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평 중고차 시장에서 차량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한평 중고차 시장에서 차량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고차 시장이 낙후됐다는 소비자 인식이 여전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중고차 시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7명은 완성차 대기업의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2~5일 전국 20~60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9.9%는 중고차 시장이 혼탁하고 낙후돼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투명하고 선진화된 시장이기에 개선이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8.9%에 그쳤다.

중고차 시장이 혼탁하고 낙후됐다고 평가한 이유로는 54.4%가 ‘허위·미끼 매물’을 꼽았다. 가격산정 불신(47.3%), 주행거리 조작·사고이력 조작·비정품 사용 등에 따른 피해(41.3%), 판매 이후 피해보상 및 A/S에 대한 불안(15.2%)이 뒤를 이었다.

완성차 업체 진출을 제한해 기존 중고차 매매업을 보호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42.9%가 반대(매우 반대 21.9%, 반대 21.0%)했다. 반면 28.5%만 동의(매우 동의 12.2%, 동의 16.3%)했다.

중고차 매매업 보호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62.3%가 ‘소비자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피해발생시 구제받기도 어려워서’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이미 6년간 보호했으며, 기존 중고차 매매업체의 자정 노력을 신뢰할 수 없어서(61.6%)’란 대답이 많았다. 이와 함께 ‘중고차 가격 및 중고차시장 규모 고려시 더 이상 소상공인들만의 영역이라고 볼 수 없어서(29.3%)’, ‘중고차 매매업체가 영세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11.0%)’ 순으로 나타났다.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에는 56.1%가 긍정적이라 응답했고 16.3%는 부정적이라 답했다. 완성차 업체의 진입을 긍정하는 이유로는 56.3%가 ‘혼탁하고 낙후된 중고차시장을 투명하고 선진화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이어 ‘정확한 중고차의 품질, 투명한 거래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가격으로 사고 팔 수 있어서(44.1%)’, ‘더 이상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 노력만으로는 시장 개선이 불가능할 것 같아서(34.5%)’, ‘다양한 상품에 대한 AS보증과 사후관리 등 소비자 선택권 확대 및 국산차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 해소(22.8%)’ 등의 답변이 나왔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인증 중고차판매에 대해서는 68.6%가 긍정적이라 응답했고 8.0%는 부정적으로 봤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인증 중고차판매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는 47.4%가 ‘국산차 소유자도 제 값 받고 중고차를 팔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는 ‘완성차 제조사가 직접 인증·판매한 중고차를 더욱 신뢰할 수 있어서(43.5%)’,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되기 때문(40.5%)’, ‘수입차 브랜드만 인증중고차 사업을 하는 것은 불공평하므로(30.2%)’ 순이었다.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허용 시에 최우선적 해결과제로는 40.3%가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꼽았다. ‘소비자의 권익 제고 등 소비자 후생(22.9%)’, ‘중고차 품질과 가격산정의 기준마련(16.0%)’, ‘중고차 업계와 국내 대기업 간의 상생방안 마련(14.6%)’ 등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출고 5~6년 안팎의 인증 중고차 형태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며 중소벤처기업부에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문제를 조속히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완성차 업계에도 "기존 중고차 업계와 상생 방안을 찾고 오픈 플랫폼을 통해 중고차의 품질, 평가, 가격 산정을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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