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E "유연탄·전력구매 세계 첫 '제로' 도전…Green2030 성공할 것"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홍사승 쌍용C&E 회장
50년 넘게 시멘트 업계 지킨 '산증인'
시멘트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어
폐열 발전에 풍력·태양광 사업 추진
환경부 SOS에 의성쓰레기산 해결
올 7년 연속 두자릿수 이익률 전망
脫석탄 5년 내 조기 달성도 가능
50년 넘게 시멘트 업계 지킨 '산증인'
시멘트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어
폐열 발전에 풍력·태양광 사업 추진
환경부 SOS에 의성쓰레기산 해결
올 7년 연속 두자릿수 이익률 전망
脫석탄 5년 내 조기 달성도 가능
“세계에서 ‘탈(脫)석탄’ ‘100% 전력 자립’에 성공한 첫 시멘트회사가 될 것입니다.”
국내 최대 시멘트업체 쌍용C&E를 이끌고 있는 홍사승 회장(사진)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친환경 경영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럽 일부 시멘트공장에서 탈석탄을 실현한 사례는 있지만 쌍용C&E와 같이 7기의 소성로(시멘트 제조 핵심 설비)를 가동하는 대형 시멘트회사가 기업 차원에서 완전한 탈석탄을 선언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쌍용C&E는 지난 2월 시멘트 제조 시 주 연료인 유연탄 사용량을 2030년까지 ‘제로(0)’로 만들겠다며 업계 최초로 탈석탄 경영을 선언했다. 시멘트회사에 머물지 않고 종합환경기업으로 변신하겠다며 창립 59년 만에 사명(옛 쌍용양회)도 변경했다. 1967년 쌍용양회 경리로 입사한 뒤 50여 년간 시멘트업계에 몸담으며 한국 시멘트 역사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그로선 일생일대의 변화와 도전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친환경 발전을 통해 100% 자체 전력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강원 동해공장에 운영 중인 폐열발전을 영월 공장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홍 회장은 “채광 종료 예정인 광산 부지에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할 것”이라며 “친환경 발전을 통해 한국전력 등 외부의 전력을 쓰지 않고 100% 자체 공급하는 세계 첫 시멘트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홍 회장과의 일문일답.
▷2030년까지 완전한 탈석탄이 가능할까요.
“국내 시멘트업계는 초창기 석유류를 제조 연료로 활용하다가 오일쇼크 이후 유연탄으로 바꿨습니다. 석유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들어진 폐플라스틱은 열원으로서 유연탄보다 더 우수합니다. 쌍용C&E는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으로 유연탄을 대체하면서 연간 150만t가량 사용하던 유연탄을 지난해 100만t 규모로 감축했습니다. 최근 2년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연간 70만t가량의 폐합성수지를 재활용할 수 있는 설비도 구축했습니다. 현 추세라면 2025년까지 탈석탄을 조기 달성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폐기물을 시멘트 생산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일부 환경단체가 우려하고 있는데요.
“환경단체의 주장은 기우에 불과합니다. 소성로 내부 온도는 화산 폭발 시 배출되는 마그마 온도의 두 배 수준인 최고 2000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유해물질 배출 없이 완전 연소됩니다. 선진국의 시멘트공장은 자원 재활용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폐플라스틱 등으로 유연탄을 대체하는 비율이 68%지만 한국은 3분의 1(23%) 수준에 불과합니다. 탈석탄 경영이 ‘쓰레기 대란’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겁니다.”
▷경북 의성군의 ‘쓰레기산’을 해결하는 데 쌍용C&E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성에서 일어난 대규모 불법폐기물 방치 사건이 외신(CNN)에도 보도되면서 환경부가 먼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아무래도 쌍용C&E가 시멘트업계에선 폐플라스틱 재활용 능력이 가장 컸기 때문이겠죠. 시멘트업계 전체 처리 물량의 90% 이상을 쌍용이 담당했습니다. 비용을 받고 처리했지만 오랜 기간 방치된 탓에 중간 처리 비용이 많이 들어 이윤은 거의 없었습니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접근했죠.”
▷업계 최초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선언하면서 ‘그린2030’이라는 비전도 선포했습니다.
“이제 시멘트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기에 나온 경영전략이죠. 2030년까지 탈석탄과 에너지 자립을 완료하면서 종합환경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포부입니다. 자원순환사업에 사업장 폐기물 매립지 조성과 폐열·태양광·풍력발전 설비 구축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전체 사업에서 환경사업이 차지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중을 현재 12%에서 2025년 50%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영월에 사업장 폐기물 매립지 조성을 추진한다고 들었습니다.
“폐광산 활용 방안에 대해 지역주민협의회와 논의 과정에서 별도의 환경 훼손 없이 진행 가능한 친환경 매립장 사업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습니다. 국내 매립지가 포화상태에 달해 시장 수요가 큰 것도 사업의 배경입니다. 주민 안전을 위해 국내 최초로 4중 차수시설을 갖추고, 침출수 무방류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사업비는 1700억원가량입니다.”
▷시멘트 재고가 부족해 건설업계가 비상입니다. 언제쯤 해결될까요.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따른 작업 여건 변화로 시멘트업계가 동절기에 시행하는 대보수 작업 기간이 늘어나면서 예년에 비해 설비 가동 시간이 감소한 영향이 큽니다. 물류 측면에서도 광운대역 출하기지 폐쇄,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시행 등으로 시멘트 수송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쌍용C&E는 생산 설비를 최대한 가동하면서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려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시멘트시장이 장기적으로는 수요 대비 공급이 많은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올해와 내년까지는 일시적 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 불안정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실적은 어떨 것으로 예상 합니까.
“쌍용C&E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도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 17%를 기록할 것입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7년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죠.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6% 증가한 1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8% 오른 27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국내 최대 시멘트업체 쌍용C&E를 이끌고 있는 홍사승 회장(사진)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친환경 경영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럽 일부 시멘트공장에서 탈석탄을 실현한 사례는 있지만 쌍용C&E와 같이 7기의 소성로(시멘트 제조 핵심 설비)를 가동하는 대형 시멘트회사가 기업 차원에서 완전한 탈석탄을 선언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쌍용C&E는 지난 2월 시멘트 제조 시 주 연료인 유연탄 사용량을 2030년까지 ‘제로(0)’로 만들겠다며 업계 최초로 탈석탄 경영을 선언했다. 시멘트회사에 머물지 않고 종합환경기업으로 변신하겠다며 창립 59년 만에 사명(옛 쌍용양회)도 변경했다. 1967년 쌍용양회 경리로 입사한 뒤 50여 년간 시멘트업계에 몸담으며 한국 시멘트 역사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그로선 일생일대의 변화와 도전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친환경 발전을 통해 100% 자체 전력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강원 동해공장에 운영 중인 폐열발전을 영월 공장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홍 회장은 “채광 종료 예정인 광산 부지에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할 것”이라며 “친환경 발전을 통해 한국전력 등 외부의 전력을 쓰지 않고 100% 자체 공급하는 세계 첫 시멘트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홍 회장과의 일문일답.
▷2030년까지 완전한 탈석탄이 가능할까요.
“국내 시멘트업계는 초창기 석유류를 제조 연료로 활용하다가 오일쇼크 이후 유연탄으로 바꿨습니다. 석유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들어진 폐플라스틱은 열원으로서 유연탄보다 더 우수합니다. 쌍용C&E는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으로 유연탄을 대체하면서 연간 150만t가량 사용하던 유연탄을 지난해 100만t 규모로 감축했습니다. 최근 2년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연간 70만t가량의 폐합성수지를 재활용할 수 있는 설비도 구축했습니다. 현 추세라면 2025년까지 탈석탄을 조기 달성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폐기물을 시멘트 생산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일부 환경단체가 우려하고 있는데요.
“환경단체의 주장은 기우에 불과합니다. 소성로 내부 온도는 화산 폭발 시 배출되는 마그마 온도의 두 배 수준인 최고 2000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유해물질 배출 없이 완전 연소됩니다. 선진국의 시멘트공장은 자원 재활용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폐플라스틱 등으로 유연탄을 대체하는 비율이 68%지만 한국은 3분의 1(23%) 수준에 불과합니다. 탈석탄 경영이 ‘쓰레기 대란’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겁니다.”
▷경북 의성군의 ‘쓰레기산’을 해결하는 데 쌍용C&E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성에서 일어난 대규모 불법폐기물 방치 사건이 외신(CNN)에도 보도되면서 환경부가 먼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아무래도 쌍용C&E가 시멘트업계에선 폐플라스틱 재활용 능력이 가장 컸기 때문이겠죠. 시멘트업계 전체 처리 물량의 90% 이상을 쌍용이 담당했습니다. 비용을 받고 처리했지만 오랜 기간 방치된 탓에 중간 처리 비용이 많이 들어 이윤은 거의 없었습니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접근했죠.”
▷업계 최초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선언하면서 ‘그린2030’이라는 비전도 선포했습니다.
“이제 시멘트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기에 나온 경영전략이죠. 2030년까지 탈석탄과 에너지 자립을 완료하면서 종합환경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포부입니다. 자원순환사업에 사업장 폐기물 매립지 조성과 폐열·태양광·풍력발전 설비 구축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전체 사업에서 환경사업이 차지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중을 현재 12%에서 2025년 50%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영월에 사업장 폐기물 매립지 조성을 추진한다고 들었습니다.
“폐광산 활용 방안에 대해 지역주민협의회와 논의 과정에서 별도의 환경 훼손 없이 진행 가능한 친환경 매립장 사업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습니다. 국내 매립지가 포화상태에 달해 시장 수요가 큰 것도 사업의 배경입니다. 주민 안전을 위해 국내 최초로 4중 차수시설을 갖추고, 침출수 무방류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사업비는 1700억원가량입니다.”
▷시멘트 재고가 부족해 건설업계가 비상입니다. 언제쯤 해결될까요.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따른 작업 여건 변화로 시멘트업계가 동절기에 시행하는 대보수 작업 기간이 늘어나면서 예년에 비해 설비 가동 시간이 감소한 영향이 큽니다. 물류 측면에서도 광운대역 출하기지 폐쇄,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시행 등으로 시멘트 수송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쌍용C&E는 생산 설비를 최대한 가동하면서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려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시멘트시장이 장기적으로는 수요 대비 공급이 많은 상태를 유지하겠지만 올해와 내년까지는 일시적 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 불안정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실적은 어떨 것으로 예상 합니까.
“쌍용C&E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도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 17%를 기록할 것입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7년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죠.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6% 증가한 1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8% 오른 27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