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먹거리 찾던 이통3사, 로봇 점찍었다…"5G와 찰떡궁합"[분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LTE론 불가능"
로봇 시장 특성상 5G 기반 '초연결' 필수
로봇 시장 특성상 5G 기반 '초연결' 필수
성장성이 정체 국면으로 접어든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가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점찍었다. 로봇산업 특성상 '초연결'이 필수여서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 접목 분야를 찾던 통신사들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5G 생태계 구축에 전문성을 지닌 통신사들이 로봇 산업을 리드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병원 현장에 투입된 SK텔레콤의 비대면 케어 서비스 로봇 브랜드 '키미'(Keemi)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사람 얼굴을 식별해 내원객 체온을 측정하고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검사한다. 내원객 밀집도를 분석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안내하고 자외선(UV) 방역 기능을 갖춰 병원 내 이용 공간에 대한 소독도 담당한다.
KT는 광화문 사옥 근무 임직원 대상으로 'AI 로봇 우편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편 지원센터 직원이 우편물을 로봇에 싣고 수령 대상 직원이 근무하는 사무실을 입력하면 로봇이 자율주행으로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이 서비스는 KT가 AI 로봇을 활용한 실내 물류배송 첫 시도로, KT는 향후 공공기관이나 일반 사무실 등으로 이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5G 자율주행로봇을 통해 전주시 대기환경을 실시간 관리한다. AI를 탑재해 전주시 일대를 자율주행하는 환경관리로봇은 1km가량 코스를 다니면서 실시간으로 대기정보를 수집하고 무인순찰 중 획득한 환경정보를 5G를 통해 광주 모바일에지컴퓨팅센터(MEC)에 전달한다.
이처럼 통신3사는 호텔, 물류, 방역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로봇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다.
로봇에 5G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앞서 CDMA(2세대), WCDMA(3세대), LTE(4세대)가 휴대폰과 연결하는 통신망에 불과했던 반면 5G는 휴대폰 영역을 넘어 모든 전자기기를 연결하는 기술이라는 포인트 때문이다. 로봇 구동에 필수적인 '초연결'이 5G에서만 가능하단 설명이다.
그동안 산업 현장에서 LTE로는 로봇 생태계 구축을 엄두도 못냈다. 앞서 자동화를 구축한 공장들은 대부분 유선과 LTE를 혼합해 사용했지만 기계들이 직접 이동을 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녔다. 5G망이 구축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최대 수십 Mbps급 데이터 전송 속도와 1ms(0.001초)대 저지연 성능이 구현되면서 로봇을 활용한 다양한 활용도가 급부상했다.
위치 정확도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LTE는 50m 이내에 그쳤으나 5G망은 10cm 이내로 가능해 훨씬 정교해졌다. 모니터링 퀄리티도 끌어올려 공장의 불량률 개선은 물론 인간이 가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부분의 개선점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로봇은 통신사 기업 간 거래(B2B) 비즈니스의 정수로 꼽힌다. 통신업계는 5G 관련 B2B 시장 규모가 향후 5년 내 25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5G시장에서 B2B가 차지하는 비중도 72.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G 전체 시장 규모가 3조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성장성은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시장 규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RPA는 사람이 하던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업무를 로봇을 적용해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일상적 잡무를 로봇이 대신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HIS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RPA 시장은 2017년 4억4300만 달러(한화 5122억)에서 올해 12억2400만 달러(한화 1조415억원)로 약 3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도 2019년 펴낸 보고서 'RPA시장 점유율·트렌드 분석'을 통해 글로벌 RPA시장이 2025년까지 39억7000만달러(한화 4조6719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정보통신 관련 연구원은 "로봇을 거의 모든 회사들이 어떤 형태로든 도입할 텐데 통신망을 거치지 않고서는 운용을 할 수가 없다"며 "인터넷 개통, 핸드폰 가입자수 늘리기 식의 1차원적 출혈 경쟁은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기업들 대상으로 한 로봇 생태계 구축과 개인용 로봇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은 아주 복합적이고 기계들이 워낙 많이 연결돼 있다보니 프로그램 간 충돌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공간을 뛰어넘는 '초연결성'이 핵심인데 5G밖에 구현이 안 된다"면서 "로봇 시장 진출은 기업의 실적을 넘어 생존과 직결된 필사의 몸부림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요금제 인하 압박이 상당하다"며 "통신사들은 더이상 기존 사업만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다. 새로운 수익을 내기 위해서라도 B2B를 중심으로 한 로봇 분야로 수익 모델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병원부터 대기환경 관리까지…로봇 영역 확대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용인세브란스병원과 손잡고 통신망과 실시간 위치 추적시스템(RTLS)을 활용한 5G 복합방역로봇 솔루션을 상용화했다.병원 현장에 투입된 SK텔레콤의 비대면 케어 서비스 로봇 브랜드 '키미'(Keemi)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사람 얼굴을 식별해 내원객 체온을 측정하고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검사한다. 내원객 밀집도를 분석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안내하고 자외선(UV) 방역 기능을 갖춰 병원 내 이용 공간에 대한 소독도 담당한다.
KT는 광화문 사옥 근무 임직원 대상으로 'AI 로봇 우편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편 지원센터 직원이 우편물을 로봇에 싣고 수령 대상 직원이 근무하는 사무실을 입력하면 로봇이 자율주행으로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이 서비스는 KT가 AI 로봇을 활용한 실내 물류배송 첫 시도로, KT는 향후 공공기관이나 일반 사무실 등으로 이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5G 자율주행로봇을 통해 전주시 대기환경을 실시간 관리한다. AI를 탑재해 전주시 일대를 자율주행하는 환경관리로봇은 1km가량 코스를 다니면서 실시간으로 대기정보를 수집하고 무인순찰 중 획득한 환경정보를 5G를 통해 광주 모바일에지컴퓨팅센터(MEC)에 전달한다.
이처럼 통신3사는 호텔, 물류, 방역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로봇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다.
"LTE로는 로봇 사업 엄두도 못내…5G가 필수"
로봇에 필수 환경으로 꼽히는 5G의 정식 명칭은 'IMT-2020'.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정의한 5세대 통신규약이다. ITU가 정의한 5G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20Gbps, 최저 다운로드 속도가 100Mbps인 이동통신 기술이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등의 특징이 있으며 이를 토대로 가상·증강현실(VR·AR),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구현할 수 있다.로봇에 5G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앞서 CDMA(2세대), WCDMA(3세대), LTE(4세대)가 휴대폰과 연결하는 통신망에 불과했던 반면 5G는 휴대폰 영역을 넘어 모든 전자기기를 연결하는 기술이라는 포인트 때문이다. 로봇 구동에 필수적인 '초연결'이 5G에서만 가능하단 설명이다.
그동안 산업 현장에서 LTE로는 로봇 생태계 구축을 엄두도 못냈다. 앞서 자동화를 구축한 공장들은 대부분 유선과 LTE를 혼합해 사용했지만 기계들이 직접 이동을 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녔다. 5G망이 구축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최대 수십 Mbps급 데이터 전송 속도와 1ms(0.001초)대 저지연 성능이 구현되면서 로봇을 활용한 다양한 활용도가 급부상했다.
위치 정확도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LTE는 50m 이내에 그쳤으나 5G망은 10cm 이내로 가능해 훨씬 정교해졌다. 모니터링 퀄리티도 끌어올려 공장의 불량률 개선은 물론 인간이 가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부분의 개선점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로봇은 통신사 기업 간 거래(B2B) 비즈니스의 정수로 꼽힌다. 통신업계는 5G 관련 B2B 시장 규모가 향후 5년 내 25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5G시장에서 B2B가 차지하는 비중도 72.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G 전체 시장 규모가 3조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성장성은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시장 규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RPA는 사람이 하던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업무를 로봇을 적용해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일상적 잡무를 로봇이 대신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HIS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RPA 시장은 2017년 4억4300만 달러(한화 5122억)에서 올해 12억2400만 달러(한화 1조415억원)로 약 3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도 2019년 펴낸 보고서 'RPA시장 점유율·트렌드 분석'을 통해 글로벌 RPA시장이 2025년까지 39억7000만달러(한화 4조6719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망 거치지 않고서는 로봇 운용 불가능"
업계에서는 B2B로 산업현장에서 먼저 쓰인 로봇이 아파트 단지 관리, 학생들의 학교 등하교 보조 지원 등 개인용 로봇 시대가 도래해 B2C 생활공간으로 밀접하게 파고들 경우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인용 PC 보급, 스마트폰 보급에 이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의 '제3의 물결'이 로봇이 될 거란 얘기다.한 정보통신 관련 연구원은 "로봇을 거의 모든 회사들이 어떤 형태로든 도입할 텐데 통신망을 거치지 않고서는 운용을 할 수가 없다"며 "인터넷 개통, 핸드폰 가입자수 늘리기 식의 1차원적 출혈 경쟁은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기업들 대상으로 한 로봇 생태계 구축과 개인용 로봇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은 아주 복합적이고 기계들이 워낙 많이 연결돼 있다보니 프로그램 간 충돌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공간을 뛰어넘는 '초연결성'이 핵심인데 5G밖에 구현이 안 된다"면서 "로봇 시장 진출은 기업의 실적을 넘어 생존과 직결된 필사의 몸부림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요금제 인하 압박이 상당하다"며 "통신사들은 더이상 기존 사업만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다. 새로운 수익을 내기 위해서라도 B2B를 중심으로 한 로봇 분야로 수익 모델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