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소비와 고용, 제조업 지표가 일제히 반등세다. 시장 금리마저 안정세를 보이면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이 최근 언급했던 ‘골디락스 경제’(빠른 성장 속 물가 상승이 더딘 최적의 상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백신이 최고의 부양책"…美, 소비·고용 일제히 반등
미 상무부는 3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9.8% 늘어난 6191억달러에 달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증가폭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충격의 기저 효과 덕에 18.3% 급증했던 작년 5월 이후 최대다.

소매판매 동향은 미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의 핵심 지표로 꼽힌다. 지난달부터 총 4100억달러(1인당 1400달러)의 재난지원금이 풀린데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이 적극적인 경제활동에 나섰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업자 수도 뚝 떨어졌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7만6000건으로, 1주일 전보다 19만3000건 급감했다. 작년 3월 둘째 주(25만6000건) 이후 가장 적다. 미국 언론들은 일부 제조·서비스 업종에선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제조업 지수도 일제히 개선됐다. 뉴욕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4월 기준 26.3으로 기록됐다. 전달(17.4) 대비 8.9포인트 뛰었다. 2017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도 전달 44.5에서 이달 50.2로 치솟았다.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산업생산은 지난달 1.4% 증가세로 전환했다. 컨설팅 회사인 RSM의 조셉 브루수엘라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사무실로 복귀하고 돈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급등락했던 국채 금리는 연 1.6% 안팎에서 안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 29일 나오는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5.5~6.0%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