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지난 8일 판정…유족 "2심 재판에 영향 줄 것"
"최숙현 선수 업무상질병으로 사망"…스포츠계 첫 판정 사례
지난해 6월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숨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고 최숙현 씨가 업무상질병에 따른 사망이란 판정이 나왔다.

스포츠계에서 이 같은 판정이 나온 것은 첫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법무법인 수호와 최씨 유족 등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 대구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지난 8일 최 선수 사망과 관련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해 통지했다.

해당하는 업무상 질병은 적응장애다.

적응장애는 우울증이나 불안증처럼 스트레스나 충격적 사건으로 정서나 행동 면에서 부적응 반응을 나타내는 상태를 가리킨다.

최 선수는 2017년과 2019년 경주시청 소속으로 활동하다가 2020년 부산시체육회로 팀을 옮겼다.

그는 경주시청 소속일 때 지도자와 선배 선수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고 2019년 4월부터 5월까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선수와 가족은 2월부터 6월까지 경주시청, 검찰, 경찰,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국가위원회 등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했다.

결국 최 선수는 지난해 6월 26일 숨졌고, 이후 사건이 알려지면서 전 국민 공분을 샀다.

경찰 수사 결과 김규봉 전 감독, 전 주장 장윤정 선수, 김도환 선수, 운동처방사 안주현씨는 최 선수를 폭행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감독 등은 1심에서 징역 4∼8년형, 김 선수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유족 측은 이번 판정이 2심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 선수 아버지 최영희씨는 "1심은 상해치상죄만 인정했고 상해치사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아직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식이었는데 이 판정서를 근거 자료로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