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관아 건물 '무주 한풍루'도 보물 지정 예고
조선 석조미술의 정수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 보물 된다
조선 석조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이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경기도 유형문화재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과 전북 유형문화재 '무주 한풍루' 등 2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20일 밝혔다.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은 조선 전기 왕실에서 발원해 건립한 진신사리탑(석가모니 몸에서 나온 사리를 모신 탑)으로 규모가 장대하고,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사리탑의 형식과 불교미술의 도상 및 장식 문양 등 왕실 불교미술의 여러 요소가 담겨 있다.

이 탑은 사적인 회암사지에 대한 발굴조사와 탑의 입지, 기록 등에 관한 연구를 통해 석가모니의 진신사리가 봉안됐던 불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조선 석조미술의 정수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 보물 된다
사리탑은 팔각을 기본으로 구축된 다층의 기단부와 원구형 탑신, 상륜부로 구성돼 있다.

팔각형 지대석(지면을 단단하게 다진 후 놓는 돌) 윗면에 기단을 2층으로 구축하고, 다른 승탑에 비해 기단석은 높게, 갑석(뚜껑처럼 올려놓는 납작한 돌)은 두텁게 다듬어 현존하는 사리탑 중 가장 높은 기단을 갖췄다.

또한, 기단의 각 면에 다양한 장엄(장식)이 새겨져 있는데 용과 기린, 풀과 꽃무늬, 덩굴무늬, 팔부신중(불법을 지키는 8종의 신)이 하층 기단부터 상층 갑석에까지 꾸며져 있다.

탑신부는 또 하나의 원구형 탑신을 갖춘 승탑을 올려놓은 형상이다.

지대석을 포함해 전체 4단으로 구축된 기단 윗면에 다시 낮은 팔각형 기단을 만들고, 그 위에 원구형 탑신과 옥개석, 보륜(탑 상부의 원형 부재)으로 이뤄진 상륜부를 구축했다.

조선 석조미술의 정수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 보물 된다
문화재청은 "전체적인 양식과 조영 기법, 세부 문양이 조선 전기 왕릉을 비롯한 왕실 관련 석조물과 비슷하며, 사리탑의 규모, 치석(돌 다듬는 일) 상태 등을 볼 때 당대 최고의 석공이 설계·시공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문화재는 조선 전기 석조미술의 정수이자 대표작으로 역사, 학술, 조형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조선 석조미술의 정수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 보물 된다
아울러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된 조선 시대 관아 건물인 전북 무주의 한풍루는 선조 때 문신 백호 임제(1549∼1587)가 호남의 삼한(三寒)인 무주 한풍루(寒風樓), 남원 광한루(廣寒樓), 전주 한벽루(寒碧樓)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은 문화재다.

현판은 한석봉이 썼다고 전해지며, 수많은 묵객이 글과 그림으로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당시 시대상과 문화상을 알 수 있는 건물이다.

문화재청은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으나, 15세기에 문신 성임과 유순 등이 한풍루를 보고 쓴 시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여러 기록을 통해 조선 초기부터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임진왜란 때 전소된 이후 다시 건립됐다"고 설명했다.

조선 석조미술의 정수 '양주 회암사지 사리탑' 보물 된다
무주 한풍루는 정면 3칸, 옆면 2칸의 중층 누각 팔작지붕 건물이다.

이익공(二翼工, 지붕 하중을 받치기 위해 만든 구조물의 일종) 양식 등의 특성을 보여 조선 후기 관아 누정 격식에 맞춰 건축된 것을 알 수 있다.

아울러 누하층에 평주(바깥쪽 기둥) 설치, 누하주와 누상주(마루 밑과 위에 세우는 기둥)의 비례와 흘림 수법, 추녀에 강다리(추녀의 처짐을 막기 위해 꽂는 단단한 나무) 설치 등에서 구조적 안정감과 미적 가치를 보여준다.

문화재청은 16~17세기 중수 당시 기둥과 창방(기둥과 도리 사이 도리 밑 긴 부재) 등 주요 나무 부재가 확인돼 진정성 있는 복원이 이뤄졌고,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중층 관영 누각으로 17세기 특성이 잘 나타난다는 점에서 역사·건축·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예고기간 30일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