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그동안 물밑에서 준비해온 자회사의 상장 작업도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11번가·티맵모빌리티·웨이브…알짜 자회사들, 줄상장 '채비'
SK텔레콤은 그동안 비통신 사업의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 왔다. 그러려면 해당 사업을 맡은 자회사들의 상장이 불가피하다는 게 SK텔레콤의 판단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그동안 자회사 상장 의지를 수차례 내비쳐온 이유다. 올 들어선 사내에 기업공개(IPO) 전담조직을 신설해 SK브로드밴드, ADT캡스, 원스토어, 웨이브, 티맵모빌리티, 11번가 등 주요 자회사의 상장을 위한 세부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현재 가장 먼저 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앱마켓 운영회사인 원스토어다. 지난해 9월 KB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IPO 준비를 시작했다. 올 하반기 증시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KT(210억원)와 LG유플러스(50억원)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기업가치(지분 100% 기준)를 약 677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원스토어의 뒤를 이을 주자는 보안업체 ADT캡스가 꼽힌다. 재무적 투자자인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에 약속했던 상장 시점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어서다. SK텔레콤은 2018년 ADT캡스 인수 당시 맥쿼리운용에 이르면 2023년까지 ADT캡스를 상장하겠다고 약속했다. ADT캡스는 지난해 말 SK그룹의 또 다른 보안회사인 SK인포섹과 합병해 덩치를 한층 키웠다. 지분구조도 간결하게 바꿨다. 지배구조상 모회사인 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를 흡수합병해 SK텔레콤의 자회사가 됐다.

지난해 10월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11번가와 이달 초 40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티맵모빌리티 역시 IPO 후발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e커머스와 모바일 플랫폼시장의 성장세 속에서 이들 기업이 얼마나 빠르게 덩치를 키우느냐가 증시 입성 시기를 좌우할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