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에게 비거리는 항상 숙제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선수 생활 때 220m 이상은 쭉쭉 나가던 드라이버 샷이 은퇴 후 급격히 줄어 고민입니다. 요새는 꾸준히 평균 200m만 넘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비거리 로프’는 비거리 때문에 고민하던 제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제품 설명에는 꾸준히 연습하면 ‘20m를 늘려준다’고 쓰여 있었고요. “믿거나 말거나” 하며 결제해버렸네요. 포털사이트 최저가로 4만원의 거금을 썼습니다. 박스에 ‘비거리 로프2’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니 이전 모델의 단점을 보완해 나온 제품으로 보입니다.

제품 설명에는 ‘컨트롤 밴드’ 위치에 따라 세 가지 운동 방법이 가능하다고 쓰여 있습니다. 밴드가 그립 아랫부분에 있을 땐 ‘레깅 연습’, 로프 중간에 고정할 땐 스윙 스피드 증가 연습 모드이고요. 로프 상단 끝에 있는 ‘가이드볼’까지 밴드를 올리면 헤드 무게를 느끼는 연습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밴드의 위치에 따라 크게 다른 느낌을 받진 못했습니다. 엄청 민감한 분이 아니라면 밴드의 위치에 따라 느껴지는 차이를 알아챌 수 있는 골퍼가 많지 않다고 봅니다.

제조사의 설명처럼 ‘비거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크게 와 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윙 타이밍을 익히기엔 정말 좋은 연습 기구라고 생각합니다. 백스윙 톱에서 스윙이 조금만 느려져도 고무로 된 가이드볼이 늘어져 등을 ‘찰싹’ 쳤거든요. 또 상체가 빨리 돌아가면 미리 떠난 가이드볼이 어느새 등 부분에 도착해 제 등을 때렸습니다. 궤도가 조금만 틀어져도 절로 ‘악’ 소리가 났습니다.

수건을 이용해 빈스윙 연습을 하는 원리와 비슷해 보입니다. 저도 선수 시절 대회에 출전했을 땐 숙소에서 자기 전에 수건을 쥐고 빈스윙을 꼭 하곤 했는데요.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틀어졌던 스윙 리듬을 바로 잡았고, 수건이 이동하는 궤도를 곁눈질로 보면서 궤도를 원래 위치로 교정하곤 했습니다. 수건과 달리 비거리 로프는 리듬이나 궤도가 조금만 잘못돼도 바로 ‘고통’을 주며 알려주니 마치 ‘호랑이 선생님’ 같기도 합니다. 또 제품이 크지 않고 가벼우니 캐디백에 넣고 다니다가 라운드 전 몸을 풀 때 꺼내 써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남민지 < KLPGA 정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