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구리 가격이 초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1년간 24% 상승하고 2025년까지는 70% 가량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녹색에너지에 쓰이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그동안의 투자 부진으로 공급은 충분히 늘어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14일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동안 구리 가격 전망치를 t당 평균 1만1000달러로 높였다. 이는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t당 8900달러에 비해 23.5% 높은 수준이다.
이는 녹색에너지 전환을 위한 구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골드만삭스는 "구리는 새로운 석유"라며 "구리 없이 탈탄소화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의 니콜라스 스노든 애널리스트는 "파리기후협약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구리가 해야할 역할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구리는 전기 전도성과 낮은 반응성을 갖고 있어 신재생 에너지를 저장하고 운반하는 데 가장 비용효율적인 소재로 꼽힌다. 또 전선과 배터리, 트랜지스터 및 인버터에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녹색에너지 전환으로 인한 구리 수요가 2030년까지 거의 60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전환이 빨라질 경우 수요는 900%까지 급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노든 애널리스트는 "전통적인 수요까지 감안하면 2020년대는 세계 구리 수요에 있어 가장 강력한 물량 성장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구리 시장은 이런 중요한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환경·사회·지배구조( ESG) 투자 조류와 지난 10년간 부진했던 투자 수익률로 인해 구리 채굴에 대한 투자가 모자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공급과 수요의 격차가 커지면서 공급 우위의 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스노든 애널리스트는 "구리는 녹색에너지 전환에 중요한 자원인 만큼 세계 각국의 전환 노력은 구리 값을 급등시킬 수 있다"면서 ""구리는 새로운 원자재 슈퍼 사이클의 중심에 있으며 녹색 수요는 구리 가격 상승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구릿 값이 2025년까지 t당 1만5000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스노든 애널리스트는 "구리에 대한 녹색에너지 수요는 2020년대에 걸쳐 연평균 2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 말까지 구리에 대한 녹색에너지 수요에서 풍력에너지가 20%, 전기자동차가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태양전지판 및 에너지 저장장치(ESS
)에서도 구리가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