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030년까지 온실가스 50% 감축"…'배출 1위' 中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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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정상회의서 '공격적 감축' 선언 예고
오바마 정부 목표의 2배 수준
다른 나라 동참 이끌어내고
'탄소제로' 글로벌 리더십 재건
시진핑과 화상 통해 첫 대면
영국 "2035년 78% 줄이겠다"
한국도 감축 목표 상향 불가피
오바마 정부 목표의 2배 수준
다른 나라 동참 이끌어내고
'탄소제로' 글로벌 리더십 재건
시진핑과 화상 통해 첫 대면
영국 "2035년 78% 줄이겠다"
한국도 감축 목표 상향 불가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이 22~23일(현지시간) 열리는 기후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 이상 줄이겠다고 약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5년 제시한 ‘2025년까지 26~28% 감축’에 비해 거의 두 배 수준의 공격적인 목표다. 기후 분야에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재건하는 동시에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을 압박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파리협약에 재가입하고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자동차 확대 등 기후변화 대처를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기후정상회의를 소집하고 공격적 감축 목표를 꺼내기로 한 배경이다.
올 11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미국의 리더십을 과시하면서 다른 나라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측면도 있다.
영국은 이날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78% 줄이겠다는 새 목표치를 발표했다. 캐나다도 전날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2005년 수준 대비 36%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종전 목표치는 30% 감축이었다. 지난 16일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일본도 이번 기후정상회의에서 새로운 감축 목표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기후정상회의에서 화상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 정면충돌하면서도 기후변화 분야에선 협력 의지를 밝혀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공격적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앞세워 중국의 동참을 압박하고, 시 주석이 감축 목표 상향에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 기후 분야에서도 미·중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기후변화 관련 화상 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은 전 인류의 공동 사업인 만큼 무역장벽의 구실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206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도 기존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24.4%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하라는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변화 특사인 존 케리 전 미 국무장관은 지난 14~17일 중국 방문에 이어 17~18일 방한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만났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처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 비용과 일자리 감소 우려도 여전하다. 미국에선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너무 높게 잡으면 산업계가 감당하기 어렵고, 화석연료산업에서 줄어드는 일자리를 친환경산업 일자리가 곧바로 메우기 힘들다는 점 등이 문제로 꼽힌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오바마 때보다 두 배 감축
워싱턴포스트와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40개국이 화상으로 참석하는 기후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감축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때 ‘2050년 탄소 중립’을 공약했다. 이를 위한 중간 목표가 ‘2030년까지 50% 감축’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며 기후변화 자체를 부정했다. 이 분야 국제협약인 파리기후변화협약에도 미국의 석유·가스산업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 등을 들어 탈퇴했다. 그 결과 미국은 기후변화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았다.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파리협약에 재가입하고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자동차 확대 등 기후변화 대처를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기후정상회의를 소집하고 공격적 감축 목표를 꺼내기로 한 배경이다.
올 11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미국의 리더십을 과시하면서 다른 나라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측면도 있다.
영국은 이날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78% 줄이겠다는 새 목표치를 발표했다. 캐나다도 전날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2005년 수준 대비 36%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종전 목표치는 30% 감축이었다. 지난 16일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일본도 이번 기후정상회의에서 새로운 감축 목표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온실가스 배출, 중국이 미국의 두 배
미국과 동맹국의 감축 목표 상향은 중국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7.2%로 1위다. 2위인 미국(14.6%)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기후정상회의에서 화상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 정면충돌하면서도 기후변화 분야에선 협력 의지를 밝혀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공격적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앞세워 중국의 동참을 압박하고, 시 주석이 감축 목표 상향에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 기후 분야에서도 미·중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기후변화 관련 화상 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은 전 인류의 공동 사업인 만큼 무역장벽의 구실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206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도 기존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24.4%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하라는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변화 특사인 존 케리 전 미 국무장관은 지난 14~17일 중국 방문에 이어 17~18일 방한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만났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처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 비용과 일자리 감소 우려도 여전하다. 미국에선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너무 높게 잡으면 산업계가 감당하기 어렵고, 화석연료산업에서 줄어드는 일자리를 친환경산업 일자리가 곧바로 메우기 힘들다는 점 등이 문제로 꼽힌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