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폭주 기관차를 멈춰라!
< 프롤로그>

인생은 긴 여정을 달리는 열차와도 같다. 직선 길에선 속도를 높이고 커브 길에는 속도를 낮추어 강약을 조절하며 달려야 한다. 하지만 적절한 조정을 하지 못하면 철도에서 탈선하여 삶의 여정에서 추락하게 된다. 영화 < 폭주 기관차(Runaway Train), 1985>에서 교도소장의 악행을 참지 못해 탈옥한 2명의 죄수가 탄 열차가 폭주하는 사고의 여정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원초적 본성과 이를 극복하고 승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탐욕에 눈이 멀어 무조건 앞만 보고 달리다가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동행한 사람과 소통을 통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의 여행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폭주 기관차를 멈춰라!
출처:네이버 영화

< 영화 줄거리 요약>

미국 알래스카, 스톤헤이븐 중범죄 교도소에서 무자비한 교도소장의 만행을 견디지 못해 탈옥한 매니(존 보이트 분)와 벅(에릭 로버츠 분)은 천신만고 끝에 달리는 기차 에 올라타게 된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들이 탄 기차의 기관사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으면서 기차는 무서운 속도로 폭주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된 철도회사에서는 다른 기차와의 충돌의 피하기 위해 노심초사하지만, 대책이 없다. 뒤늦게 기차 안에 세 사람이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철도회사는 한 가닥 희망을 걸고 기차를 정지시키려고 한다. 한편 탈옥수를 잡으러 온 악독한 교도소장은 헬기에서 사다리를 타고 기차로 내려와 사냥을 시작하고 매니와 벅 그리고 여승무원 사라(레베카 드 모네이 분)는 폭주하는 기관차를 멈추기 위해 목숨을 건 시도를 하게 된다. 이와 비슷한 영화는 2010년 덴젤 워싱턴과 크리스 파인이 연기한 < 언스토퍼블(Unstoppable)>이 있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폭주 기관차를 멈춰라!
출처:네이버 영화

< 관전 포인트>

A.교도소장이 평소 죄수를 보는 시각은?

교도소장 랜킨은 교도소의 서열을 첫째는 하나님, 둘째는 자신, 셋째는 교도관들, 넷째는 들개 그리고 마지막 칸엔 재소자가 있다며 인간쓰레기로 취급한다. 특히 재소자들의 영웅인 매니를 극도로 싫어하여 독방에 가두거나 다른 재소자를 협박해 목숨을 위협하기도 한다. 매니가 탈옥하자 “신이시여, 놈들을 죽이지 마시고 제 손에 맡기십시오”라며 마치 짐승처럼 그들을 사냥하러 나선다.

B.매니는 어떤 인물이었나?

비록 범죄자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로 재소자들에게 영웅 대접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교도소장의 압박에 결국 자신을 영웅처럼 따르는 벅과 함께 탈옥하게 된다. 벅이 자신의 꿈이 은행을 털어 화려하게 사는 것이라고 하자, 매니는 접시 닦는 일이라도 성실히 해서 주급을 받아 모으면 언젠가는 은행장도 될 수 있다며, 일확천금의 허황한 삶보다 그런 삶이 진정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C.철도 통제실의 허술한 대응은?

기관사가 심장마비로 죽고 기차의 브레이크가 타서 폭주하는데도 @다른 선로에 있던 기차를 부딪쳐 세우려고 하지만 고속으로 달려오는 기차를 세우지는 못한다. @뒤늦게 나타난 국장은 사태를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소리치면서 기차가 140km로 달리면 철교는 80km도 못 견디는 것을 알고 사전에 탈선시키라고 하다가 기적소리를 듣고 사람이 탔다는 것을 알고 기차를 살리려고 한다. 국장은 폭주 기관차를 폐기된 막다른 선로로 보내서 결국 세 사람을 희생시키고 화학공장을 보호하려고 한다.

D.여승무원이 기차를 통제할 수 있다고 한 방법은?

열차에서 낮잠을 자다가 졸지에 폭주 기관차에 합류한 승무원 사라는 “객차 사이에 연결된 선을 자르면 뒤쪽 엔진이 꺼지면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득하여 매니와 벅은 조종실로 가려고 한다. 그러나 주 선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5분 뒤 급행열차와 정면으로 충돌할 위기에 빠지게 되자, 통제실 국장은 화학공장이 있는 14번 선로로 가면 큰 사고와 함께 재산손실이 클 것으로 판단하여 기차를 폐기된 선로로 보내려고 한다.

E.마지막 결말은?

손을 다친 매니가 조종실로 가려고 하자. 벅이 대신 가다가 얼음에 미끄러져 포기하고 돌아오자, 매니는 그를 다시 억지로 보내서 기차를 세우려고 하다가 서로 살벌하게 싸움이 벌어지고 여승무원 사라가 중재하면서 이성을 찾게 된다. 그사이 교도소장이 헬리콥터의 사다리로 기차로 내려오자 인간성을 회복한 매니는 다친 팔로 사력을 다해 조종실로 가서 소장을 제압하고 열차 칸을 분리해 두 사람을 살리고 자신은 장렬하게 최후를 맞이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폭주 기관차를 멈춰라!
< 에필로그>

탈옥수 매니가 벅을 위험한 조종실로 보내서 자신만 살려고 하자 승무원 사라가 “ 당신은 짐승 같은 인간”이라고 소리치자 “자신은 짐승보다 더 나쁜 인간”이라며 절규하며 스스로 조종실로 가서 객차를 분리하여 두 사람을 살리고 자신은 죽음의 길로 달려간다. 이 장면에서 매니는 짐승 같은 삶에서 인간다운 삶으로 자신의 폭주 기관차를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두 팔 벌려 진짜 인간이 되는 기쁨과 자유를 만끽한 듯 환한 웃음으로 마지막을 맞이한다. 어떻게 보면 인간다움을 유지하지 못하는 교도소장이나 철도국장 같은 사람은 짐승보다 더 사악한 존재가 인간일 수 있다는 것을 영화에서 보여준다. 영화< 혹성탈출>에서도 유인원의 법에 “사악한 인간을 조심하라. 탐욕에 눈이 멀어 유희로 신의 창조물을 죽이는도다. 그러니 번식하게 하지 말라. 인간은 죽음의 사자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이 나오고, 이 영화 마지막 자막에도: “짐승에게도 자비심은 있다. 그것도 없는 난 짐승조차 아니다(No beast so fierce but knows some touch of pity. But I know none, and therefore am no beast 리차드 3세 중(1592) –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나온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