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Highlight - analysis] 매년 70% 성장하는 CRO, 글로벌 시장서 대도약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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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글로벌 의약품 임상시험 수행규모는 2019년 약 266건으로, 세계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4%였다. 이는 세계 3위 수준이다. 국내 임상시험산업의 시장 규모는 약 1조1506억 원으로 추정된다.
투자업계(IB)는 거시적으로 볼 때 임상시험산업의 시장 규모가 장기간 우상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여럿 있다.
우선 전 세계 제약산업 연구개발(R&D) 파이프라 인의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등록된 R&D 파이프라인의 수는 1만7737개로 2019년과 비교해 9.6% 증가했다. 파이프라인 수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임상시험에 대한 수요도 커진 다. 전임상부터 시작해 각 임상 단계까지 전방위적으로 증가한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시장에 나온 약은 시판후조사(PMS)라는 임상시험을 거쳐야 해 결국 임상산업은 계속 커진다. IB업계는 통제할 수 없는 원인으로 제약·바이오 산업 또는 경기 전체 가 위축되거나 임상실패로 신약개발환경이 위축되는 경우가 아니면 임상시험산업 규모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임상시험 메카가 된 한국
단일국가 임상시험 기준으로 한국은 전 세계 3위다. 도시 기준으로는 서울이 3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임상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제약사들이 늘어나는 까닭으로 업계는 우수한 국내 의료 인프라를 꼽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안전센터 등이 올 4월에 발표한 세계보건안전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평가대상 195개국 중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 대응을 비롯해 종합적으로 평가한 순위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병원평가에서도 국내 병원 중 ‘빅 5’로 꼽히는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삼성병원이 50위 권에 등재됐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 성모병원은 100위권에 포진했다.
CRO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에 있어 투여 후 환자의 상태 호전 정도가 중요한 만큼 국내의 수준 높은 의료 인프라는 글로벌 제약업계에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CRO 매출, 5년 새 77.7% 증가
국내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이 늘어나는 만큼 국 내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의 매출도 따라 증가하 고 있다. CRO는 임상·비임상 시험 등을 수행하는 연구개발 대행기관이다. 2014년 2941억 원이던 업 계 연 매출이 2019년엔 5227억 원으로 상승했다. 5년 새 77.7% 증가한 수치이며, 연평균 성장률 (CAGR)은 12%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 등록된 CRO 기업의 수는 외국계 기업을 포함해 총 65개사다. 국내사가 45곳, 외국계 기업이 20곳이다. 국내사 중 대표적인 곳은 드림씨아이에스, 씨엔알리서치, LSK글로벌파마서 비스, 클립스 등이다. 외국계 기업으로는 아이콘코리아, 아이큐비아코리아, 코반스코리아, 한국파락셀 등을 꼽을 수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국내 CRO 기업의 매출 성장 속도다. 지난 5년간(2014~2019년) 외국계 CRO는 매출이 1917억 원에서 2643억 원으로 726억 (3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CRO는 1023억 원에서 2584억 원으로 1560억 원(152.5%) 늘어났다. 가파른 성장세 덕분에 국내 CRO 업체의 전체 매출도 외국계 CRO 업체와 견줄만해졌다.
국내 CRO 기업으로만 한정하면 소수 기업이 국내 CRO 산업 매출 중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기준 드림씨아이에스와 씨엔알리서치, 엘에스케이, 클립스의 매출 합계는 842억 원으로 업계 전체 매출의 32.6%였다.
국내 CRO와 외국계 CRO의 매출 비중은 품목별로 따지면 바이오의약품과 PMS 등에서 차이가 컸 다. 전통적인 합성의약품 임상 매출 비중에는 서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이나 항체 의약품, 첨단바이오의약품 등을 포괄한 바이오의 약품 품목에서 양 집단 간 차이가 벌어졌다.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외국계 CRO의 매출 비중은 49.5%인 반면 국내 CRO에서의 비중은 24.2%로 25.3%포인트 차이가 났다. 반면에 PMS, 의료기기, 의약외품 등을 포함한 기타 품목에선 국내 CRO의 매출 비중이 23.5%로 외국계 CRO(3.5%) 대비 20%포인트 더 높았다.
임상단계별로는 임상 1상과 임상 2상은 큰 차이가 없으나 임상 3상에서 국내사와 외국계 기업 간 유 의미한 차이가 벌어졌다. 전체 매출 중 임상 3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사에서 14.3%였지만 외국계 기업에선 42.4%였다.
질환별로는 항암제 임상에서 큰 차이가 났다. 국내 사에서 항암제 관련 임상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5.4%인 반면, 외국계 기업은 33.1%를 차지했다.
CRO 업계 관계자는 “소송에 필요한 로펌을 선택할 때도 유명·대형 로펌을 선택하는 것처럼 투자자들의 기대가 큰 최신 의약품에 대한 임상을 진행할 땐 국내사보다 유명 외국계 기업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산업 규모는 커지지만 영업이익률 아직 저조
임상산업 규모가 커지는 만큼 국내 CRO기업들의 매출도 커졌지만 영업이익이 높지 않은 것은 문제 점으로 꼽혔다.
2019년 기준 국내 4대 CRO 기업 중 적자를 보지 않은 곳은 드림씨아이에스 한 곳에 불과했다. 드림씨아이에스의 최대주주가 중국 최대 CRO 기업인 항저우타이거메드인 것을 감안해 이곳을 제외하면 국내 톱3 토종 CRO 기업 중 영업 이익을 낸 곳은 없는 셈이다.
엘에스케이와 클립스 등은 2019년뿐 아니라 2018년에도 영업손실을 봤다. 다행인 것은 엘에스케이와 올해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씨엔알리서치가 지난해 흑자전환을 했다. 지난해 엘에스케이는 14억2000만 원, 씨엔알 리서치는 5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특히 씨엔알 리서치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4.7%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4월호에 실렸습니다.
투자업계(IB)는 거시적으로 볼 때 임상시험산업의 시장 규모가 장기간 우상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여럿 있다.
우선 전 세계 제약산업 연구개발(R&D) 파이프라 인의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등록된 R&D 파이프라인의 수는 1만7737개로 2019년과 비교해 9.6% 증가했다. 파이프라인 수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임상시험에 대한 수요도 커진 다. 전임상부터 시작해 각 임상 단계까지 전방위적으로 증가한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시장에 나온 약은 시판후조사(PMS)라는 임상시험을 거쳐야 해 결국 임상산업은 계속 커진다. IB업계는 통제할 수 없는 원인으로 제약·바이오 산업 또는 경기 전체 가 위축되거나 임상실패로 신약개발환경이 위축되는 경우가 아니면 임상시험산업 규모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임상시험 메카가 된 한국
단일국가 임상시험 기준으로 한국은 전 세계 3위다. 도시 기준으로는 서울이 3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임상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제약사들이 늘어나는 까닭으로 업계는 우수한 국내 의료 인프라를 꼽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안전센터 등이 올 4월에 발표한 세계보건안전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평가대상 195개국 중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 대응을 비롯해 종합적으로 평가한 순위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병원평가에서도 국내 병원 중 ‘빅 5’로 꼽히는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삼성병원이 50위 권에 등재됐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 성모병원은 100위권에 포진했다.
CRO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에 있어 투여 후 환자의 상태 호전 정도가 중요한 만큼 국내의 수준 높은 의료 인프라는 글로벌 제약업계에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CRO 매출, 5년 새 77.7% 증가
국내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이 늘어나는 만큼 국 내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의 매출도 따라 증가하 고 있다. CRO는 임상·비임상 시험 등을 수행하는 연구개발 대행기관이다. 2014년 2941억 원이던 업 계 연 매출이 2019년엔 5227억 원으로 상승했다. 5년 새 77.7% 증가한 수치이며, 연평균 성장률 (CAGR)은 12%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 등록된 CRO 기업의 수는 외국계 기업을 포함해 총 65개사다. 국내사가 45곳, 외국계 기업이 20곳이다. 국내사 중 대표적인 곳은 드림씨아이에스, 씨엔알리서치, LSK글로벌파마서 비스, 클립스 등이다. 외국계 기업으로는 아이콘코리아, 아이큐비아코리아, 코반스코리아, 한국파락셀 등을 꼽을 수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국내 CRO 기업의 매출 성장 속도다. 지난 5년간(2014~2019년) 외국계 CRO는 매출이 1917억 원에서 2643억 원으로 726억 (3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CRO는 1023억 원에서 2584억 원으로 1560억 원(152.5%) 늘어났다. 가파른 성장세 덕분에 국내 CRO 업체의 전체 매출도 외국계 CRO 업체와 견줄만해졌다.
국내 CRO 기업으로만 한정하면 소수 기업이 국내 CRO 산업 매출 중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기준 드림씨아이에스와 씨엔알리서치, 엘에스케이, 클립스의 매출 합계는 842억 원으로 업계 전체 매출의 32.6%였다.
국내 CRO와 외국계 CRO의 매출 비중은 품목별로 따지면 바이오의약품과 PMS 등에서 차이가 컸 다. 전통적인 합성의약품 임상 매출 비중에는 서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이나 항체 의약품, 첨단바이오의약품 등을 포괄한 바이오의 약품 품목에서 양 집단 간 차이가 벌어졌다.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외국계 CRO의 매출 비중은 49.5%인 반면 국내 CRO에서의 비중은 24.2%로 25.3%포인트 차이가 났다. 반면에 PMS, 의료기기, 의약외품 등을 포함한 기타 품목에선 국내 CRO의 매출 비중이 23.5%로 외국계 CRO(3.5%) 대비 20%포인트 더 높았다.
임상단계별로는 임상 1상과 임상 2상은 큰 차이가 없으나 임상 3상에서 국내사와 외국계 기업 간 유 의미한 차이가 벌어졌다. 전체 매출 중 임상 3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사에서 14.3%였지만 외국계 기업에선 42.4%였다.
질환별로는 항암제 임상에서 큰 차이가 났다. 국내 사에서 항암제 관련 임상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5.4%인 반면, 외국계 기업은 33.1%를 차지했다.
CRO 업계 관계자는 “소송에 필요한 로펌을 선택할 때도 유명·대형 로펌을 선택하는 것처럼 투자자들의 기대가 큰 최신 의약품에 대한 임상을 진행할 땐 국내사보다 유명 외국계 기업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산업 규모는 커지지만 영업이익률 아직 저조
임상산업 규모가 커지는 만큼 국내 CRO기업들의 매출도 커졌지만 영업이익이 높지 않은 것은 문제 점으로 꼽혔다.
2019년 기준 국내 4대 CRO 기업 중 적자를 보지 않은 곳은 드림씨아이에스 한 곳에 불과했다. 드림씨아이에스의 최대주주가 중국 최대 CRO 기업인 항저우타이거메드인 것을 감안해 이곳을 제외하면 국내 톱3 토종 CRO 기업 중 영업 이익을 낸 곳은 없는 셈이다.
엘에스케이와 클립스 등은 2019년뿐 아니라 2018년에도 영업손실을 봤다. 다행인 것은 엘에스케이와 올해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씨엔알리서치가 지난해 흑자전환을 했다. 지난해 엘에스케이는 14억2000만 원, 씨엔알 리서치는 5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특히 씨엔알 리서치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4.7%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4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