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석칼럼] MZ 세대와 선거 그리고 가상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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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필자는 국제 외교, 정치, 경제 등 다양한 장르의 칼럼을 쓰고 있다. 지난해 중반부터 가상화폐 관련 글을 썼는데 다른 주제 글보다 보통 구독률이 5배 이상 많다.
지난주 금요일에도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파일 코인을 미·중 패권전쟁 관련 시각으로 다룬 글을 올렸다. 올리자마자 하루 만에 다른 부문의 글이 일주일 동안 보여준 구독률을 기록하고 단숨에 ‘베스트 주간 1위’를 차지한다.
비트코인 하나의 시가총액이 1.300조 원에 육박하고 한국 가상화폐 일일 거래액이 17조 원 규모로 코스피 거래액을 넘어선 지 오래다. 가상화폐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고. 그만큼 가상화폐 재테크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다.
특히 가상화폐 시장은 24시간 365일 휴일 없이 거래하고 있는데 문제는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든 사람 중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20·30세대가 많다는 점이다.
20·30세대는 현 정부 들어 급등한 부동산 시장에 올라타지 못하자 단번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암호화폐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실제 업비트에 실명 인증 계좌를 제공하는 케이뱅크의 경우 올 1분기 신규 가입자(172만 명) 중 20·30세대 비중이 68.9%에 달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이 올해 1~2월 130만 명 회원 거래상황을 분석한 결과, 일 인당 평균 투자액은 약 1200만 원이다.
암호화폐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본인만 뒤처질 수 있다는 ‘포모(Fearing Of Missing Out·FOMO) 증후군’이 확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아파트가 폭등하자 영혼까지 끌어다 올인(All in)한다는 이른바 ‘영끌’ 현상이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가상화폐 발행자들이 만든 이른바 백서 (White paper)를 심사하고 비용을 받아 거래소에 상장(등록, 공개, ICO 등 다 비슷한 의미)시켜준다.
한국에 가상화폐 거래소만 100여 개가 넘고 거래되는 가상화폐 종류만 약 9000여 개에 달한다. 가상화폐 시가총액의 약 60%는 비트코인이고 나머지는 모두 알트코인이다.
가상화폐 투자자 중 전문가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가상화폐가 주식처럼 오르고 내리니까 정확한 정보 분석도 없이 뭔지도 잘 모르고 거래한다. 검증된 단체에서 분석해주는 곳도 거의없어 아주 위험하다.
지난달 8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가상화폐의 대표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7일 하루에만 1,100만 원 가까이 출렁이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비트코인 이외의 가상화폐인 이더리움·리플·도지 코인 등 ‘알트코인’의 변동성은 이보다 훨씬 컸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고에 나섰다.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은 7일 오후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법무부·경찰청 등과 관계 부처 회의를 열고 “가상자산은 법정화폐, 금융 투자 상품이 아니며 누구도 가치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불법행위, 투기적 수요, 국내외 규제 환경 변화 등에 따라 언제든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가상자산 채굴·투자·매매 등은 자기 책임으로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라고 역설했다. 쉽게 말하면 알아서 하라는 말과 같다. 참 편리한 행정이고 달리 대책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의미로 들린다.
이러한 MZ 세대가 도전적이고 진취적이며 미래 발전적인 일에 집중하기보다 온종일 등락 폭이 커 도박에 가까운 가상화폐 시세만 들여다보고 있다면 나라의 장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왜 그럴까? 자본주의의 매력과 독(毒)인 대량생산이 이제는 한계성에 다다라 경제성장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졌고 사차산업혁명시대에 들어서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사태로 모든 경제 상황이 악화하였고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집값은 폭등했다.
부모가 물려주거나 비정상적인 방법이 아니고는 서울은커녕 수도권에 집을 산다는 것은 꿈이 되고 말았다. 일자리 감소 등으로 수입이 적거나 없는데 연애는 물론이고 결혼, 자녀 출산을 할 수 있을까?
중간 사다리가 없어진 상태에서 위험하더라도 한방을 기대할 수 있는 곳으로 그나마 가지고 있는 돈을 희망과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몰빵 (분산하지 않고 한 곳에 몰아서 하는 투자라는 속어)하는 것이리라.
한국의 MZ 세대에게는 진보와 보수라는 정치적 이념 등은 관심도 없고 오로지 자신들이 처한 현실과 미래를 위하여 누가 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고 마음에 드는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할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한 청년의 울부짖음에 가까운 청원 내용이 아프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자살을 고민한다는 제목으로 호소를 시작하며 “불안한 미래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누구나 오늘을 열심히 살면 안락한 집과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너무 올라버린 집값으로 그것은 꿈이 됐다”라고 말했다.
또 “주식투자에 몰두하는 20·30,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20·30, 결혼을 미루고 혼자 사는 20·30, 출산하지 않고 사는 20·30을 욕하지 말라”라고 강조했다.
청원인의 외침은 근로소득으로 집을 살 수 없게 되고, 불안한 미래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며,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으로 결혼이 ‘꿈’이 되면서, 대한민국의 사교육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는 세대의 결정이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에 대한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 즉 전체 인구의 노령화지수는 2019년 7월 기준 119.4로 이미 100을 넘은 상태다. 노령화지수는 2045년에는 300 가까이 이를 것으로 보인다. 청년 한 명이 노인 3명을 봉양해야 한다. 인구절벽과 고령화, 이제 우리의 현실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3일(미국시간) 한국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부채 부담이 폭발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사상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노인 인구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한국의 인구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이고 그래서 해외 의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속해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하여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다음세대를 이어갈 젊은이들이 가격 등락에 따라 인생이 뒤바뀌며 국익에도 도움이 안 되는 가상화폐 거래에만 인생을 건다면 우리의 미래가 없다.
대세는 디지털 화폐, 디지털 자산, 디지털뱅킹, 디지털 경제 시대이다. 그중 하나가 가상화폐이다. 더구나 지금 미국과 중국이 데이터 패권, 달러 패권을 두고 파일 코인 등 가상화폐 부문도 치열하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이 차라리 좋은 두뇌와 훌륭한 IT 인프라를 이용하여 가상화폐를 포함한 디지털 화폐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 새로운 제도 새로운 상품을 한국이 만들어 개인은 물론이고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시각이 필요하고 여기에 대하여 이미 필자는 지난달 2일에 “ [박대석 칼럼] 미·중 패권전쟁, 한국이 세계 디지털 화폐 주도한다면”의 글에 당위성을 알린 바 있다.
현재는 정부도 가상화폐에 관한 영업법 등을 만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자금세탁 등을 막기 위하여 ‘특금법’으로만 간접 규제하고 있다. 이제 우수리 따먹는 판에 우리 젊은이들이 남몰래 가상화폐 시세판을 보게 해서는 안 된다.
규제보다는 적극적으로 제대로 활성화 하여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도록 정부와 기득권층이 판을 갈고 문을 열어 주어야 한다. 과거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게임을 만들고 규제로 인하여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뺏긴 재판을 보는 듯하다.
MZ 세대의 거침없는 투기성 투자는 X세대(Y세대 이전) Y세대(1980~2000년생)가 만든 부조리와 불확실성 등 모든 부정적인 면을 보고 스스로 깨우치고 선택한 그들만의 살아가는 방식이고 탈출구이다.
청년의 다양한 재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취업이 아닌 창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한두 번의 스타트업 실패가 인생 실패로 연결되지 않도록 패자부활전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취업을 선택한 청년이 경험할 수 있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부당한 차별을 줄여서 비정규직도 노동 탄력성 및 유연성의 장점으로 살리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차산업혁명시대는 어느 한 곳에 소속되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른바 '긱 워커(Gig Worker)'가 늘어나는 것이 당연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기본적인 대우를 불리하게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참고로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에서는 연주자를 그때그때 섭외하여 단기 계약을 맺어 공연했는데, 이러한 공연을 Gig이라고 표현하였다.
미래학자들은 21세기 중엽이 되면 OECD 국가의 경우 인구의 75%가 ‘쓸모없는 계급’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과거 산업화 흐름 속에서 밀려난 무산자( proletariat)와 달리 이번 4차 산업혁명에서 밀려나는 실업자들은 불안정한, 직업 정체성을 못 가지는 시간제 노동자’라는 뜻의 프레카리아트 (precariat)라는 새로운 유형의 실업자 계급이 된다.
이미 시작되고 있는 현상이고 그 처음 대상이 지금의 MZ 세대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정한 관계 형성 등을 통해 약 664만 중소기업에서도 젊은이들이 능력을 키우고 성공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직 단계 및 취업 초기 단계에서는 특히 경제적 부담이 큰 주거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주거 문제는 사회이동성과 관련하여 가장 필수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줌과 동시에 삶의 질과도 관련이 깊다.
이번 시장 선거에서도 가장 예민한 이슈는 젊은이들의 집 문제였다.
현재 청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주거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정책의 실효성, 체감도는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보다 적극적이고 전면적인 개입을 통해 1인 가구, 대학생, 신혼부부 등을 위한 소형 주택 마련 등 맞춤형 공급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 또 그 외에도 사회적, 문화적 격차를 줄이는 다차원적 정책 방안이 요구된다. X, Y 세대는 부모님들의 헌신적인 희생으로 먹고 자는 문제에서 해방되어 자신의 행복을 챙길 수 있도록 하였는데 현재의 기성세대와 정부는 과연 MZ 세대들에게 그러한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때이다.
상명하복에 익숙한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는 소통과 공정성·투명성을 중시하는 특성을 지녔다. 이들은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소셜 미디어에서 결집하고 있다.
아마 내년 3월에 새로 선출될 대통령은 MZ 세대의 당면 현안과 희망적인 미래에 대하여 구체적 해결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인이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내일이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박대석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지난주 금요일에도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파일 코인을 미·중 패권전쟁 관련 시각으로 다룬 글을 올렸다. 올리자마자 하루 만에 다른 부문의 글이 일주일 동안 보여준 구독률을 기록하고 단숨에 ‘베스트 주간 1위’를 차지한다.
비트코인 하나의 시가총액이 1.300조 원에 육박하고 한국 가상화폐 일일 거래액이 17조 원 규모로 코스피 거래액을 넘어선 지 오래다. 가상화폐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고. 그만큼 가상화폐 재테크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다.
▲ 가상화폐 시장 68%가 20·30세대
코로나 유동성과 함께 기성세대를 포함하여 많은 젊은 세대들이 주식, 가상화폐, 아파트에 관심과 돈이 몰리고 있다. 경기가 좋으면 임대수익을 바라고 상업용 부동산에 자금이 가겠지만 코로나로 장사가 장기간 안되니 환가성이 좋은 아파트와 주식에 비정상적으로 투자가 쏠리고 있다.특히 가상화폐 시장은 24시간 365일 휴일 없이 거래하고 있는데 문제는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든 사람 중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20·30세대가 많다는 점이다.
20·30세대는 현 정부 들어 급등한 부동산 시장에 올라타지 못하자 단번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암호화폐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실제 업비트에 실명 인증 계좌를 제공하는 케이뱅크의 경우 올 1분기 신규 가입자(172만 명) 중 20·30세대 비중이 68.9%에 달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이 올해 1~2월 130만 명 회원 거래상황을 분석한 결과, 일 인당 평균 투자액은 약 1200만 원이다.
암호화폐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본인만 뒤처질 수 있다는 ‘포모(Fearing Of Missing Out·FOMO) 증후군’이 확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아파트가 폭등하자 영혼까지 끌어다 올인(All in)한다는 이른바 ‘영끌’ 현상이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 롤러코스터 가상화폐 시장
가상화폐는 주식처럼 국가 전문기관인 증권거래소(한국은 한국 거래소)에서 엄정한 자격을 갖춘 회사의 상장요건을 거치지 않아 허상의 코인이 많다.가상화폐 거래소가 가상화폐 발행자들이 만든 이른바 백서 (White paper)를 심사하고 비용을 받아 거래소에 상장(등록, 공개, ICO 등 다 비슷한 의미)시켜준다.
한국에 가상화폐 거래소만 100여 개가 넘고 거래되는 가상화폐 종류만 약 9000여 개에 달한다. 가상화폐 시가총액의 약 60%는 비트코인이고 나머지는 모두 알트코인이다.
가상화폐 투자자 중 전문가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가상화폐가 주식처럼 오르고 내리니까 정확한 정보 분석도 없이 뭔지도 잘 모르고 거래한다. 검증된 단체에서 분석해주는 곳도 거의없어 아주 위험하다.
지난달 8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가상화폐의 대표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7일 하루에만 1,100만 원 가까이 출렁이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비트코인 이외의 가상화폐인 이더리움·리플·도지 코인 등 ‘알트코인’의 변동성은 이보다 훨씬 컸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고에 나섰다.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은 7일 오후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법무부·경찰청 등과 관계 부처 회의를 열고 “가상자산은 법정화폐, 금융 투자 상품이 아니며 누구도 가치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불법행위, 투기적 수요, 국내외 규제 환경 변화 등에 따라 언제든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가상자산 채굴·투자·매매 등은 자기 책임으로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라고 역설했다. 쉽게 말하면 알아서 하라는 말과 같다. 참 편리한 행정이고 달리 대책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의미로 들린다.
▲ MZ 세대는 왜 가상화폐에 올인 하나?
MZ 세대라는 말은 밀레니얼(Millennials)의 M과 제네레이션(Generation)의 Z가 합쳐진 말이다. 15세~39세 사이로 현재 17.3백만 명이 넘는다. 총인구의 33.7%에 해당한다. 사실상 바로 얼마 뒤 대한민국의 중추가 될 중요한 세대이다.이러한 MZ 세대가 도전적이고 진취적이며 미래 발전적인 일에 집중하기보다 온종일 등락 폭이 커 도박에 가까운 가상화폐 시세만 들여다보고 있다면 나라의 장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왜 그럴까? 자본주의의 매력과 독(毒)인 대량생산이 이제는 한계성에 다다라 경제성장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졌고 사차산업혁명시대에 들어서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사태로 모든 경제 상황이 악화하였고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집값은 폭등했다.
부모가 물려주거나 비정상적인 방법이 아니고는 서울은커녕 수도권에 집을 산다는 것은 꿈이 되고 말았다. 일자리 감소 등으로 수입이 적거나 없는데 연애는 물론이고 결혼, 자녀 출산을 할 수 있을까?
중간 사다리가 없어진 상태에서 위험하더라도 한방을 기대할 수 있는 곳으로 그나마 가지고 있는 돈을 희망과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몰빵 (분산하지 않고 한 곳에 몰아서 하는 투자라는 속어)하는 것이리라.
▲ 서울 및 부산 시장 선거 20·30세대 표심은 무엇을 말하나.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의 72.5%가, 30대 남성의 63.8% 오세훈 서울시장을 택했다. 연애와 결혼 그리고 이후 가정생활의 경제활동 등 주도적 역할과 책임을 질 남성들이 현재의 여당을 지지하지 않은 것은 MZ세대 남성들의 현실적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한국의 MZ 세대에게는 진보와 보수라는 정치적 이념 등은 관심도 없고 오로지 자신들이 처한 현실과 미래를 위하여 누가 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고 마음에 드는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할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한 청년의 울부짖음에 가까운 청원 내용이 아프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자살을 고민한다는 제목으로 호소를 시작하며 “불안한 미래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누구나 오늘을 열심히 살면 안락한 집과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너무 올라버린 집값으로 그것은 꿈이 됐다”라고 말했다.
또 “주식투자에 몰두하는 20·30,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20·30, 결혼을 미루고 혼자 사는 20·30, 출산하지 않고 사는 20·30을 욕하지 말라”라고 강조했다.
청원인의 외침은 근로소득으로 집을 살 수 없게 되고, 불안한 미래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며,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으로 결혼이 ‘꿈’이 되면서, 대한민국의 사교육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는 세대의 결정이라는 것이다.
▲ 저출산은 국가재앙.
2018년도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98명이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2100년에는 인구 2천만 명 수준이 된다. 인구 감소 기간에 겪어야 할 고통이 클 것이다. 그뿐 만이 아니다.현재 우리나라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에 대한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 즉 전체 인구의 노령화지수는 2019년 7월 기준 119.4로 이미 100을 넘은 상태다. 노령화지수는 2045년에는 300 가까이 이를 것으로 보인다. 청년 한 명이 노인 3명을 봉양해야 한다. 인구절벽과 고령화, 이제 우리의 현실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3일(미국시간) 한국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부채 부담이 폭발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사상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노인 인구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한국의 인구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이고 그래서 해외 의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속해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하여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다음세대를 이어갈 젊은이들이 가격 등락에 따라 인생이 뒤바뀌며 국익에도 도움이 안 되는 가상화폐 거래에만 인생을 건다면 우리의 미래가 없다.
▲ 가상화폐, 디지털 화폐 차라리 주도해야!
국내 토종 가상화폐도 있지만,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와 디지털 화폐의 대부분 기술과 제도는 미국 등에서 주도하고 있다. 한국은 그들이 만든 판에서 우리의 젊은이들이 들러리를 서고 있는 형국이다.대세는 디지털 화폐, 디지털 자산, 디지털뱅킹, 디지털 경제 시대이다. 그중 하나가 가상화폐이다. 더구나 지금 미국과 중국이 데이터 패권, 달러 패권을 두고 파일 코인 등 가상화폐 부문도 치열하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이 차라리 좋은 두뇌와 훌륭한 IT 인프라를 이용하여 가상화폐를 포함한 디지털 화폐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 새로운 제도 새로운 상품을 한국이 만들어 개인은 물론이고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시각이 필요하고 여기에 대하여 이미 필자는 지난달 2일에 “ [박대석 칼럼] 미·중 패권전쟁, 한국이 세계 디지털 화폐 주도한다면”의 글에 당위성을 알린 바 있다.
현재는 정부도 가상화폐에 관한 영업법 등을 만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자금세탁 등을 막기 위하여 ‘특금법’으로만 간접 규제하고 있다. 이제 우수리 따먹는 판에 우리 젊은이들이 남몰래 가상화폐 시세판을 보게 해서는 안 된다.
규제보다는 적극적으로 제대로 활성화 하여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도록 정부와 기득권층이 판을 갈고 문을 열어 주어야 한다. 과거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게임을 만들고 규제로 인하여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뺏긴 재판을 보는 듯하다.
MZ 세대의 거침없는 투기성 투자는 X세대(Y세대 이전) Y세대(1980~2000년생)가 만든 부조리와 불확실성 등 모든 부정적인 면을 보고 스스로 깨우치고 선택한 그들만의 살아가는 방식이고 탈출구이다.
▲ 긱 워커(Gig Worker) 시대인데 비정규직 차별받아서는 안 돼!
젊은이들에게 계층 이동의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구직 단계에 있는 청년층에게는 직업 능력 계발을 위한 경제적 지원과 일자리 소개를 적극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청년의 다양한 재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취업이 아닌 창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한두 번의 스타트업 실패가 인생 실패로 연결되지 않도록 패자부활전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취업을 선택한 청년이 경험할 수 있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부당한 차별을 줄여서 비정규직도 노동 탄력성 및 유연성의 장점으로 살리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차산업혁명시대는 어느 한 곳에 소속되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른바 '긱 워커(Gig Worker)'가 늘어나는 것이 당연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기본적인 대우를 불리하게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참고로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에서는 연주자를 그때그때 섭외하여 단기 계약을 맺어 공연했는데, 이러한 공연을 Gig이라고 표현하였다.
미래학자들은 21세기 중엽이 되면 OECD 국가의 경우 인구의 75%가 ‘쓸모없는 계급’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과거 산업화 흐름 속에서 밀려난 무산자( proletariat)와 달리 이번 4차 산업혁명에서 밀려나는 실업자들은 불안정한, 직업 정체성을 못 가지는 시간제 노동자’라는 뜻의 프레카리아트 (precariat)라는 새로운 유형의 실업자 계급이 된다.
이미 시작되고 있는 현상이고 그 처음 대상이 지금의 MZ 세대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정한 관계 형성 등을 통해 약 664만 중소기업에서도 젊은이들이 능력을 키우고 성공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직 단계 및 취업 초기 단계에서는 특히 경제적 부담이 큰 주거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주거 문제는 사회이동성과 관련하여 가장 필수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줌과 동시에 삶의 질과도 관련이 깊다.
이번 시장 선거에서도 가장 예민한 이슈는 젊은이들의 집 문제였다.
현재 청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주거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정책의 실효성, 체감도는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보다 적극적이고 전면적인 개입을 통해 1인 가구, 대학생, 신혼부부 등을 위한 소형 주택 마련 등 맞춤형 공급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 또 그 외에도 사회적, 문화적 격차를 줄이는 다차원적 정책 방안이 요구된다. X, Y 세대는 부모님들의 헌신적인 희생으로 먹고 자는 문제에서 해방되어 자신의 행복을 챙길 수 있도록 하였는데 현재의 기성세대와 정부는 과연 MZ 세대들에게 그러한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때이다.
상명하복에 익숙한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는 소통과 공정성·투명성을 중시하는 특성을 지녔다. 이들은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소셜 미디어에서 결집하고 있다.
아마 내년 3월에 새로 선출될 대통령은 MZ 세대의 당면 현안과 희망적인 미래에 대하여 구체적 해결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인이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내일이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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