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카카오 제공]
라이언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카카오 제공]
액면분할을 앞두고 지난 사흘간 매매가 정지됐던 카카오의 거래가 15일(오늘) 시작된다. 통상 액면분할 후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사례가 많아 카카오의 주가 향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주식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쪼개는 분할(1주→5주)을 마치고 이날부터 거래를 재개한다.

앞서 카카오는 액면분할을 앞두고 12~14일 사흘간 거래가 정지됐다. 직전 거래일인 9일 신고가인 55만8000원에 거래를 마친 카카오의 1주 가격은 액면분할로 11만1600원으로 바뀐다.

액면분할이 주식 거래를 활성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주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카카오는 지난 2월 25일 액면분할을 공시한 이후 주가가 15% 상승했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와 구글의 협력이 가시화되고 지분 일부를 보유한 두나무가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 등에 힘입어 카카오 주가는 더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지배구조는 유기적으로 변화하며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트코인 거래액 급증으로 두나무의 지분가치(21.3%)가 부각되고 있다"며 "투자가치 현실화에 따른 커머스, 웹툰 등에 대한 재투자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0년 카카오의 비용은 전년 대비 다소 증가했으나 견조한 매출 성장이 이를 모두 상쇄하고 이익 성장을 이끌었다"며 "2021년에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액면분할 후 주가가 다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가격이 낮아져 매수 접근성이 좋아지는 만큼 거래량이 늘어 매도 접근성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 2018년 10월 5대1 액면분할 이후 상당기간 하락세를 탔다.

네이버의 액면분할 이후 한달 동안 일평균 거래대금은 1155억원으로 이전 한달(545억원)의 두배로 급증했다. 반면 주가는 14만1000원(액면가 100원 환산 주가)에서 11만5000원으로 18.1%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3%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네이버의 하락 폭이 훨씬 컸던 셈이다.

대형주 다수가 액면분할 이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이후 액면분할을 한 코스피200 편입 종목 15개 중 삼성전자와 네이버를 포함한 11개 종목의 액면분할 한달 후 주가가 하락했다. 4개 종목만이 상승했다. 15개 종목의 액면분할 한달 이후 수익률은 평균 마이너스 4.3%였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액면분할 후 주가가 소액투자자들 관점에서 투자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되면서 수급 측면에서 주가에 도움이 될 순 있겠으나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과는 별개의 이슈"라며 "액면분할 자체를 모멘텀으로 투자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