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서 창업, 하루 16시간 일해 글로벌 코인 거래 '판'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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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CEO]
'암호화폐 프로듀서'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
비트코인 대중화에 뛰어들다
"투자만 쉬워지면 시장 커질 것"
간편함 앞세워 '美 최대 거래소'로
"경쟁자 없다" 평가받는 플랫폼
나스닥 입성…보유 지분가치 14兆
대외활동 적지만 열정 넘치고 명석
시세조작 등 리스크·보안관리 총력
'암호화폐 프로듀서'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
비트코인 대중화에 뛰어들다
"투자만 쉬워지면 시장 커질 것"
간편함 앞세워 '美 최대 거래소'로
"경쟁자 없다" 평가받는 플랫폼
나스닥 입성…보유 지분가치 14兆
대외활동 적지만 열정 넘치고 명석
시세조작 등 리스크·보안관리 총력
184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콜로마. 한 목수가 아메리칸강에서 우연히 모래에 섞인 금을 발견했다. 강바닥에 묻힌 금은 더 많았다. 소문은 미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서부로 달려가는 ‘골드러시’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진짜 부자가 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실제로 발견된 것 대부분이 금이 아니라 황철광이었기 때문이다.
돈을 번 사람은 따로 있었다. 인력과 물자를 옮겨 나를 철도를 깐 이들이었다.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를 설립한 릴런드 스탠퍼드가 대표적이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창업자 브라이언 암스트롱(사진)은 ‘제2의 스탠퍼드’로 평가받는다. 누구나 언제든지 간편하게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판(거래소)을 깔았기 때문이다. 올해 38세인 그는 지난 14일 나스닥에 코인베이스를 상장시키면서 ‘돈방석’에 앉았다. 코인베이스의 15일 시가총액(635억달러) 기준으로 암스트롱의 지분(20%)가치는 127억달러(약 14조1670억원)에 달한다. “범죄 수단으로 조롱받던 암호화폐를 금융시장 주류 무대에 데뷔시키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뉴욕타임스)며 세계는 그를 주목하고 있다.
결국 2012년 암스트롱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인 프레드 어샘과 코인베이스를 공동 창립하고 비트코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의 목표는 ‘비트코인의 대중화’였다. 지금은 코인베이스 같은 거래소 앱으로 주식 투자하듯 간편하게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암호화폐의 진입 장벽은 상당히 높았다. 비트코인을 거래하려면 프로그램을 내려받은 뒤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각 컴퓨터)를 작동해야 한다. 이 과정이 워낙 복잡해 일반인이 접근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암스트롱은 비트코인 투자가 쉬워지기만 하면 비트코인이 금융시장 주류에 편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암호화폐의 미래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암스트롱은 흔들리지 않고 외길을 걸었다. 오히려 꿈을 키우고 목표 달성에 집중했다. 코인베이스 초기 투자자인 애덤 드레이퍼 부스트VC 설립자는 “처음 암스트롱을 만났을 때 그는 암호화폐 시장이 1조달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며 “그처럼 확신에 찬 목소리로 조 단위의 금액을 거론하며 나를 설득한 창업자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암스트롱의 믿음은 현실이 됐다. 이달 세계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2조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100개국에서 5600만 명이 코인베이스를 통해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다. 덩달아 비트코인 가격은 1년 새 7000달러에서 6만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공동 창업자인 어샘은 암스트롱을 개방적이고 명석한 사상가라고 소개한다. 사안의 본질을 꿰뚫고 발상을 전환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질문을 하는 능력도 갖췄다고 했다. 조용하지만 진지하고, 합리적인 성격이라는 평가다. 어샘은 “사업 초기 우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서 하루 16시간씩 매일 일했다”며 “코인베이스 작업에 몰두하느라 서로 다툰 적도 없다”고 말했다.
여전히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많지만 암스트롱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캐럴 알렉산더 영국 서섹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인베이스와 견줄 만한 경쟁력을 갖춘 거래소가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인베이스는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보안 인프라 구축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거래소 내 규제를 통해 시세 조작과 디도스 공격 등 리스크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돈을 번 사람은 따로 있었다. 인력과 물자를 옮겨 나를 철도를 깐 이들이었다.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를 설립한 릴런드 스탠퍼드가 대표적이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창업자 브라이언 암스트롱(사진)은 ‘제2의 스탠퍼드’로 평가받는다. 누구나 언제든지 간편하게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판(거래소)을 깔았기 때문이다. 올해 38세인 그는 지난 14일 나스닥에 코인베이스를 상장시키면서 ‘돈방석’에 앉았다. 코인베이스의 15일 시가총액(635억달러) 기준으로 암스트롱의 지분(20%)가치는 127억달러(약 14조1670억원)에 달한다. “범죄 수단으로 조롱받던 암호화폐를 금융시장 주류 무대에 데뷔시키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뉴욕타임스)며 세계는 그를 주목하고 있다.
확고한 믿음
암스트롱은 일찌감치 세계 암호화폐 시장이 거대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처음 암호화폐를 접한 것은 27세인 2010년이었다. 미국 라이스대 컴퓨터과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인터넷 학습 스타트업 유니버시티튜터닷컴을 운영 중이던 암스트롱은 암호화폐 비트코인 창시자가 인터넷에 올린 ‘비트코인 백서’를 읽게 됐다. 그는 비트코인 거래를 통해 은행과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세상을 만든다는 개념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한 인터뷰에서 “백서를 읽은 뒤에도 머릿속에 계속 비트코인이 떠올랐다”고 말했다.결국 2012년 암스트롱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인 프레드 어샘과 코인베이스를 공동 창립하고 비트코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의 목표는 ‘비트코인의 대중화’였다. 지금은 코인베이스 같은 거래소 앱으로 주식 투자하듯 간편하게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암호화폐의 진입 장벽은 상당히 높았다. 비트코인을 거래하려면 프로그램을 내려받은 뒤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각 컴퓨터)를 작동해야 한다. 이 과정이 워낙 복잡해 일반인이 접근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암스트롱은 비트코인 투자가 쉬워지기만 하면 비트코인이 금융시장 주류에 편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암호화폐의 미래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암스트롱은 흔들리지 않고 외길을 걸었다. 오히려 꿈을 키우고 목표 달성에 집중했다. 코인베이스 초기 투자자인 애덤 드레이퍼 부스트VC 설립자는 “처음 암스트롱을 만났을 때 그는 암호화폐 시장이 1조달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며 “그처럼 확신에 찬 목소리로 조 단위의 금액을 거론하며 나를 설득한 창업자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암스트롱의 믿음은 현실이 됐다. 이달 세계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2조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100개국에서 5600만 명이 코인베이스를 통해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다. 덩달아 비트코인 가격은 1년 새 7000달러에서 6만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조용하고 명석한 사상가
월스트리트저널은 암스트롱에 대해 “암호화폐 업계 밖에서는 알려진 게 많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라고 전했다. 그는 자신만만한 모습의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창업자도 아니고, 열광적인 암호화폐 전도사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으며 각종 콘퍼런스에도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트위터 계정도 고요한 편이다.공동 창업자인 어샘은 암스트롱을 개방적이고 명석한 사상가라고 소개한다. 사안의 본질을 꿰뚫고 발상을 전환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질문을 하는 능력도 갖췄다고 했다. 조용하지만 진지하고, 합리적인 성격이라는 평가다. 어샘은 “사업 초기 우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서 하루 16시간씩 매일 일했다”며 “코인베이스 작업에 몰두하느라 서로 다툰 적도 없다”고 말했다.
여전히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많지만 암스트롱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캐럴 알렉산더 영국 서섹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인베이스와 견줄 만한 경쟁력을 갖춘 거래소가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인베이스는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보안 인프라 구축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거래소 내 규제를 통해 시세 조작과 디도스 공격 등 리스크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