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수단-예멘 군사 연합이 지난 1월 30일 사우디와 접경지역인 예멘 북부 해안도시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심은 지뢰 5000여개를 제거하고 있다. 사진=AFP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수단-예멘 군사 연합이 지난 1월 30일 사우디와 접경지역인 예멘 북부 해안도시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심은 지뢰 5000여개를 제거하고 있다. 사진=AFP
5년 전 외교관계를 단절했던 사우디아리비아와 이란이 최근 직접 만나 관계개선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는 3명의 외교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사우디와 이란의 정부 대표들이 지난 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예맨 내전과 이란 핵합의 재개에 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와 시아파 종주국 이란은 서로 경쟁·적대 체제를 유지해오다 2014~2015년 무렵 예멘 내전 등으로 외교관계가 사실상 단절됐다.

2014년 9월 예멘에서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는 후티족 반군이 남진해 수도 사나를 공략한 뒤 2015년 3월 사우디는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수니파 9개국과 연합군을 구성해 예멘 정부를 도와 시아파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 예멘 내전이 사우디와 이란 간의 대리전으로 번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5년 여름 미국 등 유엔 안보리 상임 5개국과 독일이 이란과 핵합의(JCPOA)를 타결해 이란이 15년 간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대신 2016년부터 서방 국가의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당시 이스라엘과 사우디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사우디와 이란의 협상은 2016년 이후 양국 간 첫 중요 정치적 논의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를 되살리고 역내 긴장을 완화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