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코로나백신 민간판매 허용했다가 후폭풍
이슬람 국가 파키스탄에서 정부가 아닌 민간 기업에도 코로나19 백신 수입을 허용했다가 오히려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고 미 CNN 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다퉈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일부 접종소는 사실상 정체에 빠졌으며, 그마저도 턱없이 비싼 가격이 매겨지면서 서민층에겐 남얘기가 됐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달 민간 기업에 코로나19 백신 수입 및 판매를 허용했다.

그간 정부 주도로 무료 접종을 해오다가 3차 대유행, 병상 부족, 백신 공급 지연 등 3중고가 겹치자 타개책으로 꺼내든 것이다.

하지만 정작 민간 수입이 개시되면서 혼란이 커졌다.

이달 첫주말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이 판매되자 접종소로 몰려든 사람들이 불과 수시간 만에 대기 행렬을 이루면서 '광란'을 보였다고 CNN은 전했다.

며칠만에 접종소 곳곳에서 백신이 동났고, 아예 온라인 예약을 해야만 접종이 가능하다고 입장을 바꾼 곳도 속출했다.

비용이 비싸게 책정된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민간 기업 백신은 대부분 이슬라마바드, 카라치 같은 대도시에서만 판매되는 탓에 외곽 지역 주민에겐 접근조차 쉽지 않고, 그마저도 주민 대부분의 소득보다 높게 가격이 책정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푸트니크 백신(2회분) 가격은 1만2천 루피(약 8만8천원) 정도인데, 이는 국제 시장 가격의 4배에 달하는 것이자, 파키스탄 중산층 월소득의 30% 정도를 차지한다고 CNN은 지적했다.

한편 현지 제약사인 AGP파머가 스푸트니크 백신 5만회 접종분을 수령한 것을 포함해 다른 민간 기업과 병원도 확보전에 나선 상황이다.

파키스탄 정부가 지금까지 들여온 백신은 모두 중국산으로, 256만회 분량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