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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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가가 21일 증시에서 1조4000억원 넘는 규모로 매물을 쏟아냈다. 순매도 규모는 두 달 만에 최대폭이다. 한국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가자 원화 가치가 떨어졌고 그만큼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원30전 오른 달러당 1118원60전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4원70전 오른 달러당 1117원에 출발한 이후 상승폭을 키웠다. 전날 4원90전 내린 1112원30전에 마감한 환율은 이날에는 전날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이날 환율이 치솟은 것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자 원화와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 선호도가 약화된 결과다. 미국과 유럽 등이 백신 보급 영향으로 확산세가 수그러드는 반면 인도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국은 확진자수가 큰폭으로 늘었다. 지난 20일 인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29만4290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9일(1만1800명)에 비해 18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점을 경고했다. 이 여파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56.33포인트(0.75%) 하락한 3만3821.3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28.50포인트(0.92%) 떨어진 1만3786.27로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움츠러 들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만 1조432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미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외국인 이탈 조짐이 나타난 지난 2월 26일(2조8299억원) 후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다. 외국인이 이탈하면서 환율도 출렁이고 있다.

하지만 환율이 오름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지난 16일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 요건을 충족한 베트남, 스위스, 대만 등에 환율관찰국으로 지위를 부여했다. 동맹을 존중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온건한 환율정책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빠르게 회복되는 한국 실물경제와 오름세를 보이는 중국 위안화 등을 고려하면 원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