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에 중독됐던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 시내의 모처에 있는 벤치에 앉아있는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했다/사진=EPA
독극물에 중독됐던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 시내의 모처에 있는 벤치에 앉아있는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했다/사진=EPA
교도소에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4)의 건강 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주치의들은 나발니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며칠 내로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혔다.

17일(현지 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나발니의 개인 주치의인 야로슬라프 애시크민은 이날 자신의 SNS을 통해 "우리의 환자(나발니)가 당장이라도 죽을 수 있다"며 "나발니의 치명적인 부정맥 증상이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주치의 아나스타샤 바실리에바는 SNS에 "신장 기능 저하와 함께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나아가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아르미슈는 "나발니가 죽어가고 있다"며 "지금 상태를 고려하면 며칠 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애시크민을 비롯해 바실리에바 등 주치의 4명은 교도소 측에 나발니를 직접 만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항공편으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려졌다. 이후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지난 2월 러시아로 돌아갔으나 귀국 직후 당국에 곧바로 체포됐다. 러시아 법원은 최근 나발니에게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