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 참패 후 흔들리는 與에 일침 가한 이재명
"기존 정책서 이익 얻던 이들의 저항은 당연"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는 실용적 민생개혁의 실천이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같이 적었다. 이 같은 이 지사의 발언은 4·7 보궐선거 참패 이후 흔들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완평 이원익 선생'을 언급하며 "결국 정치는 더 나은 세상을 실천적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믿는다"며 "그래서 정치에선 작든 크든 민생에 도움 되는 실질적 개혁을 실천하고 있는지 일상적이고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서 마주하는 각종 저항을 의식한 듯 "더 나은 질서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정치이고, 정치는 정책으로 구현되는 것이라면, 기존 정책에서 이익을 얻던 이들의 변화에 대한 반발과 저항은 당연한 일"이라며 "설득과 타협을 하되 국민이 원하고 해야 될 옳은 일을 관철하라고 부여한 권한을 적절히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자신이 경기도정을 이어가며 선보였던 △보호종료아동 지원 정책 △아파트 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사업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급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 등을 언급하며 '민생 중심' 정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이 지사 페이스북 전문.
<정치는 실용적 민생개혁의 실천이어야 합니다>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경기 광명시 소하동에는 완평 이원익 선생 말년의 거처인 관감당이 있습니다. 이 관감당은, 청백리였던 이원익 선생이 다섯 차례나 영의정을 지내고도 퇴직 후 비가 새는 두 칸 띠 집에 사는 것을 알게 된 인조가 '모든 관료가 보고(觀) 느끼도록(感) 하라'는 뜻으로 지어준 것입니다.
이원익 선생은 광해군 1년에 경기선혜법(경기도 대동법)을 시행함으로써 조선 시대 최고의 개혁인 대동법의 초석을 놓았습니다. 선생은 "백성이 오직 국가의 근본"이고 "그 밖의 일들은 전부 군더더기일 뿐"이라며, 민생 문제의 해결을 정치의 첫 번째 임무로 강조하였습니다. 그런 그가 있었기에 대동법은, 기득권층의 강력한 반대와 인조 대의 삼도 대동법(충청, 전라, 강원) 실패에도 불구하고 숙종 대에 이르러 전국에서 꽃을 피웁니다.
결국 정치는 더 나은 세상을 실천적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정치에선 작든 크든 민생에 도움 되는 실질적 개혁을 실천하고 있는지 일상적이고 깊은 성찰이 필요합니다.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게, 민생개혁 목소리의 크기만큼 실제 국민의 삶이 개선되었는지에 대해 국민들이 의문을 제기하며 책임을 묻는 지점도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질서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정치이고, 정치는 정책으로 구현되는 것이라면, 기존 정책에서 이익을 얻던 이들의 변화에 대한 반발과 저항은 당연한 일입니다. 설득과 타협을 하되 국민이 원하고 해야 될 옳은 일을 관철하라고 부여한 권한을 적절히 행사해야 합니다.
더 효율적인 개혁일수록 저항은 그만큼 큰 법이고, 반발이 적은 작은 개혁도 많이 모이면 개벽에도 이를 수 있습니다.
거창한 것은 시간과 노력, 기득권을 넘기 어려워 포기하고, 작은 것은 시시해서 시도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변화는 할 수 있는 작은 것에서 시작됩니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했던 선현들의 대를 이은 노력이 100년에 걸쳐 대동법을 완성했듯이, 티끌만한 성과를 부지런히 이뤄내면 그것이 쌓이고 쌓여 태산 같은 변화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그분들께 감히 비할 수 없겠습니다만, 마음만큼은 늘 따라가고자 하루하루를 다잡습니다.
경기도 사업 중에 사소해 보이지만 유독 전국최초가 많은 것은 온갖 영역에서 작을지라도 조금이나마 민생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최대한 찾아내기 때문입니다.
아동복지시설 등에서 보호받다 18세가 되어 시설을 떠나야 하는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돕기 위한 주거,자립지원금 증액, 사회적기업 고용 기간 연장이나, 산재보험사각지대에 처한 플랫폼 노동자들의 산재보험료 지원 사업도 작은 것부터라도 바꿔보자는 노력의 일부입니다.
아파트 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사업,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급,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 같은 여러 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권한과 역할이 제한적이고 비록 세상을 바꾸기엔 턱없이 부족한 작은 시도일지라도 당사자들에게는 절실한 민생 문제입니다.
일을 추진하다 보면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처럼 높고 두꺼운 기득권의 벽을 만나기도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기득권에 굴복하면 변화는 요원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작은 변화를 꾸준히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하겠습니다. '민생을 해결하는' 정치의 효용성에 대한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면, 벽이 아무리 높다 해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낮은 자세로 주권자를 두려워하며,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작든 크든 '실용적 민생개혁 실천'에 끊임없이 매진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