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재건축 속도전' 기대…잠실·목동·상계가 들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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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시, 집값 자극 우려해 무작정 규제 완화 않을 듯
"규제풀면 당장은 오르겠지만…공급 확대로 시장 안정 기대"
"규제풀면 당장은 오르겠지만…공급 확대로 시장 안정 기대"
“2002년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승인을 받은 지 19년이 지났지만 아직 조합도 설립하지 못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시 왔으니 조합 설립부터 추진할 계획입니다.”(은마 소유주 협의회 관계자)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는데 6단지만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하는 건 공평하지 않습니다. 서울시에 ‘깜깜이 안전진단’에 대한 개선을 요청할 계획입니다.”(목동11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 관계자)
서울 재건축 시장에서 35층 층수 제한 등의 규제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사실상 중단됐던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조짐을 보이자 가격도 치솟고 있다.
안전진단 기준 완화 기대가 커진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와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에도 매수세가 붙고 있다. 목동13단지 전용 122㎡는 지난달 17일 21억50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존 최고가(20억원)와 비교해 1억5000만원 뛰었다. 상계주공7단지 전용 79㎡도 지난달 15일 12억4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현재 목동신시가지아파트는 14개 단지가 모두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목동9단지에 이어 최근 목동11단지까지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2차 안전진단)에서 최종 탈락했다. 목동 M공인 관계자는 “오 시장이 수차례 목동신시가지와 상계주공을 언급하면서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며 “완화 권한을 가진 정부도 주민들의 바람을 무작정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계주공은 1·5·6·11단지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고 2·3·4·7·9·10·12·13·14·16단지가 예비안전진단을 추진 중이다.
취임 후 부동산 관련 첫 방문지로 규제 완화를 약속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 대신 소규모 빌라 재건축 사업지를 택한 건 재건축 집값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칫 서울 전체로 급등세가 번지면 받게 될 역풍을 우려해 완급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지난 11일 국민의힘과의 정책협의회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가 서울 집값을 끌어올리지 않도록 신속하지만 신중하게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직후 한 방송 인터뷰에서도 “(규제 완화를) 너무 서두르다가, 또 동시다발적으로 하다가 주변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정부 역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당장 집값을 자극할 수 있는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에 쉽사리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은 무주택자 대출규제 완화 등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면 단기적인 가격 상승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제대로 된 공급 확대 시그널을 주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인기 주거지역은 대부분 정부의 공공 주도 개발을 외면하고 있다”며 “재건축을 통해 강남 목동 등에서 공급이 나와야 수급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는 재건축을 풀면 강남 집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규제를 쏟아내다가 결국 서울 전체 집값을 올렸다”며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규제 완화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장현주/신연수 기자 blacksea@hankyung.com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는데 6단지만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하는 건 공평하지 않습니다. 서울시에 ‘깜깜이 안전진단’에 대한 개선을 요청할 계획입니다.”(목동11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 관계자)
서울 재건축 시장에서 35층 층수 제한 등의 규제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사실상 중단됐던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조짐을 보이자 가격도 치솟고 있다.
대치·잠실·상계·목동 재건축 신고가
강남구 대치동 은마와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에서는 연일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은마 전용 76㎡는 지난달 2일 22억4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됐다. 올 2월 22억원에 거래된 뒤 4000만원 올랐다. 주공5단지 전용 82㎡는 2월 26억81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1월 23억원보다 3억8100만원 올랐다. 대치동 K공인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후로 매수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거래가 많지는 않지만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안전진단 기준 완화 기대가 커진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와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에도 매수세가 붙고 있다. 목동13단지 전용 122㎡는 지난달 17일 21억50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존 최고가(20억원)와 비교해 1억5000만원 뛰었다. 상계주공7단지 전용 79㎡도 지난달 15일 12억4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현재 목동신시가지아파트는 14개 단지가 모두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목동9단지에 이어 최근 목동11단지까지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2차 안전진단)에서 최종 탈락했다. 목동 M공인 관계자는 “오 시장이 수차례 목동신시가지와 상계주공을 언급하면서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며 “완화 권한을 가진 정부도 주민들의 바람을 무작정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계주공은 1·5·6·11단지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고 2·3·4·7·9·10·12·13·14·16단지가 예비안전진단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 ‘속도 조절’ 나서나
재건축 시장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자 서울시는 규제 완화 ‘속도 조절’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가로주택정비사업지인 강동구 성내동 ‘라움포레’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총면적 1만㎡ 이하 소규모 재건축 사업으로, 빌라 등 공동주택 20가구 이상이 모여 추진할 수 있다. 다만 관련 부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날 방문 일정이 취소됐다.취임 후 부동산 관련 첫 방문지로 규제 완화를 약속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 대신 소규모 빌라 재건축 사업지를 택한 건 재건축 집값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칫 서울 전체로 급등세가 번지면 받게 될 역풍을 우려해 완급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지난 11일 국민의힘과의 정책협의회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가 서울 집값을 끌어올리지 않도록 신속하지만 신중하게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직후 한 방송 인터뷰에서도 “(규제 완화를) 너무 서두르다가, 또 동시다발적으로 하다가 주변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정부 역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당장 집값을 자극할 수 있는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에 쉽사리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은 무주택자 대출규제 완화 등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면 단기적인 가격 상승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제대로 된 공급 확대 시그널을 주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인기 주거지역은 대부분 정부의 공공 주도 개발을 외면하고 있다”며 “재건축을 통해 강남 목동 등에서 공급이 나와야 수급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는 재건축을 풀면 강남 집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규제를 쏟아내다가 결국 서울 전체 집값을 올렸다”며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규제 완화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장현주/신연수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