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후 7번째 봄…자녀 사망신고도 못 한 세월호 유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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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 끝내놓고 떠나보내겠다는 다짐이 이렇게 길어질 줄이야"
"'지겹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안전한 대한민국 위해 계속 투쟁할 것"
"사고 진상규명이 된 다음에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아이를 떠나보내려고 했는데, 그 일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 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안산 단원고 당시 2학년 6반 신호성 군의 엄마 정부자 씨는 참사 7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아직 호성이의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추모사업부장이기도 한 그는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매달 1만 원 안팎의 호성이 의료보험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다.
아이가 사용하던 휴대전화 기기와 번호도 그대로 남겨뒀다.
주민등록등본에도 막내인 호성이의 이름이 맨 아랫줄에 적혀있다.
서류상으론 살아있는 아이나 다름없다. 그는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더니 몇 년 전 호성이의 주민등록증을 만들라는 안내와 입영통지서가 집으로 왔다"며 "애 아빠가 그걸 받아보고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단원고 학생 유족(250가정) 중 절반가량이 정 씨와 비슷한 이유로 자녀를 아직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서류상으로나마 아이가 곁에 있다고 느끼면서도, 내가 매듭짓지 못해 아이가 훨훨 날아가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런데, 도대체 왜 그런 사고를 당해야 했는지 설명해 줄 수 있어야 아이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있을 것 같아요.
" 자식의 사망신고도 하지 않은 채, 지난 7년간 유족들이 외친 건 하나였다.
'성역 없는 조사,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정 씨는 "사고 진상규명이 전혀 안 된 건 아니다"면서도 "세월호 특수단이 수사를 앞두고 가족들과 만나 백서를 쓰는 마음으로 진상규명을 철저하게 하겠다고 말한 것을 믿었는데, 역시나 많은 의혹에 대해서 무혐의 처분했다"고 했다.
2019년 11월 설치돼 1년 2개월간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의혹을 조사한 세월호 특수단은 지난 1월 활동을 마무리하며 관련자 해경 지휘부의 책임방기 등 사실을 확인해 관련자 20명을 재판에 넘겼다.
유족이 제기한 선박자동식별장치(AIS) 항적 자료 조작 등 17개 의혹 중 13개에 대해선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거나 앞으로 활동할 '세월호 특검'의 과제로 남겼다.
그렇다 보니 정부의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족들은 여전히 의문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정 씨는 "그날 사고 해역 인근에서의 해군 훈련 일지라던지, 국정원의 유족 사찰 관련 문서들이 제한적으로 공개된 채 수사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의혹과 불신이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며 "특수단의 수사 결과를 본 부모들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날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기억의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정 씨는 '지겹다.
그만해라'는 날 선 목소리보다 미래 세대를 위한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에 따뜻한 눈길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저도 예전엔 '내 가정만 잘 꾸리면 되겠지'라고 생각했고, 아픈 사연을 접해도 내가 그 사연의 당사자가 아님에 감사하는 정도로 그렇게 살았어요.
그런데 아이를 보내놓고 보니 나 같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소리라도 질러야 이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겠구나 싶더라고요.
누군가는 우리보고 지겹다고 하지만 저희는 계속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은 돌아올 수 없는 별이 됐지만, 대한민국의 아들딸들은 안전하게, 맘 편하게 수학여행 다닐 수 있는 세상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
/연합뉴스
"'지겹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안전한 대한민국 위해 계속 투쟁할 것"
"사고 진상규명이 된 다음에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아이를 떠나보내려고 했는데, 그 일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 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안산 단원고 당시 2학년 6반 신호성 군의 엄마 정부자 씨는 참사 7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아직 호성이의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추모사업부장이기도 한 그는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매달 1만 원 안팎의 호성이 의료보험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다.
아이가 사용하던 휴대전화 기기와 번호도 그대로 남겨뒀다.
주민등록등본에도 막내인 호성이의 이름이 맨 아랫줄에 적혀있다.
서류상으론 살아있는 아이나 다름없다. 그는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더니 몇 년 전 호성이의 주민등록증을 만들라는 안내와 입영통지서가 집으로 왔다"며 "애 아빠가 그걸 받아보고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단원고 학생 유족(250가정) 중 절반가량이 정 씨와 비슷한 이유로 자녀를 아직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서류상으로나마 아이가 곁에 있다고 느끼면서도, 내가 매듭짓지 못해 아이가 훨훨 날아가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런데, 도대체 왜 그런 사고를 당해야 했는지 설명해 줄 수 있어야 아이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있을 것 같아요.
" 자식의 사망신고도 하지 않은 채, 지난 7년간 유족들이 외친 건 하나였다.
'성역 없는 조사,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정 씨는 "사고 진상규명이 전혀 안 된 건 아니다"면서도 "세월호 특수단이 수사를 앞두고 가족들과 만나 백서를 쓰는 마음으로 진상규명을 철저하게 하겠다고 말한 것을 믿었는데, 역시나 많은 의혹에 대해서 무혐의 처분했다"고 했다.
2019년 11월 설치돼 1년 2개월간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의혹을 조사한 세월호 특수단은 지난 1월 활동을 마무리하며 관련자 해경 지휘부의 책임방기 등 사실을 확인해 관련자 20명을 재판에 넘겼다.
유족이 제기한 선박자동식별장치(AIS) 항적 자료 조작 등 17개 의혹 중 13개에 대해선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거나 앞으로 활동할 '세월호 특검'의 과제로 남겼다.
그렇다 보니 정부의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족들은 여전히 의문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정 씨는 "그날 사고 해역 인근에서의 해군 훈련 일지라던지, 국정원의 유족 사찰 관련 문서들이 제한적으로 공개된 채 수사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의혹과 불신이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며 "특수단의 수사 결과를 본 부모들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날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기억의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정 씨는 '지겹다.
그만해라'는 날 선 목소리보다 미래 세대를 위한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에 따뜻한 눈길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저도 예전엔 '내 가정만 잘 꾸리면 되겠지'라고 생각했고, 아픈 사연을 접해도 내가 그 사연의 당사자가 아님에 감사하는 정도로 그렇게 살았어요.
그런데 아이를 보내놓고 보니 나 같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소리라도 질러야 이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겠구나 싶더라고요.
누군가는 우리보고 지겹다고 하지만 저희는 계속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은 돌아올 수 없는 별이 됐지만, 대한민국의 아들딸들은 안전하게, 맘 편하게 수학여행 다닐 수 있는 세상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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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