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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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뉴욕증시에 상장시킨 인공지능(AI) 운용 상장지수펀드(ETF)가 돋보이는 수익률을 내 월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테슬라의 주가 변동을 정확하게 예측해 주식을 사고 팔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창업해 서울 여의도에 본사를 둔 핀테크 기업 크래프트테크놀로지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지난 14일 크래프트가 운용하는 'Qraft AI-Enhanced Large Cap Momentum ETF'(AMOM)의 포트폴리오를 집중 분석해 보도했다. 이 ETF는 2019년 5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현재까지 85%의 수익을 낸 상품이다. 올 들어선 9%,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79%에 달한다. 이는 최근 1년간 45%의 수익률을 기록한 벤치마크 S&P500 Momentum ETF의 성과를 크게 앞지르는 결과다.

AMOM은 사람이 아닌 AI가 미국 대형주 50개를 추적해 종목을 선택하고 운용하는 액티브 ETF다. AI는 최근 수익률을 바탕으로 투자하는 모멘텀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이 ETF가 최근 월가의 눈길을 끌게 된 것은 테슬라의 가격 변동을 정확하게 예측하면서다. AMOM은 지난해 8월 말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던 테슬라 주식을 전량 매도했는데, 테슬라 주가는 바로 다음달인 9월 14% 하락한데 이어 10월에도 10%가 추가로 떨어졌다. 하락을 정확히 예측하고 매도했을 뿐 아니라 재투자 시점도 '귀신 같이' 맞혔다. AMOM은 작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테슬라 주식을 다시 사들여 ETF 내 비중을 6.7%까지 늘렸다. 이후 테슬라 주식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1월 말 AI는 또 한번 전량 처분을 결정했다. AMOM이 테슬라 주식을 모두 팔고 나온 2월 초 이후 현재까지 테슬라 주가는 약 12% 하락했다. AMOM는 아직까지 테슬라를 담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AMOM이 집중적으로 비중을 늘린 종목은 미국 유통기업인 타깃과 월마트,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서비스나우 등이다. 포트폴리오에서 2.7%를 차지하는 타깃은 4월 들어 3% 가량 올랐고, 올해 상승률은 15%에 달한다. 월마트도 AMOM이 주식을 담은 이후 7% 이상 반등했다. 서비스나우 역시 이달 들어 10% 뛰었다.

크래프트는 이 상품 외에도 총 4개의 AI ETF를 뉴욕증시에 상장시켜 운용하고 있다. 처음엔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를 시작으로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공략하다가 직접 액티브 ETF 상품에 뛰어들었다. 국내 5대 시중은행에도 이 기업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솔루션이 들어가 있다.

창업자는 김형식 대표다. 김 대표는 서울과학고,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경제학으로 석사를 마쳤다. 그는 병역특례로 들어간 회사에서 뉴스 트레이딩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투자업계에 관심을 두게 됐다. 곳곳에서 투자도 이어져 300억원 가량을 유치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