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포브스 인터뷰…"다치고 공격받을까 봐 염려하더라, 끔찍한 일"
여우조연상 선두 평가에 "인생은 나쁘지 않아, 놀라움으로 가득"
윤여정 "오스카 시상식 가려는데 아들이 증오범죄 때문에 걱정"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이 오스카 시상식 참석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에 사는 아들이 아시안 증오범죄 때문에 자신의 미국 방문을 걱정하고 있다는 얘기를 털어놨다.

윤여정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 두 아들은 한국계 미국인인데,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아들이 오스카 시상식을 위해 미국에 가려는 나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아들은 "길거리에서 어머니가 다칠 수도 있다.

어머니는 노인이라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들(증오범죄 가해자들)은 노인을 노리고 있다"고 염려한다면서 아들이 경호원 필요성까지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들은 내가 (증오범죄) 공격을 받을까 봐 걱정하고 있다"며 "이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카데미는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과 '미나리'에 함께 출연한 한예리에게 시상식 참석을 요청했고, 두 배우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는 윤여정이 미국 배우조합(SAG) 여우조연상과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잇달아 거머쥠에 따라 오는 25일 열리는 아카데미에서도 "선두주자로서 빠르게 탄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한국말로 한국에서처럼 연기를 했을 뿐인데, 미국 사람들로부터 이렇게 많은 평가를 받을 줄 기대도 못 했다"며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히 저는 배우들 간의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배우들은 영화마다 다른 역할을 연기하고 이것을 비교할 방법이 없다"며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5명 모두 사실상 승자"라고 강조했다.
윤여정 "오스카 시상식 가려는데 아들이 증오범죄 때문에 걱정"
윤여정은 그러면서 결혼과 미국 이주, 이혼의 경험이 현재의 자신을 키운 원동력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1970년대에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10여 년을 미국에서 살다가 이혼한 뒤 한국에서 다시 배우 생활을 시작했고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그는 "과거 한국에선 결혼하면 특히 여배우의 경우 경력이 끝났다"며 "나는 연기를 그만둘 생각이 없었지만, 주부가 됐고 그냥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혼 경험에 대해서도 "그 당시만 해도 이혼은 주홍글씨 같았고 '고집 센 여자'라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이혼녀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결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어긴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는 텔레비전에 나오거나 일자리를 얻을 기회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끔찍한 시간이었다.

두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어떤 역할이라도 맡으려 노력했고 과거 한때 스타였을 때의 자존심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며 "그때부터 아주 성숙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회고했다.

그는 "(저 이전에) 한국 영화 역사상 오스카 (연기상) 후보에 오른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슬프다"면서도 "저는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인생은 나쁘지 않으며 놀라움으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