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공공택지 입찰'도 부정?…3개 건설사가 83개 중 30개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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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송언석 의원이 15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미건설과 호반건설, 중흥건설 등 3개 건설사는 계열사 등을 동원해 2019년 7월부터 2021년 3월 말까지 LH가 공급한 총 83개 공공택지 가운데 30개를 낙찰받았다. 전체의 36.1%에 해당하는 공공택지를 3개 건설사가 가져간 셈이다. 이들이 낙찰받은 공공택지의 총면적이 38만평(127만8807㎡)에 이른다. 서울월드컵경기장(7140㎡) 179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공택지 공급은 한 회사당 하나의 필지에 하나의 입찰권만 행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해당 건설사들은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하는 벌떼입찰 방식으로 낙찰 확률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우미건설은 22개 회사를 동원해 총 958회 입찰해, 인천영종·양산사송·부산장안 등 13개 공공택지를 낙찰받았다. 면적으로 보면 16만9509평(56만361㎡)에 달하는 규모다.
호반건설은 13개사를 통해 공공택지 입찰에 741회 참여해, 파주운정3·평택고덕·오산세교·남원주역세권 등 총 13만8558평(45만8043㎡)에 이르는 10개 공공택지를 확보했다.
중흥건설도 새솔건설·시티글로벌·세종이앤지 등 18개사 명의로 총 603회 입찰에 참여, 7만8771평(26만403㎡) 규모의 7개 공공택지를 가져갔다.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한 회사의 과반수가 사실상 한몸인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LH가 2019년 11월 공모한 남원주역세권 A-1블록의 경우 총 22개사가 입찰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11개사가 호반건설 등의 계열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호반산업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티에스리빙주식회사’가 택지를 낙찰받았다.
2019년 9월 공모한 오산세교2지구 A-09블록의 경우 입찰에 참여한 18개사 가운데 66.7%에 해당하는 12곳이 중흥건설 계열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추첨 결과 중흥건설이 최종 낙찰사로 선정됐다.
송 의원은 "지난 2019년 국정감사에서 '벌떼입찰'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특정 건설사들이 자회사 등을 동원해 편법적으로 공공택지를 낙찰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공택지개발 사업을 앞두고 있는만큼 정부는 특정업체들이 택지를 싹쓸이하지 못하도록 입찰 제도들 공정하고 투명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