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EV6, 역대급 사전계약 기록했는데…'초비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멈춰 선 자동차 공장
반도체 대란에 '속수무책'
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화 수순
생산 감소 외 묘수 없어
전기차 생산 급제동 우려도
반도체 대란에 '속수무책'
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화 수순
생산 감소 외 묘수 없어
전기차 생산 급제동 우려도
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연쇄 셧다운(일시 가동중단) 사태를 맞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힘겹게 넘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도 반도체 대란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모습이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반도체 부족 사태는 올 초부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GM을 시작으로 쌍용차, 현대차가 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하거나 감산에 돌입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최근 울산1공장에 이어 주력 세단인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까지 멈춰 세웠다.
작년 2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산 부품 재고가 바닥나자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췄지만 금방 생산을 재개했다. 당시 중국 현지 공장 근로자들의 출근이 제한되면서 부품 생산에 차질이 생겼지만 이내 방역 조건을 완비한다는 조건 하에 근로자들이 다시 투입됐기 때문이다.
이후 정부의 신속한 방역과 긴급금융지원, 개별소비세 감면 등 내수 진작책에 국내 시장은 일찌감치 안정세를 찾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작년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6.2% 증가한 190만여대로 사상 처음으로 190만대를 넘겼다. 같은 기간 세계 자동차 판매가 14%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미국, 일본 및 유럽 독일 등에서는 10%대 판매가 줄었다. 그러나 반도체 대란 사태의 경우 기존 반도체 업체들이 섣불리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 산업 자체가 진입장벽이 낮고, 수익성도 낮은 탓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증설한다고 해도 2~3년의 시간이 걸리기에 당장의 수급 불안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번 대란은 코로나19 사태 속 지난해 반도체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생산 비중을 줄이고, IT 분야 반도체 생산을 늘리면서 촉발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 부족의 신호가 여러 곳에서 감지됐지만 올해 초 미국 텍사스 한파, 일본 르네상스 공장화재 등으로 피해가 본격화됐다.
게다가 최근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확보를 위한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해외 의존도가 무려 98%에 이르는 만큼 더욱 문제 해결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현재 미국GM을 비롯해, 토요타, 폭스바겐 등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생산량을 줄이거나 조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GM은 인기 차종 생산 공장마저 가동을 중단하기 이르렀다. 그간 비인기 차종의 생산을 줄여 인기 차종의 반도체 수급을 메꿔왔는데 이마저도 역부족이 돼 버린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전 세계 자동차 생산 손실은 올해 1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IHS마킷은 올해 1분기에만 생산 차질 물량이 13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매출은 606억달러(약 69조원)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전망했다.
현대차 코나와 아이오닉5는 전방 카메라 반도체와 PE모듈 공급 문제로 이미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일주일 생산 중단으로 아이오닉은 6500여대의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기아 첫 전용 전기차 EV6도 오는 7월 고객 인도가 예정됐지만 반도체 수급 문제로 계획이 미뤄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래차에서 전장 부품 비중이 기존 내연기관의 2배를 넘는 7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는 관련 공급망이 취약해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반도체 부족 사태는 올 초부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GM을 시작으로 쌍용차, 현대차가 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하거나 감산에 돌입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최근 울산1공장에 이어 주력 세단인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까지 멈춰 세웠다.
완성차, 코로나19 사태 속 선방했지만 반도체 수급난 '암초'
국내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속에서 유일하게 성장한 내수시장이었지만 반도체 대란이란 큰 걸림돌을 다시 만나게 됐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당시와 달리 이번 반도체 대란의 경우에는 생산량 조절 외에 상황을 타개할 묘수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작년 2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산 부품 재고가 바닥나자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췄지만 금방 생산을 재개했다. 당시 중국 현지 공장 근로자들의 출근이 제한되면서 부품 생산에 차질이 생겼지만 이내 방역 조건을 완비한다는 조건 하에 근로자들이 다시 투입됐기 때문이다.
이후 정부의 신속한 방역과 긴급금융지원, 개별소비세 감면 등 내수 진작책에 국내 시장은 일찌감치 안정세를 찾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작년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6.2% 증가한 190만여대로 사상 처음으로 190만대를 넘겼다. 같은 기간 세계 자동차 판매가 14%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미국, 일본 및 유럽 독일 등에서는 10%대 판매가 줄었다. 그러나 반도체 대란 사태의 경우 기존 반도체 업체들이 섣불리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 산업 자체가 진입장벽이 낮고, 수익성도 낮은 탓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증설한다고 해도 2~3년의 시간이 걸리기에 당장의 수급 불안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번 대란은 코로나19 사태 속 지난해 반도체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생산 비중을 줄이고, IT 분야 반도체 생산을 늘리면서 촉발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 부족의 신호가 여러 곳에서 감지됐지만 올해 초 미국 텍사스 한파, 일본 르네상스 공장화재 등으로 피해가 본격화됐다.
게다가 최근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확보를 위한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해외 의존도가 무려 98%에 이르는 만큼 더욱 문제 해결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현재 미국GM을 비롯해, 토요타, 폭스바겐 등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생산량을 줄이거나 조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GM은 인기 차종 생산 공장마저 가동을 중단하기 이르렀다. 그간 비인기 차종의 생산을 줄여 인기 차종의 반도체 수급을 메꿔왔는데 이마저도 역부족이 돼 버린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전 세계 자동차 생산 손실은 올해 1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IHS마킷은 올해 1분기에만 생산 차질 물량이 13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매출은 606억달러(약 69조원)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전망했다.
역대급 사전계약 기록한 아이오닉5 EV6 어쩌나
현대차, 기아 등 국내 1, 2위 자동차 업체들이 올해를 전기차 원년으로 선포하고 전용 자동차를 잇따라 선보인 상황에서 반도체 대란 우려는 더 커지는 상황이다. 전기차에는 반도체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2~3배가량 더 들어간다. 역대급 사전계약 대수를 기록한 아이오닉5와 EV6가 반도체 공급 차질로 앞으로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진단이 제기되는 이유다.현대차 코나와 아이오닉5는 전방 카메라 반도체와 PE모듈 공급 문제로 이미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일주일 생산 중단으로 아이오닉은 6500여대의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기아 첫 전용 전기차 EV6도 오는 7월 고객 인도가 예정됐지만 반도체 수급 문제로 계획이 미뤄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래차에서 전장 부품 비중이 기존 내연기관의 2배를 넘는 7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는 관련 공급망이 취약해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