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우라늄을 농도 60%까지 농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우라늄 농도 90%에 가까워지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AE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이 중부 나탄즈의 핵연료농축시설(PFEP)에서 농도 60% 육불화우라늄(UF6)을 생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UF6는 천연 우라늄으로부터 생산한 고체 상태의 우라늄을 기체로 만든 화합물이다. 핵무기 원료로 사용하는 우라늄-235 원자를 분리하기 위해 원심분리기에 주입하는 물질이다.

로이터통신은 IAEA의 기밀 보고서를 입수해 “이란이 핵연료농축시설에서 UF6를 농도 55.3%까지 농축했다”며 “IAEA가 UF6 농도를 독립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시료를 확보했고, 분석 결과를 적절한 때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해 말 자국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암살당하자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상향한 데 이어 지난 11일 나탄즈 핵시설이 공격받자 농도를 60%로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나탄즈 핵시설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사용이 금지된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보유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움직임에 대해 “우라늄 농축 농도를 올리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라며 우려의 뜻을 밝혔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이 우리 동맹과 비공식적 대화를 지속하기로 동의한 점은 기쁘다”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