를 수도 있지만 다음 세 가지 기준을 고려했으면 한다.
첫째, 전체 맥락에서 효과성과 효율성 있게 의사결정하려면 어떤 기준이 필요한가? 여기에는 목적 달성도, 가용 자원, 타이밍 등이 있다. 둘째, 이번 결정이 옳은가? 사실 매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서 다시 생각해도 그때 적합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들게 하려면 윤리적으로 떳떳해야 한다. 특히 제3의 인물이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때 더욱 그렇다.세째, 의사결정 절차상 적법한가? 다. 지켜야 할 정당한 절차에 어긋나게 진행되면 의사결정 자체가 의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트 실버는 <신호와 소음,The Signal and The Noise>에서 불확실한 시대, 예측과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 그의 이야기다. “예측은 아주 중요하고, 그 때문에 더욱 어렵다. 소음에서 신호를 분리하려면 과학적 지식과 자기인식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 그러니까 객관적 실체와 주관적 실체를 교차시켜야 한다.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겸손함과 예측할 수 있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차이를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제임스 서로위키는 <대중의 지혜 The Wisdom of Crowds>에서 집단의 총체적 판단은 개인의 판단보다 더 나은(또는 더 나쁜)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에 네이트 실버는 집단의 총체적 현명한 판단에 영향을 주는 세 가지를 다음과 같이 말하는데 이는 조직에서 집단의사결정 과정 시 리더들이 고려해야 할 유용한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다양성이다. 어떤 문제를 놓고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생각을 한다면 집단을 구성하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배경과 경험, 전문성이 전혀 다른 다양한 사람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독립성이다. 사람들이 나중에 앙갚음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없이 다른 사람들과 반대의견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신뢰성이다. 집단 구성원들은 자기들이 모두 공정하며 자기 집단 안에서는 부패가 없다고 확신할 때 그 집단은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또한 그는 <신호와 소음>이라는 책의 내용을 자동차에 붙이는 스티커에 들어갈 정도로 압축한다면 무엇이 될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는데 <확률적으로 생각하라>가 가장 적절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 한다면 <속도를 늦추고 의심하라>였다.리더들이 의사결정시 유의하고 성찰해야 할 점이 아닐 수 없다.
한편 리더 자신의 자기 합리화와 몰입상승(Escalation of commitment)현상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이는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나 실패할 것이 확실한 일에 고집스럽게 집착하는 심리를 말한다. 혹시 <콩코드의 오류(Concord fallacy)>를 아는가? 이는 영국정부가 사업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명백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기의 운영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매달리다가 결국 큰 손해를 보고 운영정지를 했던 예이다. 즉 지금까지 들어간 돈이나 자원, 시간, 노력 등의 함몰비용(sunk cost) 때문에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잘못된 의사결정을 사전에 방지하는 방법 중 하나인 악마의 옹호자법(또는 지명반론자법)을 리더는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반론자들이 의무적으로 본래 안의 단점과 약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원래 천주교 성인(sainhood)추대 심사에서 추천된 후보의 성인추대 불가사유를 자료를 통해 주장하도록 공식적으로 역할을 부여받은 사람을 악마(devil)라고 부른데서 유래되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악마를 사안에 따라 1-3명을 번갈아 맡기는 방법이 유효하다. 왜냐하면 협의체에서 의사결정시 반론이라는 대안이 필요함을 서로 인식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리더로서 나는 의사결정시 어떤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있는가? 이를 조직 구성원과 어떻게 공유하고 실천하고 있는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욱 스스로 질문하고 성찰해야 한다.
리더는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자다. 이건 숙명이다. 결국 의사결정은 리더의 책임이다.
<김영헌 /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
리더들은 늘 크고 작은 의사결정에 중압감을 느끼고 이것이 리더를 외롭게 만들고 있다. 특히 기업에서 의사결정은 멈춰있는 과녁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는 과녁을 맞추어야 하는 상황이기에 더욱 어렵다. 과연 우리는 코로나 펜데믹 이전과 이후 변화하는 모습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했는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리더 혼자가 아닌 집단의사결정을 선택하기도 한다.
최근 커뮤니티 멤버인 모 은행 A수석팀장의 사례다. 그는 여신(與信)파트 지원 시 어떻게 하는 것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인지가 고민이라고 했다. 특히 의사결정을 단독으로 할 수 없으며 합의체를 통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여신파트 지원 신청사에 대한 현장 실사 및 CEO 등 주요 인사와 면담도 한다고 했다. 때로는 서로 의견이 상충되어 의사결정이 지연되기도 하는데 합리적 의사결정 포인트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이는 은행 여신 업무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 집단 의사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인가? 리더로서 의사결정시 어떤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기준은 상황에 따라 일관성과 유연성 차원에서 우선순위가 다를 수도 있지만 다음 세 가지 기준을 고려했으면 한다.
첫째, 전체 맥락에서 효과성과 효율성 있게 의사결정하려면 어떤 기준이 필요한가? 여기에는 목적 달성도, 가용 자원, 타이밍 등이 있다. 둘째, 이번 결정이 옳은가? 사실 매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서 다시 생각해도 그때 적합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들게 하려면 윤리적으로 떳떳해야 한다. 특히 제3의 인물이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때 더욱 그렇다.세째, 의사결정 절차상 적법한가? 다. 지켜야 할 정당한 절차에 어긋나게 진행되면 의사결정 자체가 의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트 실버는 <신호와 소음,The Signal and The Noise>에서 불확실한 시대, 예측과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 그의 이야기다. “예측은 아주 중요하고, 그 때문에 더욱 어렵다. 소음에서 신호를 분리하려면 과학적 지식과 자기인식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 그러니까 객관적 실체와 주관적 실체를 교차시켜야 한다.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겸손함과 예측할 수 있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차이를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제임스 서로위키는 <대중의 지혜 The Wisdom of Crowds>에서 집단의 총체적 판단은 개인의 판단보다 더 나은(또는 더 나쁜)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에 네이트 실버는 집단의 총체적 현명한 판단에 영향을 주는 세 가지를 다음과 같이 말하는데 이는 조직에서 집단의사결정 과정 시 리더들이 고려해야 할 유용한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다양성이다. 어떤 문제를 놓고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생각을 한다면 집단을 구성하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배경과 경험, 전문성이 전혀 다른 다양한 사람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독립성이다. 사람들이 나중에 앙갚음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없이 다른 사람들과 반대의견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신뢰성이다. 집단 구성원들은 자기들이 모두 공정하며 자기 집단 안에서는 부패가 없다고 확신할 때 그 집단은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또한 그는 <신호와 소음>이라는 책의 내용을 자동차에 붙이는 스티커에 들어갈 정도로 압축한다면 무엇이 될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는데 <확률적으로 생각하라>가 가장 적절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 한다면 <속도를 늦추고 의심하라>였다.리더들이 의사결정시 유의하고 성찰해야 할 점이 아닐 수 없다.
한편 리더 자신의 자기 합리화와 몰입상승(Escalation of commitment)현상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이는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나 실패할 것이 확실한 일에 고집스럽게 집착하는 심리를 말한다. 혹시 <콩코드의 오류(Concord fallacy)>를 아는가? 이는 영국정부가 사업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명백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기의 운영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매달리다가 결국 큰 손해를 보고 운영정지를 했던 예이다. 즉 지금까지 들어간 돈이나 자원, 시간, 노력 등의 함몰비용(sunk cost) 때문에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잘못된 의사결정을 사전에 방지하는 방법 중 하나인 악마의 옹호자법(또는 지명반론자법)을 리더는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반론자들이 의무적으로 본래 안의 단점과 약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원래 천주교 성인(sainhood)추대 심사에서 추천된 후보의 성인추대 불가사유를 자료를 통해 주장하도록 공식적으로 역할을 부여받은 사람을 악마(devil)라고 부른데서 유래되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악마를 사안에 따라 1-3명을 번갈아 맡기는 방법이 유효하다. 왜냐하면 협의체에서 의사결정시 반론이라는 대안이 필요함을 서로 인식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리더로서 나는 의사결정시 어떤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있는가? 이를 조직 구성원과 어떻게 공유하고 실천하고 있는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욱 스스로 질문하고 성찰해야 한다.
리더는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자다. 이건 숙명이다. 결국 의사결정은 리더의 책임이다.
<김영헌 /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