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은 물고기한테 밥 주는 거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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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부 이야기다. 성격이 매우 급하고 욕설을 잘하는 남편과 그런 남편에게 화를 내지 않고 잘 참고 사는 부인이 있다. 하루는 남편이 결혼생활 30년 동안 자신의 성질을 잘 참아준 부인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그 비결을 물어 보았다.
“당신은 그동안 내가 밉고 화나지 않았어?”
“왜 안 미웠겠어요. 나도 사람인데!”
“그런데도 용케 잘 참았네.”
“그래서 화가 날 때마다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잘 풀었어요.”
“아무렴! 화장실을 청소한다고 화가 풀려?”
“당신 칫솔로 변기를 닦으면 화가 나도 금방 풀린답니다.”
“아!”
웃자고 한 글이지만 웃기지는 않는 글이다. 역시 남편과 아내는 생각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아내가 잘 참긴 참았지만 남편은 복수(?) 당한 사실을 30년 후에나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성경에서도 남자와 여자가 만들어진 재료와 방법이 다른 것처럼 부부로 만나 함께 살지만 남녀가 다른 것만은 제대로 인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필자 부부도 마찬가지다. TV 개그 프로그램을 보고 있을 때이다. 남편이 퉁명스럽게 한마디 한다.
“그게 뭐가 재밌어! 하나도 재미없고만!”
“호호호. 너무 웃기는데 왜?”
“참, 이해가 안 된다니까. 저런 게 웃기다니.”
그리고 몇 분 후 내가 웃지 않는 부분에서 남편은 박장대소를 한다. 우리 부부는 개그 한 토막을 보는 웃음 포인트마저 다르다.
또 다른 것 하나는 음식 앞에서 작아지는 남편이다. 남편은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식사 기도가 번갯불처럼 짧다. 그리고 필자가 식탁에 앉기도 전에 이미 음식을 먹어버린다.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이제는 남편 모르게 나름대로 방법을 찾았다. 밥과 기본 반찬은 먼저 올려놓고 그 날 메인 요리는 맨 나중에 필자가 앉기 직전 가져간다. 이것이 나를 배려하지 않는 남편에 대한 좀 쪼잔(?)하지만 사소한 복수다.
2년 전 제주도 한 호텔에서 캐나다 전 총리 조 클라크 JOE CLOCK 부부와 함께 투숙을 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클라크 부부와 조식 뷔페를 같은 시간대에 이용하다보니 서로 미소를 짓기도 했다. 한번은 클라크 총리가 혼자 와서 안절부절 하며 출입구를 주시하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필자도 은근히 보게 되었고 그러기를 한참 후 부인이 왔다.
‘아, 부인을 기다리는 거였구나!’ 싶은 찰나에 클라크 총리는 부인을 의자에 앉히자마자 음식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부리나케 갔다. 그들 부부 동선에는 늘 경호원들이 함께 했다. 그런데도 그는 부인을 그들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기다렸다. 저렇게 저돌적으로 음식을 가지러 갈만큼 매우 배가 고팠는데도 말이다.
“여보 당신도 저랬음 참 좋겠다!”
“여보 당신도 부인한테 좀 잘 해줘 봐!”
이렇게 기회를 빌려 말하면 남편의 답은 한결같다. 오히려 반문이 돌아온다.
“허 참, 잡은 물고기한테 밥 주는 거 봤어?” 누가 진짜 뭘 해달라는 게 아닌데, 평소 따뜻한 말 한마디, 부인을 배려해 달라는데 이렇게 부인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얼마 전 필자 지인이 친정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을 다녀왔다. 친정아버지께서 갑자기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지인은 진료를 받은 후 의사 선생님이 아주 심각한 얼굴을 해서 큰 병에 걸린 게 아닌지 순간이지만 염려했다고 한다.
“선생님, 무슨 큰 병에 걸린 건가요?”
“아닙니다!”
“요새 계속 힘도 없으시고.”
“아버님은 귀가 안 들리는 게 아니라 말귀를 잘 못 알아들으시는 겁니다.”
“네?”
올 한해 나라 안팎 이슈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소통>과 <불통> 이라고 본다. 어디 나라 안팎뿐이겠는가. TV속 소위 대박이 난 프로그램 제목도 <동상이몽>이다. 그만큼 한 이불을 덮고 사는 부부마저도 서로 생각이 다르고 심지어 속을 터놓아도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연말이다. 크리스마스도 다가온다. 남편들은 아내에게 일 년 동안 수고했다고 작은 선물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생각 있는(?) 남편들에겐 조금 부담스런 시즌이다. 남편들이 알아야할 게 있다. 선물은 기껏 몇 시간? 몇 날을 못 간다는 사실이다. 차라리 백화점에 돈 쓰지 말고, 오늘 저녁 아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해 보자.
“여보, 그동안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뭣이 중헌디! Ⓒjslee3082
“당신은 그동안 내가 밉고 화나지 않았어?”
“왜 안 미웠겠어요. 나도 사람인데!”
“그런데도 용케 잘 참았네.”
“그래서 화가 날 때마다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잘 풀었어요.”
“아무렴! 화장실을 청소한다고 화가 풀려?”
“당신 칫솔로 변기를 닦으면 화가 나도 금방 풀린답니다.”
“아!”
웃자고 한 글이지만 웃기지는 않는 글이다. 역시 남편과 아내는 생각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아내가 잘 참긴 참았지만 남편은 복수(?) 당한 사실을 30년 후에나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성경에서도 남자와 여자가 만들어진 재료와 방법이 다른 것처럼 부부로 만나 함께 살지만 남녀가 다른 것만은 제대로 인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필자 부부도 마찬가지다. TV 개그 프로그램을 보고 있을 때이다. 남편이 퉁명스럽게 한마디 한다.
“그게 뭐가 재밌어! 하나도 재미없고만!”
“호호호. 너무 웃기는데 왜?”
“참, 이해가 안 된다니까. 저런 게 웃기다니.”
그리고 몇 분 후 내가 웃지 않는 부분에서 남편은 박장대소를 한다. 우리 부부는 개그 한 토막을 보는 웃음 포인트마저 다르다.
또 다른 것 하나는 음식 앞에서 작아지는 남편이다. 남편은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식사 기도가 번갯불처럼 짧다. 그리고 필자가 식탁에 앉기도 전에 이미 음식을 먹어버린다.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이제는 남편 모르게 나름대로 방법을 찾았다. 밥과 기본 반찬은 먼저 올려놓고 그 날 메인 요리는 맨 나중에 필자가 앉기 직전 가져간다. 이것이 나를 배려하지 않는 남편에 대한 좀 쪼잔(?)하지만 사소한 복수다.
2년 전 제주도 한 호텔에서 캐나다 전 총리 조 클라크 JOE CLOCK 부부와 함께 투숙을 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클라크 부부와 조식 뷔페를 같은 시간대에 이용하다보니 서로 미소를 짓기도 했다. 한번은 클라크 총리가 혼자 와서 안절부절 하며 출입구를 주시하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필자도 은근히 보게 되었고 그러기를 한참 후 부인이 왔다.
‘아, 부인을 기다리는 거였구나!’ 싶은 찰나에 클라크 총리는 부인을 의자에 앉히자마자 음식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부리나케 갔다. 그들 부부 동선에는 늘 경호원들이 함께 했다. 그런데도 그는 부인을 그들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기다렸다. 저렇게 저돌적으로 음식을 가지러 갈만큼 매우 배가 고팠는데도 말이다.
“여보 당신도 저랬음 참 좋겠다!”
“여보 당신도 부인한테 좀 잘 해줘 봐!”
이렇게 기회를 빌려 말하면 남편의 답은 한결같다. 오히려 반문이 돌아온다.
“허 참, 잡은 물고기한테 밥 주는 거 봤어?” 누가 진짜 뭘 해달라는 게 아닌데, 평소 따뜻한 말 한마디, 부인을 배려해 달라는데 이렇게 부인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얼마 전 필자 지인이 친정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을 다녀왔다. 친정아버지께서 갑자기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지인은 진료를 받은 후 의사 선생님이 아주 심각한 얼굴을 해서 큰 병에 걸린 게 아닌지 순간이지만 염려했다고 한다.
“선생님, 무슨 큰 병에 걸린 건가요?”
“아닙니다!”
“요새 계속 힘도 없으시고.”
“아버님은 귀가 안 들리는 게 아니라 말귀를 잘 못 알아들으시는 겁니다.”
“네?”
올 한해 나라 안팎 이슈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소통>과 <불통> 이라고 본다. 어디 나라 안팎뿐이겠는가. TV속 소위 대박이 난 프로그램 제목도 <동상이몽>이다. 그만큼 한 이불을 덮고 사는 부부마저도 서로 생각이 다르고 심지어 속을 터놓아도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연말이다. 크리스마스도 다가온다. 남편들은 아내에게 일 년 동안 수고했다고 작은 선물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생각 있는(?) 남편들에겐 조금 부담스런 시즌이다. 남편들이 알아야할 게 있다. 선물은 기껏 몇 시간? 몇 날을 못 간다는 사실이다. 차라리 백화점에 돈 쓰지 말고, 오늘 저녁 아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해 보자.
“여보, 그동안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뭣이 중헌디! Ⓒjslee3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