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일간 방콕포스트는 20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 쁘라윳 총리가 자신을 대신해 돈 쁘라뭇위나이 외교장관을 아세안 정상회의에 보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쁘라윳 총리가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태국 외교부는 오는 24일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미얀마 군사정권 최고 책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참석한다고 17일 발표한 바 있다.
쁘라윳 총리 불참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와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밀접한 관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무자비한 유혈 진압의 배후인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쿠데타 이후 처음 국제무대 등장인 만큼, 유혈 사태에 비판적이었던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정상들이 쓴소리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쁘라윳 총리가 국제사회 분위기와 다르게 미얀마 편을 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자신에게 호의를 보여 온 흘라잉 최고사령관 면전에서 쓴소리하기도 쉽지 않아 아예 불참을 결정한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쿠데타를 일으킨 뒤부터 두 사람이 함께 주목받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쁘라윳 총리는 지난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2월1일 쿠데타를 일으킨 뒤 며칠 만에 쁘라윳 총리에게 친서를 보내고 이해를 구했다.
현재까지 흘라잉 최고사령관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해외 정상은 쁘라윳 총리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쁘라윳 총리는 당시 이 내용을 공개하며 "양국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태국 정부가 반군에 보급로가 막힌 국경 인근 미얀마군에 쌀 700포대 지원을 지시했다거나, 미얀마군 공습으로 태국 국경을 넘어 온 카렌족 난민을 다시 돌려보냈다는 보도가 있따라 나왔다.
물론 태국 정부는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양 국 쿠데타 출신 지도자 간 긴밀한 관계에서 비롯된 의혹 제기라는 시각이 많다.
일부 동남아 전문가는 '쿠데타 이후 군부에 유리한 선거제도 구축을 통한 재집권'이라는 쁘라윳총리의 선례를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따르려 한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