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례 언제 오나" 화이자 백신 수급 불안에 애닳는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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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한 달째 일정도 안 잡혀" '거북이 접종'에 불안감 커져
농촌은 하루 200명도 빠듯…정부, 2차 비축분 줄여 속도내기로
전북 임실군 관촌면에 사는 김모(84) 할머니는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동의했지만, 한 달이 다 되도록 대기 상태다.
접종 일정 등에 대해 면사무소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조짐을 보인다는 뉴스를 접하고 면사무소에 문의했지만 "아직 접종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좀 더 기다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백신이라도 빨리 맞아야 감염 걱정을 덜 텐데,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진다"며 "내 차례가 언제 올지 몰라 불안하다"고 애를 태웠다.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김 할머니처럼 불안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일선 시·군청 등 행정기관에도 접종 일정을 확인하는 전화가 자주 걸려온다.
2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보건교사, 돌봄종사자, 취약·교정시설 종사자 등에게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차질 없이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75세 이상 노인 등이 맞을 화이자 백신 수급이 불안해 접종 집행이 더디다.
충북의 2분기 접종률은 19일 오후 4시까지 20.1%에 머물렀다.
접종 대상자 15만128명 중 3만145명만 백신을 맞았다.
특히 75세 이상 노인은 12만4천174명 중 이날까지 접종받은 인원이 1만9천941명(16.1%)에 그친다. 전북 역시 2분기 접종률은 31%이고, 75세 이상 접종률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7%에 머문다.
경남에서도 접종에 동의한 75세 이상 노인 19만618명 중 4만1천741명(21.9%)이 주사 맞는 선에서 더디게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강원지역 75세 이상 접종률 역시 17.4%로 좀처럼 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시군마다 설치된 접종센터에서는 하루 최대 600명까지 화이자 백신접종이 가능하다.
그러나 접종 대상자가 많은 도시지역 센터의 경우 하루 400∼500명, 농촌지역은 하루 200명을 채우기 어려울 만큼 접종 속도가 나지 않는다.
당장 겉으로 보이는 화이자 백신 공급량이 적지는 않다.
충북의 경우 지난 13일 1만8천720회분이 왔다.
주말과 휴일을 빼면 접종센터(6곳) 1곳당 하루 600명씩 접종해도 되는 양이다.
그러나 화이자 백신은 1차와 2차 접종 간격이 3주로 짧아 2차 접종분을 미리 비축해야 한다.
지난 13일 배정받은 백신으로 절반인 9천360명 접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충북도 관계자는 "화이자 백신이 달려 매주 수급 상황을 보면서 탄력적으로 접종 인원을 조정하고 있다"며 "중앙에서 시·군별 배분량을 직접 컨트롤하기 때문에 도가 개입할 여지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도착분부터는 80%를 1차 접종에 쓰도록 정부 방침이 변경돼 하루 접종량이 지금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농촌에서는 백신을 맞기 위해 원거리 접종센터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이 또한 접종의 장애요인이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중에는 교통문제 등으로 접종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시군이 전세버스를 대절해 교통편의를 제공한다.
그러나 단체 이동이다 보니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경북 포항에 사는 한 80대 노인은 "센터까지 관광버스로 데려다준대서 차에 올랐는데 자리가 다 찰 때까지 무작정 대기해 출발도 하기 전 진이 다 빠졌다"고 불평했다.
(이재현 임채두 전창해 한지은 기자)
/연합뉴스
농촌은 하루 200명도 빠듯…정부, 2차 비축분 줄여 속도내기로
전북 임실군 관촌면에 사는 김모(84) 할머니는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동의했지만, 한 달이 다 되도록 대기 상태다.
접종 일정 등에 대해 면사무소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조짐을 보인다는 뉴스를 접하고 면사무소에 문의했지만 "아직 접종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으니 좀 더 기다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백신이라도 빨리 맞아야 감염 걱정을 덜 텐데,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진다"며 "내 차례가 언제 올지 몰라 불안하다"고 애를 태웠다.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김 할머니처럼 불안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일선 시·군청 등 행정기관에도 접종 일정을 확인하는 전화가 자주 걸려온다.
2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보건교사, 돌봄종사자, 취약·교정시설 종사자 등에게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차질 없이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75세 이상 노인 등이 맞을 화이자 백신 수급이 불안해 접종 집행이 더디다.
충북의 2분기 접종률은 19일 오후 4시까지 20.1%에 머물렀다.
접종 대상자 15만128명 중 3만145명만 백신을 맞았다.
특히 75세 이상 노인은 12만4천174명 중 이날까지 접종받은 인원이 1만9천941명(16.1%)에 그친다. 전북 역시 2분기 접종률은 31%이고, 75세 이상 접종률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7%에 머문다.
경남에서도 접종에 동의한 75세 이상 노인 19만618명 중 4만1천741명(21.9%)이 주사 맞는 선에서 더디게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강원지역 75세 이상 접종률 역시 17.4%로 좀처럼 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시군마다 설치된 접종센터에서는 하루 최대 600명까지 화이자 백신접종이 가능하다.
그러나 접종 대상자가 많은 도시지역 센터의 경우 하루 400∼500명, 농촌지역은 하루 200명을 채우기 어려울 만큼 접종 속도가 나지 않는다.
당장 겉으로 보이는 화이자 백신 공급량이 적지는 않다.
충북의 경우 지난 13일 1만8천720회분이 왔다.
주말과 휴일을 빼면 접종센터(6곳) 1곳당 하루 600명씩 접종해도 되는 양이다.
그러나 화이자 백신은 1차와 2차 접종 간격이 3주로 짧아 2차 접종분을 미리 비축해야 한다.
지난 13일 배정받은 백신으로 절반인 9천360명 접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충북도 관계자는 "화이자 백신이 달려 매주 수급 상황을 보면서 탄력적으로 접종 인원을 조정하고 있다"며 "중앙에서 시·군별 배분량을 직접 컨트롤하기 때문에 도가 개입할 여지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도착분부터는 80%를 1차 접종에 쓰도록 정부 방침이 변경돼 하루 접종량이 지금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농촌에서는 백신을 맞기 위해 원거리 접종센터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이 또한 접종의 장애요인이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중에는 교통문제 등으로 접종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시군이 전세버스를 대절해 교통편의를 제공한다.
그러나 단체 이동이다 보니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경북 포항에 사는 한 80대 노인은 "센터까지 관광버스로 데려다준대서 차에 올랐는데 자리가 다 찰 때까지 무작정 대기해 출발도 하기 전 진이 다 빠졌다"고 불평했다.
(이재현 임채두 전창해 한지은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