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통합 PB 헤이루(HEYROO)가 대형마트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 라면과 탄산수를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사진=BGF리테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통합 PB 헤이루(HEYROO)가 대형마트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 라면과 탄산수를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사진=BGF리테일
최저가 전쟁이 한창인 유통업계에서 근거리 채널인 편의점 업계가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식품 장보기 수요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 채소 할인전에 나선 데 이어 초저가 자체브랜드(PB) 제품으로 가격 경쟁에 나섰다.

CU, 380원짜리 라면·990원짜리 즉석밥 '승부수'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통합 PB 헤이루(HEYROO)가 대형마트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 라면과 탄산수를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사진=BGF리테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통합 PB 헤이루(HEYROO)가 대형마트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 라면과 탄산수를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사진=BGF리테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통합 PB 헤이루(HEYROO)가 대형마트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 라면과 탄산수를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출시되는 '헤이루 라면득템'은 5봉지가 포장된 번들 상품으로 가격은 1900원이다. 한 봉지당 가격은 380원으로 편의점 업계 최저가다. 또한 기존 편의점 봉지라면 평균가격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라고 BGF리테일은 설명했다. CU가 판매하는 상품 중 츄파춥스(250원)와 트윅스 미니 초콜릿(300원)에 이어 세번째로 낮은 가격이라고 강조했다.

CU 관계자는 "맛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로 라면을 만든 삼양식품에 생산을 맡겼다"며 "레시피 개발에 BGF리테일 상품 기획자가 직접 참여해 수차례 수정을 거친 후 대중적인 맛의 쇠고기 국물 라면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탄산수 제품인 '헤이루 스파클링'의 경우 한병(500mL)에 1000원으로 100mL 당 가격이 일반 제조사 상품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일반 제조사 상품은 물론 편의점 업계에서 내놓은 자체 브랜드 탄산수 중에서도 최저가라고 전했다.

이같이 가격 경쟁력을 높인 상품이 출시된 배경은 편의점 업계의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 선두주자 CU와 GS25의 점포수(지난해 말 기준)는 각각 1만4923개, 1만4688개에 달한다. 각사가 꾸준히 매장 확충에 나서면서 지난해 편의점 3사(CU, GS25, 세븐일레븐) 매출은 백화점 3사(롯데, 신세계, 현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근거리 채널인 편의점에서 생활필수품과 신선식품 소비 수요가 늘어난 점이 규모의 경제 실현에 힘을 더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최근 근거리 쇼핑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대신 편의점으로 향하면서 생필품 및 식재료 상품들의 매입 규모가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며 중간 유통 비용, 광고비 등의 가격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고 마진율도 낮춘 PB 상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파격적인 가격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뜨거운 것으로 전해졌다. CU가 지난 2월 출시한 ‘헤이루 우리쌀밥(6개 5940원)’은 개당 가격이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일반적인 껌 한통 가격(1000원)에도 못 미쳐 ‘껌보다 싼 즉석밥’으로 입소문을 탔다. 그 결과, 최근 일주일(4월13~19일) 매출이 출시 직후 일주일 대비 220.9% 급증했다.

앞서 편의점들은 각자 특색 있는 PB 브랜드를 선보이며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는 '펀슈머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이후 규모의 경제를 갖춰 가격 경쟁까지 전면전에 나선 모습이다.

불붙은 유통업계 최저가 대전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박서준을 모델로 기용하고 다음달 31일까지 신규 고객 확대 캠페인을 진행한다. 사진=컬리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박서준을 모델로 기용하고 다음달 31일까지 신규 고객 확대 캠페인을 진행한다. 사진=컬리
유통업계의 최저가 전쟁은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앞서 대형마트 업계에선 반(反) 쿠팡 연합의 한축인 이마트가 '최저가 보상제' 카드를 뽑아들었다. 이마트가 14년 만에 되살린 최저가격 보상제에 롯데마트도 맞대응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지난 15일부터 이마트가 운영 중인 500개 생활필수품 대상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와 관련해 해당 상품 가격을 자사 매장에서도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추가 적립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선 채소 할인 행사를 이어간다. GS25는 오는 30일까지 친환경 채소 6종과 모둠 쌈 제품에 대해 1+1 행사를 실시, 전국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한다. 세븐일레븐 역시 같은날까지 한 끼 채소류 3종과 절단 대파 대상 1+1 행사를 연다. 해당 행사를 이용하면 마트보다 40~5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자상거래(e커머스)업계에선 쿠팡이 무료배송으로 공세를 이어가고 있고, 장보기 앱(운영프로그램) 마켓컬리 역시 가격 경쟁에 뛰어들었다. 마켓컬리는 채소, 과일, 정육 등 60여 종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로 판매하는 'EDLP(에브리 데이 로우 프라이스)' 정책을 시행하고 나섰다. 마켓컬리는 해당 정책을 적용한 '컬리 장바구니 필수템' 전용관에서 신선식품과 쌀, 김, 라면 등 온라인몰 최저가로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뿐 아니라 대형마트, 편의점이 모두 할인 대전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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