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장벽 넘은 셀리버리,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나선다
셀리버리는 고분자 물질을 세포에 삽입하는 원천기술로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21일 밝혔다. 전임상을 마치는 대로 미국 유럽 한국에서 임상에 나설 계획이다.

파킨슨병은 환자가 세계 200만 명이 넘는 뇌질환으로 완치가 가능한 약이 없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인 도파민이 부족해 생긴다.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인 레보도파는 위장에서 흡수된 뒤 도파민으로 변환돼 뇌에서 부족한 도파민을 채워준다. 투약 기간이 길어지면 내성이 생겨 약효가 떨어진다. 다른 약물도 치료제로 나와 있지만 증상 완화에 그치는 데다 이상운동증 어지러움 환각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근본적인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뇌혈관은 외부 물질이 뇌신경세포로 침투할 수 없도록 촘촘하게 구성된 뇌혈관장벽(BBB)으로 둘러싸여 있다. 일반적으로 재조합 단백질과 같은 고분자 물질의 100%, 저분자 물질의 97%가 BBB를 투과하지 못한다. 저분자 물질 일부가 BBB를 통과할 수 있지만 뇌신경세포가 아닌 다른 부위에도 영향을 미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수술 없이 뇌신경에 약물을 넣을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셀리버리는 고분자 물질이 세포에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TSDT 플랫폼 기술을 재조합 단백질에 접목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 iCP-파킨은 BBB를 투과해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동물시험 결과도 있다. 셀리버리는 이 약물이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알파시뉴클레인 단백질 응집체를 91% 제거하고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100% 복구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파킨슨병에 걸린 시험 동물의 운동능력이 90% 이상 회복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현재 전임상을 위한 시료 생산, 효능 평가, 독성 시험을 동시에 하고 있다. 임상용 시료 생산은 미국 위탁생산(CMO) 기관인 케이비아이가 하고 있다. 캐나다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아투카가 효능 평가를, 미국 CRO기업인 코방스가 독성 평가를 담당한다.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사진)는“임상 2상 후 치료목적사용승인(EAP) 신청도 추진해 상용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