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머스크…스페이스X, 우주선 폭발해도 1조3000억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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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미국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최근 두 달 간 1조3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했다.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화성 이주용 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연달아 폭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 가능성이 돋보인 덕이다. 사람과 화물을 태우고 화성을 오갈 수 있는 우주선으로 화성 식민지를 세우겠다는 머스크의 꿈에 베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비상장 회사인 스페이스X는 미국 증권 당국에 이같은 내용의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신고서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주식 발행을 통해 기관투자자 등으로부터 11억6000만달러(약 1조2939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2월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8억5000만달러(약 9481억원)를 투자받았고, 추가로 3억1000만달러(약 3458억원)를 조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2월 기준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는 740억달러(약 82조5470억원)로 평가됐다.
스페이스X가 달·화성 이주용 우주선으로 개발 중인 스타십의 프로토타입(시제 모델)이 최근 착륙 과정에서 잇따라 폭발하는 사고가 이어졌음에도 투자가 이어졌다. 우주 탐사 시장을 개척하는 성장 가능성을 믿은 결과로 풀이된다.
스타십은 지구인이 거주하는 화성 식민지를 세우겠다는 머스크의 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대형 우주선이다.
구상에 따르면 재사용이 가능한 스타십은 사람과 화물을 태우고 화성을 오갈 수 있다. 여러 물건을 함께 싣는 방식으로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구조다. 120m 크기의 스타십 1대에 승객 100명과 화물 100t가량을 싣고 달과 화성으로 보낸다는 게 머스크의 계획이다.
머스크는 올해 스타십 고고도 시험 발사에 이어 궤도 비행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폭발 사고가 잇따르면서 이 같은 계획에는 차질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
CNBC는 스페이스X의 핵심 사업인 우주 탐사용 로켓 개발과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프로젝트가 "이 회사 주식에 대한 강한 수요"를 형성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스타링크는 저궤도 소형위성 1만2000개를 올려 지구 전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머스크는 2002년 스페이스X를 세웠다. 그동안 개발 지연과 폭발 사고가 잇따랐지만 스페이스X는 지난해 5월 소속 비행사 두 명을 태운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발하며 우주사에 새로운 기록을 써가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