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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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은행이 해외 점포를 통해 벌어들인 당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도 한해 동안 두 곳 느는데 그쳤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은행의 글로벌 영업이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1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국내은행의 해외진출 경영현황'에 따르면 은행들의 해외점포 순이익은 지난해 말 7억3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말(9억8300만달러) 보다 25.4%(2억5000만달러) 쪼그라들었다.

국가별 순이익은 캄보디아(1억6400만달러) 베트남(1억4900만달러) 홍콩(1억2000만달러) 중국(1억달러) 순이었다. 캄보디아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인도네시아(-63.3%) 영국(-51.7%) 인도(-50.6%) 등에서 순이익 감소폭이 컸다.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도 한해 동안 두 곳 느는데 그쳤다. 2020년말 기준 해외 점포는 총 37개국 197개를 기록했다. 전년말(195개)에서 9곳이 신설됐지만 7곳이 폐쇄됐다.

단 해외 점포의 총 자산은 늘어났다. 이들 해외점포의 총자산은 1650억1000달러였다. 전년 말 보다 23.4% 늘었다. 특히 신남방 국가(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의 자산이 46.1% 늘면서 전체 자산 규모를 끌어올렸다.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및 캄보디아 프라삭 인수 효과가 컸다는 설명이다. 베트남에도 국내 은행 진출이 늘면서 현지 예치금과 대출자산이 증가했다. 이외에 미국(37.1%), 일본(19.2%), 영국(16.3%)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자산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일년새 자산건전성은 악화됐다.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2.14%였다. 전년말(0.63%) 대비 1.51%포인트 올랐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을 넘은 부실채권 비율을 뜻한다. 주로 항공·해운 등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업종에서 고정이하여신이 발생했다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점포의 자산 규모가 크게 증가하는 등 양적 성장을 나타냈다"면서도 "코로나19 민감업종 여신 등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건전성이 악화되고, 이에 따라 대손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