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째 후보추천위 회의 소집 못해…4월 넘길 듯
뜸 들이는 검찰총장 인선…'이성윤 변수'에 난항
재보궐 선거 이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됐던 차기 검찰총장 인선 작업이 한 달이 넘게 지연되면서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 안팎에선 여당의 재보궐 선거 참패와 유력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돼온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의 변수가 인선을 늦추고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1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인선 구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현상이 있다"고 언급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는 해석을 낳았다.

박 장관은 "총장후보추천위 일정을 잡고 있는 중"이라고도 했으나 추천위 회의 소집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법무부는 지난달 15일부터 22일까지 국민에게 검찰총장 후보를 천거 받은 이후 30일째 추천위 회의 소집을 하지 않고 있다.

추천위 제도가 도입된 2011년 이래 역대 검찰총장 후보 추천 과정을 살펴보면 천거가 끝난 시점부터 빠르면 9일, 늦어도 24일 이내 추천위 회의를 거쳐 3∼4명의 총장 후보 압축이 이뤄졌다.

추천위 운영 규정에 따르면 추천위원장은 회의 개최 사흘 전까지 회의 일시와 장소, 안건 등을 알리게 돼 있는데, 이날까지도 회의 일정과 안건 공지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 늦으면 5월이 되어서야 추천위 회의가 열릴 전망이 나온다.
뜸 들이는 검찰총장 인선…'이성윤 변수'에 난항
특히 이 지검장의 수사는 정부의 고민을 키워 검찰총장 인선을 지연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 지검장은 지난 17일 수원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9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 지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재직 시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를 중단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반면 이 지검장은 사실무근이라며 해당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남은 검찰개혁 과제를 추진하고 정권 말 정국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1년 넘게 서울중앙지검을 이끌며 호흡을 맞춰온 이 지검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재보선 패배로 드러난 불리해진 여론과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 상황으로 이 지검장을 낙점하는 데 따르는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검사)은 현재 이 지검장의 기소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도 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후보 압축 전에 이 지검장을 기소하면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