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에르메스 등 명품주가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가는 대신 명품을 구입하는 보복소비가 폭발했지만, 공급이 이를 못 따라가는 쇼티지(shortage·공급 부족) 현상이 벌어지면서다. 재고를 불태워서라도 희소가치를 지키는 명품은 수요에 맞춰 공급을 늘리지 않아 당분간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9일 세계 최대 명품그룹 LVMH는 0.38% 오른 588.30유로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VMH는 루이비통, 펜디, 크리스찬디올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를 다수 두고 있다. 이 종목의 주가는 이달 들어 2.9% 올랐다. 지난 1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날 에르메스 역시 사상 최고가인 989.60유로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주당 991.80유로까지 올라 1000유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명품주가 강세를 보이는 건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면세쇼핑을 즐기지 못한 지 1년이 넘어가자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명품 수요가 폭발해서다.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매장으로 달려가는 ‘오픈런’, 퇴근길을 재촉해 백화점으로 향하는 ‘퇴근런’ 같은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명품 소비 성향이 높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샤넬, 셀린느 등 명품 브랜드들이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는 건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르메스코리아는 지난해 4190억9555만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보다 매출이 15.8% 늘었다. 국내에서만 하루 11억원 넘는 매출을 기록한 셈이다. 영업이익도 2019년 1150억7418만원에서 지난해 1333억8677만원으로 15.9% 증가했다.

이들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상승세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일 기준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은 1년 수익률이 78.03%에 달한다. 1개월 수익률은 6.14%를 기록했다. 해외주식형 소비재섹터 상품의 1년 평균 수익률(46.39%)과 1개월 평균 수익률(-2.62%)을 크게 웃돈다. 이 펀드는 테슬라를 비롯해 스위스 리치몬트그룹, 미국 유명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 몽클레어, LVMH, 케링, 페라리, 에르메스 등에 투자하고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